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신저 "미·중 회담, 가교 만들기 노력 시작…2년 전보다 낙관적"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부 장관(화면)이 15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블룸버그통신 신경제포럼에 화상으로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사진출처=블룸버그 홈페이지 캡쳐)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세기의 외교관'으로 불리며 미·중 관계의 산증인으로 평가받는 헨리 키신저(99) 전 미 국무부 장관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을 계기로 진행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첫 대면 회담을 두고 양국 간 갈등을 완화하는 첫 발걸음을 내디딘 것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15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진행된 블룸버그통신의 신경제포럼에 화상으로 참석해 세계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이 충돌을 막기 위해선 아직 많은 부분이 남아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전날 있었던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회담에 대해 기후변화와 세계 경제와 같은 분야에서 협력을 재개하는 등의 "양국 간 다리를 놓는 노력"이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짧게 만난 두 정상은 각각에 미친 경제적 재앙과 군사적 타격에 따른 결과를 알게 될 것"이라면서 "오늘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건 (양국의) 논의 방법이 합의됐고 일반적인 성명이 나왔다는 것뿐이다. (양국이 해결해야 할) 더 오랜 길이 아직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2년 전 자신이 블룸버그 신경제포럼에 참석해 미·중 관계를 놓고 '냉전의 초입(foothills of a Cold War)'에 들어서고 있다고 경고했을 당시보다 현재 상황이 더 낙관적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양국이) 서로 배려하는 방식의 정치를 추구해야 하며 솔직한 논의가 필요하다"면서 "그 문이 적어도 열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키신저 전 장관은 싱가포르를 포함한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미·중의 대화를 환영할 것이라면서 규모가 작은 국가들이 패권국이 특정 지역을 지배하는 것을 원치 않으며 대화를 더 선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중국이 패권 경쟁을 벌이며 서로 편 가르기를 하는 식의 난감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 만큼 갈등이 완화하는 것 자체가 이들 국가에는 긍정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날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처음 대면 회담을 진행, 3시간 이상 다양한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첨예한 갈등을 겪었던 미·중 정상이 한자리에서 대화를 나눈 것 자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반면 대만 문제 등 핵심 이슈에서 양국이 서로의 차이를 해소하고 궁극적인 해결책을 찾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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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키신저 전 장관은 러시아의 전면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은 우크라이나가 유럽과 긴밀한 관계를 통해 그들의 주권 독립과 국경이 온전히 보장받을 수 있을 때 끝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를 돌아봤을 때 러시아도 장기적으로는 독일처럼 유럽 세계에 끌어들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다만 대화의 기반이 아직 마련되지 않은 만큼 러시아와 갈등을 종식하는 것은 중국과 관계를 개선하기보다 훨씬 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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