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유착 의혹' 日 장관 사퇴…"자민당, 각료 '줄사퇴' 경계"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가정연합)과 접점이 확인돼 야권으로부터 퇴진 요구를 받아온 야마기와 다이시로 경제재생담당상이 24일 사퇴했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집권 자민당과 옛 통일교 유착 논란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내각을 뒤흔드는 상황에서 일본 여당 내에서는 이번 사태가 각료들의 줄사퇴로 이어지진 않을지 경계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야마기와 경제재생상은 이날 저녁 총리 관저에서 기시다 총리와 면담한 뒤 취재진에게 사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기시다 정권이 출범할 때 처음 입각해 핵심 정책인 '새로운 자본주의'와 코로나19 대책을 담당해 왔고, 지난 8월 개각에서도 자리를 지켰다.
야마기와 경제재생상은 올해 여름쯤 옛 통일교가 주최한 모임에 여러 차례 출석했다는 사실과 한학자 가정연합 총재와 함께 촬영한 사진 등이 드러난 뒤 "기억에 없다"며 옛 통일교와의 관계를 명확히 설명하지 않았다. 이후 야당의 경질 요구가 계속됐고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자민당 내에서도 "빨리 그만두는 것이 타격이 덜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결국 사퇴를 결심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의 사퇴는 갑작스럽게 이뤄졌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후까지만 해도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참석해 야마기와 경제재생상 경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예산위가 끝난 뒤 기시다 총리가 예정돼 있던 자민당 임원 모임에 참석하지 않았고 야마기와 경제재생상도 경제재정자문회의를 중단, 총리 관저로 가 기시다 총리를 만났고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후 기자들을 만나 "야마기와 경제재생상이 국회 심의 관계로 스스로 사직하겠다고 했고 나도 이를 받아들였다. 총리로서 경제 대책과 옛 통일교와 관련한 피해자 구제 및 재발 방지 등 중요 과제에 전념하는 것을 최우선에 둔다는 점에서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아사히신문은 기시다 총리가 옛 통일교 이슈와 관련해 야마기와 경제재생상의 답변에 불만이 있었으며 이미 지난 주말부터 마음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일본 외신들은 야마기와 경제재생상이 사실상 경질당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일본 정치권에서는 야마기와 경제재생상의 사의 표명이 너무 늦었다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됐다.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이 20~30%대로 하락했고 옛 통일교와 관련한 여론이 악화한 상황에 영향을 줬다고 보는 것이다. 자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총리의 지도력이 보이지 않는다. 지지율 하락에 초조해 허둥댈 뿐"이라고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야마기와 경제재생상의 사임으로 각료들의 책임 여부가 애매해졌다. 옛 통일교와 접점이 있던 자민당 소속 의원은 야마기와 경제재생상 외에도 다수 있다. 한 명이 그만두면 다른 각료나 당직자에게도 책임 문제가 파급될 수 있다"면서 자민당이 각료들의 줄사퇴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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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자민당과 옛 통일교 유착 논란은 지난 7월 8일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총격으로 사망한 이후 최근 일본 정치권에서 가장 뜨거운 현안으로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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