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화정 금융부 차장

[초동시각] 금융위는 왜 선제적이지 못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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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진행된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대상 종합 국정감사에서는 레고랜드발 채권시장 자금 경색 상황과 관련해 금융당국의 늑장대응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채무불이행으로 채권시장의 자금경색 문제가 불거지자 정부는 지난 23일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부랴부랴 '50조원+α' 규모의 유동성 지원 조치를 내놨다. 지난달 28일 강원도가 레고랜드 사업의 채무불이행을 선언한지 거의 한 달 만에 이뤄진 조치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12일에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 여력을 6조원에서 8조원으로 확대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저신용 기업 지원을 강화하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ABCP 등 최근 채권시장 관련 불안 요인에 대응하기로 했고 지난 20일에는 은행 통합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비율 정상화 조치를 6개월 유예하는 등의 조치를 내놨지만 요동치는 시장을 진정시키기엔 역부족이었고 일요일에 급히 회의를 개최하고 유동성 지원 방안을 내놨다.

채무불이행(디폴트), 부도 등은 경제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온다. 경제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그간의 경험을 통해 채무불이행, 디폴트나 부도 등의 단어가 신문지상에 올라오는 순간 뭔가 경제에 위기가 닥칠 수 있음을 알 정도다. 강원도의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발표가 나온 순간 '시장이 요동을 치겠구나' 싶었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어떤 조치를 취한다는 발표는 뒤따르지 않았다. 지방자치단체가 보증해 최고 신용등급(A1)을 받은 기업어음이 지자체의 보증 거부로 부도 처리됐음에도 정부의 즉각적인 대처나 움직임은 없었다.


정부가 손놓고 있는 사이 우량 채권 발행이 줄줄이 유찰되는 등 채권시장이 얼어붙기 시작했다. CP 시장에서는 한 달 전 연 3~4%였던 ABCP 금리가 7%로 치솟았고 일부 차환발행이 막히는 등 위기가 증폭됐다.

그동안 금융위는 금융기관들에 선제적인 위기 대응을 주문해왔다. 특히 올해 들어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금융위도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금융시장 점검회의를 금융 리스크 대응 태스크포스(TF)로 확대·개편하는 등 비상대응 점검체계를 강화했다. 이 회의를 주재하는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금융시장의 움직임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해 위험요인을 적시에 탐지하고 시장의 불안심리가 과도하게 확산되지 않도록 관리해 나가야 한다"면서 "일부 금융회사의 유동성 위기가 금융시장 불안으로 전이되었던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금융회사의 1차적인 리스크 관리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에서 금융위는 위험요인을 적시에 탐지하지도 못했고 시장의 불안심리가 과도하게 확산되지 않도록 관리하지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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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에서 늑장조치에 대한 질타에 김주현 금융위 위원장은 "대응이 미숙했다"고 인정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신용시장마저 흔들리면서 국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국민들은 더이상 당국의 미숙한 대응을 보고 싶지 않을 것이다. 정부의 안일하고 미숙한 대응이 어떤 위기상황을 초래할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초기 대응은 미숙했지만 진화 과정은 성숙하게 진행해 빠른 시일 내에 안정을 되찾을 수 있길 바란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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