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측 "다시는 이러한 일 반복되지 않았으면"

스토킹 끝에 20대 역무원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 서울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 화장실에 19일 시민들의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스토킹 끝에 20대 역무원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 서울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 화장실에 19일 시민들의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신당역 역무원 스토킹 살인사건' 피해자 유가족이 악성댓글을 쓴 일부 누리꾼과 이상훈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원 등에 대한 법적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피해자 큰아버지 A씨는 2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법적 대응을 고려하고 있느냐'라는 질문에 "그렇다. 변호사를 통해 그 부분(법적 대응)을 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A씨는 피해자에 대한 악성댓글 문제가 심각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대부분은 많은 선플을 해 주셨는데 '한녀가 죽는데 무슨 이유가 있느냐' 이런 식으로 너무 가슴 아픈 악성 댓글이 한두 개씩 보이더라"며 "같이 숨 쉬고, 같은 공기를 마시고, 같은 공간을 살고 있는 시민들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A씨는 이 의원의 발언을 언급하며 "마주치면 정말 어떻게 드잡이라도 하고 싶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그는 "일반 시민이 해도 말이 안 되는 얘기인데 정책을 다루는 시의원 입장에서 그런 얘기를 했다는 게 한편으로는 측은한 생각이 든다"며 "정말 한심할 뿐"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6일 이 의원은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시정질문에서 이번 사건을 언급하며 "좋아하는데 안 받아주니 여러 가지 폭력적인 대응을 남자 직원이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가해자든 피해자든 부모의 심정은 어떨까요"라며 "저희 아들도 다음 주 월요일 군에 입대하는데 아버지의 마음으로 미뤄봤을 때,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억장이 무너질 것 같다"고 했다.


A씨는 전날 공개된 살해범 전주환(31)의 사진에 대해선 "정말 깜짝 놀랐다"며 "주위에서 정말 흔하게 볼 수 있는 그런 얼굴인데 우리 주변에 정말 있다는 게 정말 소름 끼쳤다"고 했다. 현재 유가족 상황에 대해서는 "현재 동생 부부(피해자 부모)는 아직도 현실을 인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심각한 외상 후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서울 신당역 여자 화장실에서 스토킹하던 20대 여성 역무원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전주환(31)의 신상정보를 19일 공개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경찰은 서울 신당역 여자 화장실에서 스토킹하던 20대 여성 역무원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전주환(31)의 신상정보를 19일 공개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그러면서 사건 초기 피해자와 전주환의 관계에 대한 일부 왜곡된 보도를 언급했다. A씨는 "지금 확인된 바로는 같은 역에서 근무할 때 전주환이 여자 화장실에 몰카를 설치했는데, 그걸 조카(피해자)가 최초 발견해서 경찰에 신고했다는 것"이라며 "최초 한 일간지 보도에서는 둘이 은밀한 공간에서 이루어진 촬영물을 가지고 협박을 했다는 식으로 보도했더라"고 짚었다. 그는 "그런 보도가 나오면서 일반적인 사람들이 선정적인 상상 혹은 인식을 해서 (2차 가해 악성 댓글 등) 망언이 나온 것(이라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A씨는 또 "회사에서 (가해자에 대한) 문제 인식을 하고 그 상황에 대한 관리 대책이 있었어야 하지 않나 싶다"면서 피해자와 전주환이 근무했던 서울교통공사 측의 대응에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A씨는 "한 달 전 검찰에서 징역 9년을 구형했다"며 "심각한 범죄를 저지른 중범죄인의 형량인데도 불구하고 회사에서 사원 신분 변동 없이 인트라넷에 접속할 수 있는 아이디랑 패스워드를 박탈하지 않고 이 사람이 아무 제재 없이 내부 인트라넷을 통해서 피해자 정보나 동선을 파악해서 범죄에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방치했다는 게 정말 뼈아픈 대목"이라고 비판했다.


끝으로 A씨는 "당사자의 부모가 아닌 큰아빠로서 아마 부모의 마음을 어떤 식으로도 대신할 수 없지만 대한민국에서 다시는 이러한 일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관계기관과 사회 또 우리 여론을 이끌어주는 언론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해결책을 바란다"고 덧붙였다.

AD

한편 경찰은 전날 가해자 전주환의 신상과 얼굴 사진을 공개했다. 1991년생 남성인 전주환은 지난 2018년 피해자와 같은 기수로 서울교통공사에 입사했으나 지난해 10월 교제 강요와 불법 촬영 및 협박 혐의로 체포돼 직장에서 직위 해제됐다. 그는 피해자를 스토킹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던 중 1심 선고를 하루 앞둔 지난 14일 밤 9시쯤 여자 화장실을 순찰하던 피해자를 뒤따라가 흉기로 살해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