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부차별’도 이제는 범죄? “성차별·인종차별처럼 차별 금지법에 넣어야”
유엔 극빈인권 특별보고관 “가난 관련 모욕·배제 저절로 없어지지 않아”
파버티즘은 사다리 걷어차기 등 다양한 유형으로 나타나
‘한국 사회에서 가장 심한 차별은 빈부차별’ 81%
[아시아경제 방제일 기자] 빈부격차에 따른 차별을 인종차별이나 성차별처럼 불법으로 규정하고 제재해야 한다고 유엔 인권 담당 특별보고관이 제안했다.
26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올리비에 드슈터 유엔 극빈·인권 특별보고관은 "이번 주 유엔 총회 연설에서 '파버티즘'(povertyism)이라는 개념을 차별금지법에 포함하는 방안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어로 '가난 차별' 정도로 옮길 수 있는 파버티즘은 가난을 이유로 가해지는 다양한 차별을 뜻하는 용어다. 드슈터 특별보고관은 "파버티즘이 인종차별이나 성차별처럼 사람들의 삶을 파괴하는 만큼 범죄로 규정하고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유엔 총회에서 가난 차별을 방치하면 교육과 거주, 고용, 복지 등 사회 서비스를 가장 필요로 하는 계층이 가난 때문에 배제되고, 결국 이로 인해 가난을 퇴치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일 예정이다.
파버티즘은 빈자에 대한 편견 등으로 작동하면서 그들의 사다리를 걷어차는 행위로 다양한 유형으로 설명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고용주는 직원의 이력서에 빈민가 주소가 기재돼 있으면 함부로 대할 수 있고, 집주인은 정부 지원을 받는 세입자에게 집을 임대하길 거부할 수 있으며, 가난한 지역에 있는 초등학교 학생들은 다른 학생에 비해 양질의 중·고등학교로의 진학 추천을 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드슈터 특별보고관은 "파버티즘은 세계적인 문제지만, 특히 불평등이 가장 심한 부유한 국가에서 빈곤층에 대한 낙인이 더 큰 경향이 있다고 설명하며, 가난으로 인한 이와 같은 모욕과 배제는 저절로 없어지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를 근절하기 위해 각국 정부에 차별금지법을 개정해 '사회경제적 취약점'을 기존의 연령·성·장애·인종과 같은 보호 대상 특성에 추가하자고 제의할 방침이다. 또한 가난의 덫을 끊기 위해 각 정부가 빈자를 상대로 더욱 적극적인 행동을 취할 것을 촉구할 계획이다.
◆ 한국 사회도 빈부 차별 매우 심각 46%, 약간 심각 35%
파버티즘은 현재 전 세계적인 문제로, 대한민국 또한 빈부 차별이 사회 현상으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 5월 한국갤럽이 1000명을 대상으로 우리 사회의 차별 정도에 대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특히 '빈부 차별'이 가장 극심하다고 응답했다.
빈부 차별이 심각하다는 답변은 '매우 심각'(46%)과 '약간 심각'(35%)을 더해 81%로 나타났다. 빈부 차별에 이어 비정규직 차별이 79%, 학력·학벌 차별이 75% 등으로 뒤를 이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월 150만원 견디느니, 美 가서 5억 벌죠" 서울대...
드슈터 특별보고관은 "세계는 이제 인종차별과 성차별을 비롯한 여러 차별의 부당함을 알아차리고 법을 통해 이런 차별들이 사람들의 삶에 해악을 가하는 것을 막고 있다"며 "이제 파버티즘도 다른 차별처럼 심각하게 다뤄져야 하며 특히 전 세계의 정책 입안자들이 지금 파버티즘에 대한 조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