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예람 공군 중사의 아버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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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성추행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의 사망 사건과 관련, 이른바 '전익수 녹취록' 원본 파일을 조작한 혐의를 받는 변호사가 첫 재판에서 '국민참여재판'을 받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11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강규태)는 증거위조 및 업무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변호사 A씨(35·남)의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공판기일과 달리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지만, A씨는 이날 직접 법정에 출석했다.

A씨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의 기본적 사실관계는 모두 인정한다"면서도 국민참여재판을 통해 양형을 다툴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국민참여재판은 만 20세 이상 국민 중 무작위 선정된 배심원들이 형사재판에 직접 참여하는 제도다. 배심원의 결정은 재판부에 권고적 효력을 가진다.


변호인은 "피해자나 유족에 대한 2차 가해가 발생할 우려를 고민했지만, 이 사건은 수사 과정과 피고인의 행위가 어떻게 이뤄졌는지가 쟁점이어서 그러한 우려는 적을 것"이라며 "2차 가해 위험이 최소화되도록 각별히 주의하겠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오는 27일 공판준비기일을 다시 열어 재판 진행 방식과 법정에 부를 증인 등을 정하기로 했다.

A씨는 전익수 공군 법무실장(준장)의 '수사 무마 의혹' 근거로 제시된 녹취록 원본 파일을 조작하고, 이를 군인권센터에 전달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군인권센터는 이 제보를 토대로 전 실장이 수사 초기 가해자에 대한 불구속 수사를 직접 지휘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이 중사 사망 사건을 수사한 안미영 특별검사(56·사법연수원 25기)팀 수사 결과 해당 녹음 파일은 문자음성변환(TTS) 장치를 활용해 기계가 사람 말소리를 내게 하는 방식으로 조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검팀은 "(A씨가) 공군 법무관 시절 받은 징계로 전 실장에게 사적 앙심을 품은 게 범행 동기"라고 설명했다. 다만 군인권센터는 녹취록을 폭로할 당시까지 조작된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판단해 따로 법적 처분을 하지 않았다.


전 실장에 대해선 수사 정보 유출과 관련한 일부 수사 개입만 밝혀내 특정범죄가중법상(면담강요)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전 실장은 지난해 7월 자신에게 사건 관련 보안 정보를 전달한 군무원 양모(49)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부하 군검사에게 전화해 "영장이 잘못됐다"고 추궁하며 계급과 지위를 이용했다고 특검팀은 판단했다.


앞서 이 중사는 공군 20비행단 소속이던 지난해 3월 선임인 장모 중사(25)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뒤 신고했지만, 군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던 같은 해 5월21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사건을 수사한 국방부는 지난해 10월 총 25명을 형사입건해 15명을 기소했지만, 초동수사를 맡았던 20비행단 군사경찰·군검사 및 군검찰을 지휘·감독한 지휘부는 증거불충분 등을 이유로 불기소 처분해 논란이 됐다.


이후 특검팀은 이 중사가 성추행 피해를 받은 후 직속상관들로부터 2차 가해를 당해 사망에 이르렀던 것으로 결론을 내고, 군의 부실 수사와 수사 무마, 공군의 이 중사 명예훼손 사실 등을 확인해 국방부 수사에서 기소되지 않은 사건 관련자들을 재판에 넘겼다. 전 실장 등 장교 5명, 군무원 1명, 가해자 장 중사 등 총 7명이 불구속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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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성추행 사건 이튿날 강제추행 보고를 받고 이 중사에게 "다른 사람 처벌도 불가피하며,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 다 피해가 간다. 너도 다칠 수 있다"며 신고하지 못하도록 협박해 2차 가해를 저지른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노모 준위(53)는 최근 2심에서 징역 2년이 선고됐다. 장 중사는 강제추행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7년을 확정받았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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