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피격' 前국방장관·前해경청장 구속 "증거인멸·도망우려"
[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에 연루된 서욱 전 국방부 장관(59)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54)이 구속됐다.
이들 고위 인사가 구속되면서 이 사건과 관련한 문재인 정부의 안보라인 수사가 탄력을 받게 됐다.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과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에 대한 소환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검찰 수사가 경우에 따라 당시 대북 관련 의사 결정의 최정점에 있던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향하게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전날 서 전 장관과 김 전 청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서울중앙지법 김상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2일 새벽 "증거인멸 및 도망우려 있다"며 이들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 전 장관은 전날 오전 남색 정장에 하늘색 셔츠를 입고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법원에 도착했다. '혐의를 인정하는지', '어떻게 소명할 것인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법정으로 들어갔다. 4시간가량 진행된 심문을 마쳤을 때도 아무 언급 없이 법원을 빠져나갔다. 이 과정에서 숨진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 친형인 이래진씨가 달려들어 소란이 일기도 했지만, 방호 요원들에 의해 제지당했다.
이씨 사건 경위를 수사한 해경의 총책임자였던 김 전 청장도 이날 오후 법원에 나와 김 부장판사가 진행한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앞서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검사 이희동)는 지난 18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서 전 장관과 김 전 청장 등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난 6월 유족의 고발로 수사에 착수한 이후, 처음으로 주요 피의자에 대한 신병을 확보하기 위한 강수를 둔 것이다.
서 전 장관은 2020년 9월 공무원 이씨가 자진 월북했다는 정부 판단과 배치되는 내용의 군사 기밀을 군사통합정보처리체계(MIMS·밈스)에서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 13일 발표한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2020년 9월 23일 오전 열린 관계 장관회의가 끝난 뒤 서 전 장관 지시에 따라 밈스에 탑재된 군 첩보 관련 보고서 60건이 삭제됐다. 감사원은 직무유기와 직권남용,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로 문재인 정부가 이씨의 자진 월북을 근거 없이 단정지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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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청장은 청와대 국가안보실 방침에 맞춰 확인되지 않은 증거를 사용하는 방식 등으로 자진 월북을 단정하는 수사 결과를 발표한 혐의를 받는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은 이씨가 2020년 서해상에서 북한군에게 살해당한 사건이다. 당시 문재인 정부는 이씨가 자진 월북했다고 결론을 내렸으나 현 정부 들어 이씨가 월북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에 감사원은 지난 6월 감사에 착수했다.
'서해 피격 공무원'의 형 이래진씨(오른쪽)가 지난 21일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은폐 의혹과 관련해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나오는 서욱 전 국방장관에게 다가가고 있다. 그는 서 전 장관에게 갑작스럽게 달려들었지만, 방호 요원들에 의해 제지당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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