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질서' 거스르는 巨野…尹도 우려 표명
정부 초과 쌀 매입 의무화하는 '양곡관리법' 결국 단독 강행
尹도 "농민에 도움 안 된다"…주호영 "쌀 농가에만 특혜 주나"
노란봉투법·기초연금법도 강행 가능성 높아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배경환 기자, 세종=손선희 기자] 169석 거대 야당의 폭주가 시장 질서를 위협하고 있다. 정부의 쌀매입 의무화 법안을 상임위 전체회의에서 끝내 강행 처리하면서 시장원리에 역행하는 법안들 역시 통과는 시간문제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거대 야당은 노조 파업에 대한 소송을 제한하는 ‘노란봉투법’이나 뾰족한 재원도 없는 ‘기초연금 40만원’ 법안 통과도 강행할 기세다.
더불어민주당이 19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쌀매입 의무화를 담은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단독 의결하자 정치권과 경제계에서는 시장원리에 역행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20일 용산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법으로 매입을 의무화시키면 (수요와 공급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과잉공급 물량은 결국 폐기해야 한다. 농업재정 낭비가 심각해진다"며 "그 돈(재정)을 농촌개발을 위해 써야 하는데 이것(양곡관리법)이 농민들에게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쌀 농가에게만 특혜를 주고, 쌀 농사를 짓지 않는 다른 농민들 몫을 빼앗아가는 몹시 나쁜 법"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의 쌀농사 지원은 그동안 여러 차례 바뀌었다. 높은 가격에 사들여 낮은 가격에 시장에 푸는 추곡수매제가 WTO의 감축보조로 폐지된 이후 정부는 시세대로 매입하는 공공비축제를 비롯해 가격 하락만큼 차익을 보전하는 변동직불금제, 이후 쌀과 대농 중심에서 탈피한 공익형 직불제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다. 농가 소득을 지지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지원은 불가피하지만 흐름 자체는 시장원리에 부합하기 위해 노력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의무매입 방침은 쌀 지원에 대한 정부의 시장친화적인 노력을 무위로 돌리고 있다. 전한영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은 "농민 입장에서도 농사지은 품목이 소비자, 즉 국민에게 선택받아야 하는데 단순히 생산량만 늘려 재정으로 돈 받는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며 "수요와 생산량의 괴리가 커지면 결국 쌀 산업, 농업 전체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시장역행법안 처리의 시작이 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이 당론으로 정해진 ‘7대 입법’ 중 하나인 ‘노란봉투법’을 비롯해 기초연금법 개정안 처리를 강하게 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정의당과 손잡고 이번 정기국회 내에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민주 노총도 19일 국회 앞에서 4000명이 참석한 결의대회를 열고 통과를 압박했다.
재계는 노란봉투법이 위헌 소지가 있는 것은 물론, 파업을 조장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경총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노동법 체계와 일반적인 법질서, 노사관계의 현실 모두를 무시한 채 노동계의 숙원 주장사항들을 일거에 입법하려는 시도"라며 "노동계가 요구하는 것은 모두 노동쟁의 대상이 되도록 하고, 불법을 저질러도 배상책임을 제한하겠다는 발상은 여론의 지지도 받을 수 없는 그들만의 주장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도 "민법 등 기존 법체계와 맞지 않는다"며 "과도한 재산권 침해가 될 수 있어 헌법 위반 소지도 있다"고 지적했다.
기초연금 지급액을 30만원에서 40만원으로 확대하는 ‘기초연금법’ 개정안은 국가 부담을 키운다는 점에서 문제가 크다. 이 법안은 ‘이재명표 기초연금’이라고 불릴 만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일 강조하고 있는 사안이다. 재원에 대한 고민 없이 비용만 늘릴 경우 빚폭탄에 내몰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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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일각에서는 거대야당의 시장 왜곡법안 추진 강행의 배경에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꼽는다.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양곡관리법 처리 전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다른 이슈로 막으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세종=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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