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北 핵 위협 억제 위해 더욱 강화되고 확장돼야" (종합)
한미동맹 국제학술회의…역대 한미연합사 지휘부 토론
"동맹 더욱 강화하면서 일본 등 국가로도 확대돼야"
'확장억제' 놓고서는 韓 "강화" vs 美 "충분" 엇갈려
[아시아경제 장희준 기자] 역대 한미연합군사령부의 지휘부가 북한의 잇따른 도발과 긴장감이 고조되는 동북아 정세에 대한 해법으로 한미동맹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다만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고자 미국이 제공하는 확장억제 전략을 강화하는 방안을 놓고서는 한미 양측의 의견이 엇갈렸다.
골드버그 "북·중·러 위협 고조… 한미동맹, 공동의 안보 추구해야"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는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한미동맹재단과 주한미군전우회 공동 주관으로 열린 '한미동맹 국제학술회의' 기조연설을 통해 "한미동맹의 현주소는 어느 때보다 굳건하다"며 "우리는 러시아나 중국, 북한과 같은 권위주의 국가들의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를 언급하면서 한미동맹의 강화와 확장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민주적 가치가 위협받는 상황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라며 "한미동맹은 단순히 안보 문제를 넘어 한미관계의 근간이 됐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북·중·러의 위협에 대응해 공동의 안보를 추구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북한의 연이은 도발을 규탄하면서 다가오는 한미군사협의회의(SCM)에서 확장억제의 실행력을 실질적으로 강화시키는 방안을 한미 양측이 긴밀히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북한이 도발하면 할수록 한미동맹은 더욱 강력해지며 북한이 핵무기 사용을 시도하면 압도적이고 결정적인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확장억제는 미국이 동맹국에 대한 적대국의 핵·미사일 위협을 미 본토에 대한 것으로 간주하고, 핵 능력과 재래식 전력 및 미사일 방어 능력을 비롯한 억제력을 제공한다는 개념이다. 다만 최근 북한이 전례 없는 도발을 감행하면서 한반도 안보 정세의 위기감이 고조되자, 이 같은 미 확장억제 전략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前 한미연합사 지휘관들 "한미동맹 강화하고 日까지 확대돼야"
이런 정세를 바탕으로 역대 한미연합사 지휘부가 토론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미국 측 대표로는 빈센트 브룩스·로버트 에이브럼스·커티스 스캐퍼로티 전 한미연합사령관이 참여했고 한국 측 패널로는 정승조 한미동맹재단 회장(전 합참의장)과 임호영·최병혁 전 연합사 부사령관이 함께했다. 사회는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이 맡았다.
패널들은 한반도 정세가 어느 때보다 불안하다는 데 동의했다. 특히 미국 측에서는 인도·태평양지역에서 중국의 위협이 날로 고조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한국도 그 위협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응하고자 한미동맹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는 점과 한·미·일 3국 안보 협력의 중요성 등에 대해서는 양측 모두 뜻을 같이했다.
첫 발언에 나선 브룩스 전 사령관은 "최근 시진핑 국가주석이 3연임을 확정 지은 당대회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중국의 목적은 세계를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키려는 게 아니라 권력을 부여잡으려는 것"이라며 "이런 전략적인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선 한미동맹을 강화시키면서 나아가 일본, 호주 등 국가들과의 협력도 확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성조 회장은 '안보'를 지키기 위해선 북한의 군사적 위협, 동북아 역내에서 한국의 지정학적 전략 환경, 국민의 안보의식 등 3가지 도전 과제를 제시하면서 "한미동맹이 잘 유지되고 그 능력을 실질적으로 발휘하기 위해선 일본의 협력이 절대적"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를 향해서는 한일관계에서 따질 건 따지되 협력할 부분은 협력하는 '실사구시'의 자세를 주문했다.
韓 "핵 위협 고조에 따라 확장억제 강화"… 美 "지금도 충분"
'한반도 확장억제 강화'를 놓고서는 양측의 의견이 다소 엇갈리기도 했다. 유 전 장관이 "미국의 확장억제에 대해 한국 사회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하자, 스캐퍼로티 전 사령관은 "미국이 제공하는 확장억제력은 절대적으로 굳건하고 충분하다"며 "(나토식 핵 공유에 대해서는) 유럽과 한반도의 상황은 다르다"고 잘라 말했다.
반면, 임호영 전 부사령관은 "북한의 도발 수위가 전례 없이 고조된 상황에서 핵·미사일 위협은 곧 생존을 위협하는 긴박한 문제"라며 "미국이 원하는 대로 동맹을 굳건히 하되, 한국에서 요구하는 전략자산 상시 배치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정 안 되면 한반도 비핵화를 포기하고 나토식 핵 공유까지 가야 한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다만 스캐퍼로티 전 사령관은 확장억제의 메시지를 강화하는 방안으로 한미 양측이 '핵 전략계획그룹'을 통해 과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처럼 많은 협의를 구체화하는 단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확장억제는 단순히 무기의 문제가 아니라 (외교 정책을 비롯해) 다양한 요소들이 모두 포함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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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행사에는 박민식 국가보훈처장과 김승겸 합참의장, 임종득 국가안보실 2차장, 안병석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신원식·김병주 국민의힘 의원 등도 참석했다. 보훈처의 초청을 받아 한국을 찾은 유엔사·주한미군 복무 장병과 그 가족도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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