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역실적장' 맥 못추는 증시…"증권주 팔아라" 사실상 매도 의견 봇물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증권업종에 대한 투자의견 '매도'가 빗발치고 있다.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금융 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강달러 장기화 전망으로 외국인의 이탈, 기업의 이익이 하락하는 역실적장 진입 등으로 증시 부진이 가속하면서 증권업종의 주가와 업황이 반등할 여지가 거의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장 초반 증권주들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원·달러 환율이 13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1380원을 돌파하면서 시장 지수가 부진한 여파의 직격탄을 맞아서다. 환율이 1380원을 넘어선 것은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4월 1일(고가 기준 1392.0원) 이후 13년 5개월 만이다. 오전 9시28분 기준 미래에셋증권(1.38%), 삼성증권(1.18%), 한국금융지주(1.611%), NH투자증권(1.02%), 메리츠증권(1.42%), 키움증권(1.83%) 등 모두 1% 이상 하락세를 보였다.
증권가는 증권업종에 투자에 대해 보수적으로 바라봤다. 현대차증권은 투자의견 '중립'을 내놨다. 중립은 사실상 매도를 의미한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증권업종의 주가와 업황은 6월에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이후 최근 진정세이지만 추세적인 반등이 전망되지 않는다"면서 "각사별 모멘텀도 제한적이라 전체적으로 주가는 지수 흐름과 유사할 것"이라며 반등의 여지가 없다고 짚었다.
당장 확인 가능한 8월 지표도 부진했다. 7~8월 일평균 주식 거래대금은 전년 대비 19.9% 감소했다. 8월 투자자 예탁금은 전월 대비 2.2% 줄었다. 이 연구원은 "이는 정기예금 금리 상승도 요인으로 해석되며, 이에 따라 중기적으로 증권업의 브로커리지 둔화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채권 시장의 경우 매매평가손실 축소 등으로 3분기 실적은 2분기 대비 개선될 전망이나, 이 또한 매파적 스탠스 지속, IB(투자은행) 부문 성장 둔화, 보유자산 손실 인식 등을 따져볼 때 유의미한 업황 변화로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짚었다.
게다가 금융업종 내에서 상대적으로 소구할 매력도 크지 않다. 올해 실적 부진에 따른 기저 영향으로 내년 이익은 증가할 공산이 크지만 시중금리 급등으로 인해 손해보험에 이어 생명보험까지도 내년 이후의 재무 성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고,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 0.4배, 주가수익비율(PER) 5배로 절대적으로 낮지만 은행과 비교해서는 높은 수준이다.
그는 "증권업종 주가는 오랜 기간 초과 하락을 지속한 데다 업황이 바닥에 가까워지고 있는 점을 고려했을 때 현시점에서 비중을 추가로 축소할 정도는 아니겠지만 업황을 주로 결정 짓는 긴축에 대한 방향성 전환이 명확히 확인될 때까지는 중립 이상의 포지션을 추천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KB증권도 증권업종의 영업환경 악화가 지속되고 있으며 모멘텀은 낮아지고 있어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내놨다. 악화 요인으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의지 재확인에 다른 주식 시장 변동성 확대, 환율 급등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수급 여건 악화 등을 꼽았다. 이에 브로커리지 지표를 점검했을 때 3분기는 2분기 대비 악화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8월 증권업종은 3.29% 하락하면서 코스피(0.02%)보다 약세를 보였다"면서 "이는 거래대금 감소 영향뿐만 아니라 부동산 금융 위축에 따른 IB 부문의 성장 둔화 우려 및 부동산과 비시장성 자산의 평가 손익 변동성 확대에 대한 우려 역시 반영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남아 있는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금융업종 중 가장 낮은 순위의 선호도를 유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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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주식시장의 '큰 손' 국민연금이 증권주의 지분을 축소한 것도 증권업종에 대한 투자심리를 악화하는 요인이다. 국민연금 역시 증권사의 부진한 실적을 예상하고 비중을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연금은 6월과 8월에 한국금융지주 주식을 매도해 지분을 9.08%까지 줄였다. BNK금융지주와 키움증권의 국민연금 지분 비중도 각각 9.95%, 9.85%로 줄어들었다.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의 지분율도 1% 이상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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