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적 피해자
‘말 없는 112신고’ 홍보는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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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수육국밥을 주문하려고요." 지난달 20일 오후 4시 57분께 걸려 온 신고 전화다. A경사는 여성 신고자의 떨리는 목소리를 수상히 여겨 관할 경찰서에 현장 출동을 요청했고 20대 여성을 구조했다. 택시기사들이 본인 차량의 색상, 위치 등을 112에 신고하며 보이스피싱범을 잡는 경우도 있다.


경찰만 알 수 있는 신고 내역들이 언론보도로 공개되면서 잠재적 피해자를 만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데이트 폭력, 스토킹 범죄 등 민감한 사례들이 노출되면서 향후 위험에 처했을 때 오히려 피해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조아라씨(34)는 "데이트 폭력 등 신고 내용이 노출되면 나중에 진짜 위급할 때 의심을 받을 수도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소영씨(22)는 "경찰이 잘한 것은 맞지만 사례가 공개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피해자 보호 부분과 연결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신고 내역은 철저하게 보안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찬성하는 목소리도 있다. 김경희씨(28)는 "급박한 상황 속 대처 요령을 알 수 있었다"며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더욱 키울 수 있게 됐다"고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경찰은 향후 개별 사례에 대한 노출을 자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사례가 하나하나 공개될 경우 향후 신고할 때 신경 쓰일 수 있다"며 "경찰 측에서 공개하는 사례는 없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이 최근 도입한 ‘말 없는 112신고’에 대해서도 일반 시민들은 대부분 모르고 있었다. 서울 일선서 112상황실에 근무하는 한 경찰은 "지난달부터 이달 10일까지 말 없는 112신고를 통해 접수된 사건은 현재까지 없다"고 전했다. 누르는 112신고는 신고자가 112로 전화를 걸어 경찰 안내에 따라 숫자 버튼을 똑똑 누르면 경찰이 신고자 휴대전화로 보이는 112 링크를 발송하는 것이다. 심연희씨(43)는 "말 없는 112신고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면서도 "방법을 미리 숙지하고 있지 않다면 위급한 상황에서 오히려 더욱 쓰기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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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잠재적 가해자가 일정한 위해 공격을 할 때 피해 당사자를 더욱 관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며 "언론 공보 자료로 활용하는 것에 있어 유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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