이차전지 공급망 살피니…'韓, 中에 밀린 이유 있었네'
한국, 이차전지 원료·소재부품 수입 의존도 ↑
중국은 적극적인 정책으로 전기차 배터리 시장 1위
"해외자원개발 등 정부 정책 지원 필수"
[아시아경제 김평화 기자] 친환경 미래 산업으로 이차전지가 주목받는 가운데 국내 이차전지 산업의 공급망 경쟁력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핵심 원료 광물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중국 등 주요국의 육성 경쟁이 치열해졌다. 이차전지 업계의 해외 자원 개발 생태계 조성 등 정책 지원 확대가 시급하다는 평가다.
15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김유정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광물자원전략연구센터장에게 의뢰한 ‘한국과 중국의 이차전지 공급망 진단 및 정책 제언’ 보고서를 기반으로 이처럼 밝혔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 1위 中…이차전지 원료·소재부품서 힘줬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기준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점유율에서 세계 2위를 기록하는 등 이차전지 완제품의 제조 경쟁력이 우수하다. 다만 양극재와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 등 4대 이차전지 소재 부품에선 세계시장 점유율이 낮은 데다 해외 의존도가 높다.
특히 이차전지 원료 공급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한다. 국내 리튬, 코발트, 니켈 생산은 전무하며 정·제련한 가공품 형태로 중국 등에서 수입하는 상황이다. 중국 의존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어 국내 이차전지와 전기차 산업이 중국의 정책 변화나 물류 여건 등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원료에서 소재 부품으로 이어지는 공급망이 조성돼 있지 않아 원료 규제와 시장 가격 변동성 등 외부 변화에도 취약하다.
배터리 재활용 분야도 고민거리다. 환경부에 따르면 2025년부터 전기차 폐배터리가 크게 늘 예정이지만 국내에선 아직 폐배터리 재활용 제도나 구체적인 폐기 지침 등이 미흡한 상황이다. 전기차 배터리의 전 생애주기 이력을 공공 데이터 베이스로 관리하는 자동차 관리법 등의 법률을 정비하고 있지만 체계 구축까지는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반면 중국은 4대 소재 부품 분야에서 세계 1위 생산국이다. 이차전지 소재 부품에 사용되는 수산화리튬, 황산코발트 등 생산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인다. 원료 접근성과 조달 경쟁력이 높다. 정책 지원을 바탕으로 해외 자원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결과다. CATL과 BYD 등 개별 기업 차원의 공격적인 투자도 이어지면서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1위 사업자를 유지하고 있다.
폐배터리 재활용 분야에서도 강점을 보인다. 중국은 2016년부터 폐배터리 재활용 활성화에 나서면서 올해 상반기 기준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기업만 약 4만개사를 두고 있다. 2017년부터는 이차전지 생산과 회수, 재활용 전반의 정보를 관리하는 국가 플랫폼도 운영하며 적극적인 정책을 펼치는 중이다.
"이차전지 공급망 경쟁력 강화 위해 정보 플랫폼 구축 필요"
국내 배터리 업계는 안정적인 원료 광물 확보를 위해 해외 자원 개발 사업 투자를 시도하고 있지만 경험과 노하우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기업에 기술 및 법률, 재무적 자문 조직을 확충하면서 해외 자원 개발 기금 운용이나 자원 개발 연계 정부개발원조(ODA) 등의 국내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보고서는 국내 이차전지 공급망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정부가 정보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고 짚었다. BMW와 BASF 등 11개 기업 컨소시엄으로 플랫폼 시스템 설계·개발에 착수한 독일의 '배터리 패스(Battery Pass)' 프로젝트나 일본의 '배터리 공급망 디지털 플랫폼' 등 해외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생태계 구축을 위한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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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이차전지는 제2의 반도체로 불리는 미래 산업이지만 자원의 무기화, 특정 국가에 대한 과도한 공급망 의존으로 우리 기업의 어려움이 많다”며 “우리나라는 공급망 전반의 경쟁력이 중국과 비교해 떨어지고 특히 원료 확보와 폐배터리 재활용 부문이 취약한 만큼 해외 자원 개발과 재활용 산업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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