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의 잔혹한 원숭이 실험 … 영장류학자들 “비윤리적” 비판
갓 출산한 어미 원숭이에게 봉제 인형 제공, 새끼 원숭이 눈꺼풀 봉합
동물행동학자·영장류학자 등 250명, 논문 철회 서한 보내
[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의 원숭이 연구 실험이 비윤리적이었다는 영장류학자들의 비판이 나오고 있다.
최근 프랑스 일간 르 몽드는 미국 하버드 의대의 신경생물학자인 마거릿 리빙스턴 교수 연구실에서 원숭이를 활용한 비윤리적 실험이 진행돼 문제가 됐다고 보도했다. 이 실험 결과는 지난 9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렸다.
이 연구실에서는 갓 출산한 어미 원숭이에게서 새끼를 떼어 놓고 봉제 인형 등을 제공하는 실험을 했다. 이는 어미 원숭이가 무생물에도 애착을 느끼는지 확인하기 위한 실험이었다. 실험 결과 새끼를 빼앗긴 원숭이가 무생물이라고 할지라도 부드러운 질감을 가진 물체에 애착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연구팀은 과거에도 새끼 원숭이의 눈꺼풀을 봉합해 1년간 실명 상태로 두고 시신경의 변화를 추적하는 실험을 수행한 바 있다.
학자들 사이에서는 이 연구팀이 연구윤리를 위반했다는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동물행동학자와 영장류학자가 주축이 된 과학자 250명은 리빙스턴 교수 연구팀의 해당 실험들이 비윤리적인 방식으로 진행됐다며 지난 17일 PNAS에 논문 철회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대의 영장류학자 캐서린 호바이터 교수는 "지난 1960년대 이후 우리는 모성 분리에 의존하는 실험이 극도로 위험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다른 방식으로도 실험을 더욱 잘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동물보호단체 PETA 역시 실험의 잔인함에 대해 지적하며 동물 실험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PETA는 "리빙스턴 교수는 어미 원숭이로부터 건강한 새끼를 훔쳐 실명케 했다"면서 "하버드대는 이 끔찍한 연구실을 영구 폐쇄하라"고 요구했다. PETA에 따르면 매년 미국에서 1억마리 이상의 동물들이 실험으로 고통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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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하버드대 측은 "인류의 이익을 위해 연구하는 과학자에게 인신공격이 우려된다"며 연구팀을 옹호했다. 모성 애착 실험의 경우 인간의 모성 유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며, 유산이나 사산을 겪은 여성의 심리적 회복에 필요한 개입을 알아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원숭이 실명 실험 또한 시각 장애, 뇌 발달 등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알츠하이머, 뇌암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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