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폐지·보조금 공방 "폐지 안되면 김현숙 사퇴해야"(종합)
여가부 폐지 밀실논의·기능 약화 비판하며 야당 공세
여가부 장관 퇴장·사퇴 촉구…피켓 대립, 두 차례 정회
촛불집회 후원단체 보조금 지급 논란에 여가부 "전수조사"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정부조직법 통과 안되면 사퇴하실 겁니까?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최선을 다해 제 일을 하고 있습니다."(김현숙 여가부 장관)
여성가족부 국정감사에서 여가부 폐지 추진 과정에서 밀실 논의와 개편 방안에 대해 야당이 공세를 펼쳤다. 장관 사퇴 요구도 이어졌다. 여당은 촛불집회를 주도하는 시민단체들의 보조금을 환수해야한다고 맞섰다.
25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정부가 부처 폐지를 논의하면서 행안부와 협의하면서도 아무 기록을 남기지 않았다. 부처를 폐지하는데 문서 한 장 없다. 어떻게 국회가 검증하고 이 과정을 이해해야 하느냐"며 "밀실회의로 결정한 내용이 결국 여가부 업무를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에 이관한다는 내용인데 복지부, 노동부 장관이 여가부 장관보다 더 전문성이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지적했다.
용 의원은 "고용부 장관은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 시절 사내성추행에 늑장 대응했고, 보건복지부의 한 국장은 지하철에서 불법촬영하다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이런 사람들이 성평등 업무를 쪼개서 맡겨놓고 지금보다 (성평등 정책 등이) 잘 될 것이라고 발언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용 의원은 김 장관을 향해 정부조직법 개편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사퇴할 것인지 세 차례 질문했다. 김 장관은 "최선을 다해 제 일을 하고 있다"며 답변을 회피하다 세번째 질문에서야 "그 과정에 대해서는 대답할 수 없다"고 했다.
용 의원은 "폐지하겠다는 사람이 설득에 실패하면 장관에서 당연히 물러나야 한다. 폐지안이 빠지면 장관자리에서 사퇴하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여가부 폐지가 기능 약화로 연결하는 의원과 생각이 다르다. 폐지가 기능 강화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후속 질의에서 용 의원이 복지부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장 직을 수락할 것인지 질의하자 김 장관은 "그렇지 않을것이라 생각한다. 마지막 여가부장관으로 기록되고 양평본부장은 다른분이 갈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국감이 시작된지 15분 만에 야당 의원들이 장관 퇴장을 요구했고 여야 의원들이 피켓으로 언성을 높이면서 국감이 두 차례나 정회되기도 했다.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은 "여가부 폐지하겠다는 사람을 장관으로 앉혀 놓고 무슨 자격으로 뻔뻔하게 국감을 받나. 김 장관의 퇴장을 요청한다"고 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여가부 장관 퇴장을 요구해 국감이 20분간 중단되었다가 재개됐다.
이날 국감장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여가부 폐지 세계적 망신’, ‘윤석열 대통령님 여가부 폐지해도 지지율 안 올라요’ 라고 적힌 피켓을, 국민의힘 의원들은 ‘발전적 해제 적극 환영’, ‘촛불집회 보조금 전면 환수’라는 피켓을 붙였다.
野 "조직개편안, 여가부 셋방살이"
야당 의원들은 복지부에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를 신설하는 방안은 '셋방살이', 고용노동부로 여성 고용 업무를 이관하는 것은 '뒷방살이'라고 꼬집었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양성평등본부장이 국무회의에 포함되더라도 배석권만 있지 의결권은 없고 결국 셋방살이"라며 "영국, 프랑스, 독일 사례를 보더라도 별도 부처를 두고 성평등 정책을 추진하는데 여가부 폐지는 세계적 흐름에 역행하는 것인데도 유독 대통령과 장관만 모른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이명박 정부 당시 청소년 정책을 가져온 것도 복지부에서 다문화·가족정책을 차상위계층으로만 볼까봐 전문·특성화해서 적합한 세대와 계층에 맞춰서 하라고 여가부에 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이에 대해 "가족이나 청소년 업무를 복지부에서 잘 못해서가 아니라 여성부가 100명의 공무원만 가지고 양성평등 추진체계, 권익 업무만 할 때 중앙부처로서 기능하기 어렵다는 장관 의견 있어서 해당 정책이 여가부로 온 것으로 안다"며 "청소년이 양성평등본부로 가면 아동·청소년 연령 겹치는 정책이 통합되는 부분에서 시너지 날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회의록을 남기지 않은 밀실 논의 과정부터 부처 신설 대신 보건복지부로의 통폐합은 부실한 조직개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원택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이 부처를 신설하겠다는 공약을 걸었는데 왜 이 안이 지켜지지 않았나. 결국 대통령이 국정이 어려워져 부실하게 조직개편이 이뤄진 것"이라며 "대통령이 여가부에 지시한 것은 로드맵을 만들라는 것이었고 부처 신설이나 통폐합이라는 지시는 없었을텐데, 이상민 행안부 장관과 협의해 부처신설로 방향을 잡았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행안부와 여가부가 조직 개편안에 대해 협의한 기록을 남기지 않았다는 지적에 김 장관은 "행안부 장관과 대면, 전화로 여러차례 회의를 했다"고 답했다.
여가부 "보조금 전수조사" 야당은 "블랙리스트, 재갈물리기"
여당 의원들은 촛불집회를 앞두고 여가부 지원을 받은 단체들이 참여하면 보조금을 환수해야한다고 맞섰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11월5일 예정된 '윤석열 퇴진 중고생 촛불집회' 후원 단체를 여성가족부가 지원했다고 지적하자 지난 22일 여성가족부는 목적 외 사용이나 불법 수급에 대해 전수조사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11월5일 집회는 현 정권 퇴진을 목적으로 하는데, (이 내용은) 지원신청서에 나와 있지 않다"며 "보조금을 다른 용도에 사용하는 경우 환수할 수 있다"고 답했다. 야당 의원들이 시민단체 정치성향을 전수조사하는 것이 '블랙리스트'라고 비판하자 김 장관은 "동의할 수 없다. 블랙리스트 얘기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어떤 단체가 촛불집회를 주최하거나 참여했다고 해서 그 단체에 지급된 보조금을 환수하면 위법이라는 것은 2009년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이라며 "보조금이 목적 외에 사용된것이 드러난 것이 없는데, 권 의원의 SNS 글 몇 마디에 모두 환수하겠다고 보조금을 근거로 재갈 물리고 있다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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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은 "10여년 전 한국여성의전화가 촛불집회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보조금 지급을 중단했다가 행정소송에서 패배했다. 여가부는 당시에 법원 판결을 존중하겠다고 답변하고 지금은 확인되지 않은 위법을 전제하고 있다"며 "정부에 비판적인 입장을 낸 단체 리스트를 만들어서 그 단체를 후벼파고 보조금을 문제 삼고 여러가지 빌미로 옥죄는것을 전 국민이 블랙리스트라고 인식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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