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연구원, '레고랜드 이슈의 본질은 무엇인가?' 포럼 개최
전문가, "강원도민 시각 필요한 시점‥그 시각에서 상황 진단해야"
與, "최문순 전 도정 잘못, 김진태 지사에 덮어씌워"

강원연구원과 여당 국회의원들은 14일 오후 국회에서 '레고랜드 이슈의 본질은 무엇인가?'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강원연구원]

강원연구원과 여당 국회의원들은 14일 오후 국회에서 '레고랜드 이슈의 본질은 무엇인가?'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강원연구원]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라영철 기자] 강원연구원이 레고랜드 기반시설 조성을 맡은 강원중도개발공사(GJC)에 대한 강원도의 회생 신청 계획을 둘러싼 논란과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전문가 포럼을 열었다.


강원연구원은 "『레고랜드 이슈의 본질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GJC 회생 신청 계획 발표 전후의 채권시장 경색 국면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안정화 대책, 강원도의 채무변제 계획 발표 등 일련의 시장 흐름에 대해 알기 쉽게 전하고자 기획했다"고 15일 밝혔다.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채무불이행을 선언한 적 없다"고 재차 강조했고 여당 의원들도 "최문순 전 도정의 잘못을 김 지사에게 덮어씌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 주제 발표

- 레고랜드 유치의 명과 암


김병헌 한국관광진흥학회 회장(전 한국관광대 교수)은 "지방자치단체는 레고랜드와 같은 지역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성과에 급급해 경제적 타당성 문제보다 정치적인 입장 강화 수단으로 확인 점검해야 하는 문제를 간과하고 임기 내 졸속으로 추진할 유혹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방정부(지자체)나 국가 공공기관의 채무보증과 같은 문제는 바로 국가 자체의 신인도 문제와 연결된다"며, "지자체장이 성과 위주의 판단을 내리게 되면 지자체와 지역민은 물론, 국가에 큰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레고랜드와 같은 테마파크와 관광개발을 위한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이해관계자 간 적절한 조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관광수요 예측을 위한 관광개발 수요와 공급·시장성 분석을 포함해 개발 주체, 투자재원조달, 재무적 타당성 분석, 금융과 투자 유치 등을 망라한 관광개발 계획 수립과 추진 절차는 다뤄야 할 중요한 과제라는 것이다.


김 회장은 레고랜드의 연 관광객 200만 명, 5900억 원 생산유발효과, 연간 지방세수 44억 원 기대는 국내 테마파크 양대사인 서울 롯데월드(58만㎥. 내장객 596만 명. 2018년), 용인 에버랜드(149만㎥. 내장객 585만 명. 2018년)와 비교할 때 과다한 추정이라고 했다.


- 채권시장 경색, 레고랜드 회생 신청 때문인가


오정근 한국 금융 ICT 융합학회장(전 고려대 교수)은 최근 채권시장 경색과 GJC에 대한 회생 신청 계획과 관련해 "9월 28일 강원도의 GJC에 대한 2050억 원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회생 신청으로 촉발한 것으로 보도되지만, 금융시장 금리는 회생 신청 발표 후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이지만, 한국은행 금리 인상 후 시장금리는 상승(채권가격은 하락)하는 움직임"이라고 전했다.


이어 "정부의 50조 원 규모의 채권시장 안정화 조치는 채권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GJC 회생 신청이 채권시장 자금경색을 심화시키는 하나의 계기는 되었을 수 있으나, 근본적인 원인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이런 근거로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지난 10월 12일 빅스텝 인상(0.5%포인트 인상)되고, 미국 연준의 연방 기금리 추가 인상 전망에 따라 채권가격 추가 하락과 채권 수요 감소 전망을 꼽았다.


오 회장은 "레고랜드 발 금융시장 경색이라기보다는 고물가·고금리·고환율에 따른 채권가격 하락과 채권 수요 감소 전망으로 금융시장 경색 현상 배경과 원인을 제대로 분석하고 대처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 종합 토론


- 경제의 정치화로 인한 잘못된 책임론


김인영 한림대학교 정치행정학과 교수·부총장은 "지금의 금융시장 경색 원인으로 현 강원도지사를 넘어 윤석열 정부에까지 책임을 묻는 것은 정치공세로 볼 수밖에 없다"며, "윤석열 정부와 집권 여당에 대한 정치공세의 일환으로 현 강원도지사를 '금융위기의 원인'으로 몰고 있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 역시, '고물가·고금리·고환율에 따른 금융비용 부담 급증과 금리 추가 인상 전망으로 채권가격 하락에 따른 채권 수요 감소'가 주된 원인으로 분석했다.


