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회의로 극적 합의" 국내 2조 폐플라스틱 시장, 대·중기 역할분담
동반위, 본회의 열고 '상생협약' 결정
생활 폐플라스틱 시장은 中企가 맡기로
대기업과 역할 분담…상호 협력 약속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폐플라스틱 재활용 산업을 두고 벌여온 대·중소기업 간 대립이 동반성장위원회의 중재로 일단락됐다.
동반위는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제72차 본회의를 열고 플라스틱 선별업과 플라스틱 원료재생업에 대해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약을 체결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10월 한국자원순환단체총연맹 등 중소업체들이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해 달라고 동반위에 신청한 지 1년만이다.
동반위는 전날(20일) 오후 11시께까지 대·중소기업 간 회의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며 상생협약을 이끌어낸 것으로 전해졌다. 동반위 관계자는 "양측의 팽팽한 의견차이로 합의가 무산될 뻔했지만 밤 늦은 시간 극적 합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폐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은 대·중소기업 간 역할이 분담된다. 가정에서 나오는 생활 폐플라스틱을 활용하는 물질 재활용 시장은 중소기업이 맡기로 했다. 이는 폐플라스틱을 균일한 크기의 작은 알갱이로 만들어 재활용하는 방식이다. 생활 폐플라스틱은 전체 폐플라스틱 시장의 10% 가량을 차지한다.
산업용 플라스틱 폐기물 등을 화학적으로 분해하는 '화학적 재활용 시장'에선 대기업이 사업을 영위할 수 있게 됐다. 화학적 재활용 시장은 고도의 기술력과 자본력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대기업 진출이 적합하다고 봤다.
반면 아파트, 주택가 등에서 나오는 폐플라스틱을 수거·선별하는 시장은 40여년 간 중소기업이 영위해 온 분야로, 대기업이 진출할 경우 자동화 시스템 도입으로 영세기업들이 피해를 보고 취약계층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폐플라스틱 재활용업이 소위 돈이 되는 시장이라는 분석과 함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산업계의 화두로 떠오르며 석유화학 업종을 중심으로 대기업이 속속 진출했다. 일부 대기업이 중소 재활용 관련 업체를 인수하면서 이 시장에 진입해 갈등이 발생했으나 상생협약을 맺기로 함으로써 매듭을 지었다.
상생협약은 이달 말 중소기업 단체와 대기업 19곳이 체결할 예정이다. 기존에 동반위와 논의를 이어왔던 롯데케미칼, SK지오센트릭, LG화학 등 대기업 6곳외에도 석유화학 대기업 13곳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됐다. 협약 이행 기간은 3년이다.
상생협약을 바탕으로 대기업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기술, 품질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한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중소기업은 거래 대기업의 탄소배출권 확보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는 등 상생협력을 실천할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발표된 IBK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폐기물 재활용 서비스 시장 규모는 약 69조5000억원이고 이중 플라스틱 재활용 시장 규모는 6.6% 비중인 4조6000억원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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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폐플라스틱 재활용 관련 업체들의 판매총액은 2019년 기준 약 1조5600억원에 달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일회용품 사용이 급증하면서 폐플라스틱 시장은 2조원 이상으로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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