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간 추가연장근로제 올해 연말 일몰…자동차 부품 업계 비상
특근 선호하는 외국인 근로자…주52시간 근무로 붙잡아 둘 수 없어
자동차 산업 회복세에 일감 늘어도…물량 소화 못해 매출 타격 불가피
30인 미만 영세 中企 91%, 추가연장근로제 의존도 높아

구인난으로 공장자동화를 추진한 도금업체 전경.

구인난으로 공장자동화를 추진한 도금업체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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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곽민재 기자] 인천 남동공단에 위치한 자동차 부품 기업 A사는 당장 내년이면 상당수의 외국인 인력이 회사를 떠나게 생겼다. 외국인 인력은 특근을 선호하는 데 올해 말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가 일몰되면 일을 시키고 싶어도 시킬 방도가 없기 때문이다. 이 제도는 2018년 주52시간제를 도입할 당시 영세 사업자들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직원 수 30인 미만의 업체에 한해 1주일 8시간의 연장 근로를 허용하는 제도다.


A사는 평소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하루에 2.5시간씩 야근을 해왔다. A사 대표는 "평소에도 외국인 인력이 특근을 안 주면 회사를 떠나겠다고 말한다. 가뜩이나 사람이 없는데 전체 17명 직원 중 6명인 외국인이 떠나면 사실상 물량 소화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소화하는 물량이 줄어들면 매출 30% 정도의 타격을 볼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 일몰이 연말로 다가오면서 자동차 부품 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추가 근무를 하지 못해 자칫하면 늘어나는 물량을 소화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실제 지난달 자동차 생산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4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2년 9월 자동차산업 동향’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자동차 생산은 34.1%, 내수 23.1%, 수출 27.5%로 모두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설령 자동차 산업이 회복세에 접어들어도 정작 자동차 부품 기업은 매출 증대를 기대하기 힘들다. 완성차 업체는 주문대기 물량이 많아 금리인상에도 어느 정도 견딜 수 있었지만, 부품 업체의 경우 이자도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 늘어날 물량을 소화할 신규 인력을 뽑는 게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경기 시흥에 위치한 자동차 부품기업 B사 이명재 사장은 "공장 부지와 기계를 구입하기 위해 대출을 받았는데, 금리 인상으로 월 500만원이었던 이자 부담이 1000만원으로 배가 늘었다"며 "코로나19 기간 매출은 50%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 상태가 계속돼, 기존 인력도 지키기 어려운 상황인데 사람을 어떻게 뽑느냐"고 토로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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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30인 미만의 중소기업은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10일 발표한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30인 미만 400개 기업의 91%가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에 의존하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75.5%는 ‘일몰이 도래하면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추가연장근로제의 일몰 도래 시 예상되는 문제점으로 응답 기업의 66%가 ‘일감이 생겨도 더 일할 수가 없어 영업이익 감소’라고 답했다. 다음으로 64.2%가 ‘연장수단 감소로 기존 근로자들 이탈, 인력부족 심화’, 47.2%가 ‘납기일 미준수로 거래 단절 및 손해배상’ 순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산업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는 내연기관 자동차 부품 기업이 신규 인력을 뽑기 어려운 만큼 일몰 기간을 한시적으로 연장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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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글로벌 자동차 산업 침체와 고금리·고물가·강달러 등 3고(高) 현상으로 한계에 다다른 영세 자동차 부품기업은 투자 여력이 떨어지고, 전기차 전환으로 신규 인력 유입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이 제도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은 상황"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일몰 기한을 연장하고 장기적으로는 근로시간 단축에 대응해 생산성을 향상하려는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곽민재 기자 mjkw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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