그는 "다만, 김진태 지사가 전개될 채권시장 상황을 예측하지 못했고, 또 금융감독원에 자문하지 않는 등 급하게 밀어붙여 사태를 키웠다고 비판할 수 있지만, 그러한 비판은 결과론일 뿐"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보증채무 이행 약속을 지속해서 언급했음에도 그 말을 무시하고 채권시장 자금경색을 넘어 금융위기의 주범으로, 더 나아가 IMF급 금융위기 원인 제공자가 될 수 있다고 몰아가는 것은 (이재명) 야당 당 대표 수사로 촉발한 정치 위기에서 국민의 시선을 돌리기 위한 정치공세용 희생양 찾기 '마녀사냥'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고 이재명 대표를 직격했다.


김 교수는 "많은 언급이 강원도와 강원도민의 시각이 아니라, GJC나 멀린사의 시각에서 강원도지사와 도청을 비난하고 있기 때문에 강원도민의 시각이 필요한 시점이고 그 시각에서 현 상황을 진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레고랜드 관련 채권시장 자금경색에 대한 김진태 강원지사 책임론은 사태의 본질을 벗어난 잘못된 책임론"이라며, "무리한 지급보증이라는 원인 제공자는 제쳐두고 불 끄러 온 소방수를 비난하는 책임론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사태의 핵심은 '채무가 아닌 불이행'이라는 일각의 비판은 본말전도(本末顚倒)의 사태 진단"이라며, "'불이행'이 일어난 적이 없는데 '이행하지 않았다'고 문제 삼는 것은 '허수아비 만들어 비난하기'라는 논리적 오류"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경제문제는 경제 논리로 풀어야 함에도 정치적 공방의 대상이 되는 '경제의 정치화'는 국가적으로도, 강원도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고, 레고랜드에 대한 신뢰 증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 지역에서 바라보는 레고랜드 이슈


유승각 강원연구원 연구위원은 "11년의 세월 동안 관광시장은 급변했고, 국내 인구구조 또한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러나 레고랜드 수요는 최초 제시된 200만 명이 그대로 유지됐다. 출산율 감소, 가족구성 형태의 변화 등이 가속하는 환경에서도 200만 명 수요가 그대로 유지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수요가 줄어들고 비용이 증가하게 되면 경제성은 악화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강원도가 도민 세금으로 2050억 원의 보증채무를 떠안으면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했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유 연구위원은 "사업환경이 악화하면서 멀린사 역할에 변동이 생겨 변경계약도 불공정하게 진행된 것으로 파악됐다"며, "경제성을 우선시하는 민간사업자라면 과연 '사업을 계속할 수 있었을까'라는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사업의 주도권이 멀린사로 넘어가면서 레고랜드 MDA는 멀린사에 매우 유리하게 체결됐음에도 MDA의 정확한 내용이 비밀로 유지됐음을 지적한 것이다.


유 연구위원은 중도 개발사업 정상화 방안으로 "GJC의 역량이 부족하면 신규 사업자를 유치해야 할 것이며, 회생 신청을 통한 개발 전문기업의 M&A를 추진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도민의 세금을 아낄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종전의 계획을 다시 한번 살펴보고, 변화하는 관광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계획이 필요하다. 이를 효율적으로 추진할 능력 있는 시행사 확보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레고랜드 이슈의 진실: 실화범(失火犯)이 소방수 탓해서야


조동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김진태 강원지사의 GJC에 대한 '회생 신청' 계획을 '보증채무 변제거부'로 악의적으로 해석되고 있다"며, 김 지사에 대해 '수사 운운'한 이재명 대표를 비판했다.


이재명 대표는 14일 "'김진태 사태'로 대한민국 채권금융시장에 대혼란을 가져온 것에 대해 김진태 지사와 정부는 확실하게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조 명예교수는 "이 대표의 김진태 지사에 대한 수사 운운은 자신을 향한 '검찰의 칼끝과 국민적 의혹의 시선'을 밖으로 돌리기 위한 행위로 비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 대표는 성남시장 재직 당시, 모라토리엄(채무이행 유예)을 선언한 바 있다. 전임자 이대엽 전 성남시장이 수천억 원대 채무를 남겼다는 이유에서다.


조 명예교수는 "'국가는 화수분인가?', '레고랜드, '타당성 조사' 했는가?', '모든 것을 국가가 보증을 서야 하는가?', '강원도민이 봉인가'라는 질문이 나온다"면서 "최문순 지사 시절, GJC에 대한 관리가 적법하게 이뤄지지 않았고, GJC의 도덕적 해이가 견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진태 지사는 "전임 도정에서 단 한 푼도 갚지 못하고 물러갔고, 제가 어떻게 해서든 갚으려고 노력 중에 이런 일이 생겼다"면서 "다시 말씀드려, 저는 회생할 계획을 발표했는데 시장에서 회생과 디폴트를 구분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AD

김 지사는 "금융시장이 어렵게 안정을 찾아가는 가운데 정치권에서 자꾸 위기를 부추기는 것은 좋지 않다"며, "채권 시장은 심리라고 하는 데 자꾸 불안을 부추겨 소위 자기실현적 위기를 맞아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원=라영철 기자 ktvko258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