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3%] 비상걸린 저축은행, 더 올려받을 금리가 없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0.50%P 올린 3.00%
저축은행 가계대출 최고금리는 이미 20%
중신용자 금리도 규제상 더 올리기 어려워
은행에 뒤처진 수신금리 올리자니 비용 걱정
[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 한국은행이 빅스텝을 밟으면서 저축은행 업계에 비상등이 켜졌다. 법정 최고금리(연 20%) 때문에 대출금리를 인상하기 어려운데 시중은행에 역전당한 수신금리를 올려야 해서다. 일부 저축은행은 '울며 겨자먹기'로 저신용자의 대출을 줄여나가기로 해 금융취약계층의 대출절벽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2일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한 3.00%로 결정했다. 기준금리가 3%를 넘긴 건 10년 만으로 한은은 설립 이래 처음 5회 연속 기준금리를 올렸다.
기준금리 인상은 순이자마진(NIM)이 증가해 영업 호재로 작용하지만 저축은행 업계는 달갑지 않은 분위기다. 저신용자 대출금리를 올리기 어려워서다. 몇 달간 지속된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저신용자 대출금리는 진작에 법정 최고금리인 20%에 달했다. 고금리 기조에서는 저신용 차주의 부실위험이 커지면서 돈 떼일 위험이 커지는데, 이를 대손비용이나 리스크프리미엄에 반영하게 되면 법정 최고금리를 훌쩍 넘긴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저축은행중앙회가 지난달 공시한 신용점수별 가계신용대출금리를 보면 자산규모가 가장 큰 SBI저축은행이 신용점수 501~600점대에 내준 평균 대출금리는 16.29%다. OK저축은행에서 금리가 가장 높았던 구간은 신용점수 301~400점으로 평균 금리가 19.3%였고 웰컴저축은행이 19.9%(401~500점)였다. 평균 수치임을 고려하면 최고금리로 실행된 대출도 다수일 것으로 보인다.
가팔라지는 저신용자 대출절벽
중신용자에 대한 대출 금리 인상도 규제상 불가능하다. 지난해 5월 금융위원회는 민간중금리 대출규정을 손질하면서 ‘신용평점 하위 50%(4등급 이하) 차주에 실행’하고 ‘저축은행의 경우 금리상한을 16%로 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16%를 초과하면 중금리 대출 운용 인센티브가 사라지고 고금리 대출을 취급한 것으로 산정된다. 올 2분기 5대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페퍼·웰컴)의 민간중금리 대출 상단금리는 이미 16%를 찍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공시된 31개 업체 중 중금리대출 상단이 16%인 곳은 14개(45.1%), 15.9% 초과인 업체는 25개(80.6%)다.
자금조달비용이 비싸지는 것도 애로사항이다. 저축은행은 채권발행이 어려워 고객의 예금으로 수신을 충당해야 한다. 기준금리가 높아질수록 예·적금 금리를 인상해 자금을 모아야 한다. 시중은행에서는 저축은행을 추월한 4% 후반대 예금상품까지 나왔다. 이를 따라잡으려면 저축은행이 예·적금 금리를 대폭 올려야 하는데 대출영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예수금 부채 규모만 커질 위험이 있다.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저신용자 고객 영업이 지금보다 더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박리다매 영업전략과 고도화된 신용평가모형(CSS)을 가진 일부 대형 저축은행과 달리 고금리 환경에서 저신용자에 대출을 내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손해를 보면서 대출을 내줄 수 없는 노릇인데다 자칫 부실·연체규모가 커질 수도 있다. 내년 사업계획에 영업 확대보다 대출채권 관리를 우선순위에 둔 저축은행도 있다. 이에 금융 취약계층이 제도권 금융사에서 대출받기가 더 어려워질 거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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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신용자 대출금리는 더 올리기 어려울만큼 높아졌다”면서 “이익 폭이 줄겠지만 하위 차주부터 대출을 거절을 조금씩 거절하는 방법뿐”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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