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체감 경제고통, 코로나 전 수준 회복 못했다
전경련 '2022년 상반기 세대별 체감경제고통지수' 발표
물가 폭등·일자리 가뭄·빚 증가 '3중고' 악순환
"규제 완화·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고용유연성 확보"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청년들이 느끼는 경제고통지수가 아직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 급등·일자리 미스매칭 등으로 자산 증식은 커녕 빚만 늘어가는 현실에 체념하는 청년이 늘면서 국가의 성장 동력도 약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022년 상반기 세대별 체감경제고통지수' 조사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체감실업률과 물가상승률을 연령대별로 합친 값을 공개한 것이다.
조사 결과 상반기 기준 청년(만 15~29세) 체감경제고통지수는 25.1로 코로나 확산 이전인 2019년 23.4를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가 창궐한 2020년(25.4)과 지난해(25.4%) 수치를 올해와 비교해봐도 '제자리 걸음' 수준이다.
음식·숙박·교통 등 '청년 물가' 폭등
전경련은 올해만의 차별화된 고통지수 상승 요인으로 물가 급등을 꼽았다. 상반기 청년 물가상승률은 5.2%로 2019년 0.5%의 10배 이상이었다. 청년이 즐기는 활동비가 폭등한 것이 청년의 어깨를 눌렀다.
1~3분기 기준 지출목적별 물가상승률은 교통(11.7%), 음식 및 숙박(7.3%),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5.9%), 기타 상품 및 서비스(5.5%) 순으로 나타났다. 전체 물가상승률(5.0%)을 웃돌았다. 청년들의 소비지출 비중만 따져보면 음식 및 숙박(21.6%), 교통(12%), 식료품(8.5%) 순으로 높았다.
전경련은 "올해 청년들이 소비를 많이 하는 부문에 물가 상승이 집중되면서 취업 준비 중이거나 소득이 적은 사회초년생인 청년들이 생활비 상승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리자·전문가 등 '고급일자리' 얼어붙어
관리직·전문가·사무직 같은 고수익 선호 직종 일자리 증가 속도가 더딘 것도 청년의 마음을 우울하게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고급 일자리' 증가 속도가 늘어만 가는 대학 졸업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2017년부터 4년간 배출된 대졸자 수는 223만4000명인데 신규 고학력 일자리(관리자·전문가·사무직) 126만4000개로 대졸자의 약 57%에 그쳤다.
체감실업률도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상반기 기준 청년 체감실업률은 19.9%로, ’2019년 22.9%보다는 낮았지만, 다른 연령대보다는 확실히 높았다. 청년 뒤로는 60대(11.3%), 30대(9.5%), 50대(8.7%), 40대(7.9%) 순이었다.
문-이과 고용 미스매치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올 하반기 기준 기업의 하반기 채용 계획 인원 10명 중 7명꼴(67.9%)로 이공계열 졸업자인 반면 인문계열은 10명 중 3명꼴(30.8%)에 불과했다. 반면 최신 자료인 2020년 한국교육개발원과 고용노동부 자료를 보면 전국 4년제 일반대학 졸업자 중 이공계열은 37.3%인 반면 인문계열은 39.2%였다.
전경련은 "전공과 무관하게 취업하는 청년 비중이 절반 이상주6)에 달할 정도로 청년들의 취업 기회가 위축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자산의 30%를 빚 갚는데 써
최근 통화 당국이 물가 안정을 이유로 기준금리를 크게 올려 시중 대출금리도 동반 상승하면서 청년들은 '빚더미'에 시달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가계대출평균금리(신규취급액)는 1분기 3.94%에서 3분기 4.81%로 87bp(1bp=0.01%포인트)나 뛰었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의 청년층(29세 이하 가구주) 부채 증가율은 48.3%로, 전체(24%)의 배 이상이었다. 같은 기간 청년층 원리금 상환액 증가율은 34.9%로, 전체(23.5%)의 1.5배 수준에 그쳤다. 이렇다보니 청년층의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은 2017년 24.2%에서 2020년 32.5%로 8.3%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29.2%로 줄었지만 여전히 전 연령대 중 가장 높다.
사회초년생 청년의 전세대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게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청년층의 신용대출 목적별 비중은 전·월세 보증금이 45.1%로 압도적으로 가장 높았다. 생활비 12.8%의 3배가 넘는 돈을 보증금 메우는 데 쓴 것이다. 전경련은 "증시 및 부동산 활황기에 다수의 청년들이 과도하게 빚을 내 투자하거나 집을 매수하는 등 채무 부담이 이미 높은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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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지속되는 청년 취업난에 물가 급등이 더해져 청년들이 체감하는 경제적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면서 "규제 혁파,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고용유연성 확보 등으로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민간 일자리들이 많이 만들어질 수 있는 고용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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