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물상대위권 행사한 저당권자, 실제 배당받을 때까지의 이자도 우선변제 받아야"
근저당권을 설정한 부동산이 현금화돼 저당채권자가 물상대위권을 행사한 경우 실제 배당이 이뤄질 때까지의 이자 혹은 지연손해금에 대해서도 우선변제권을 갖는다는 첫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재판부는 "저당권자가 물상대위권을 행사해 채권압류명령 등을 신청하면서 그 청구채권 중 이자·지연손해금 등 부대채권의 범위를 신청일 무렵까지의 확정금액으로 기재한 경우, 그 신청 취지와 원인 및 집행 실무 등에 비춰 저당권자가 부대채권에 관하여는 신청일까지의 액수만 배당받겠다는 의사를 명확하게 표시했다고 볼 수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배당절차에서는 채권계산서를 제출했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배당기일까지의 부대채권을 포함해 원래 우선변제권을 행사할 수 있는 범위에서 우선배당을 받을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물상대위권을 행사하는 저당권자가 민사집행 실무에서 요구하는 바에 따라 부대채권의 범위를 신청일 무렵까지의 확정금액으로 기재한 것은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제3채무자를 배려하기 위한 것일 뿐 나머지 부대채권에 관한 우선변제권을 확정적으로 포기하려는 의사에 기한 것이라고 추단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아시아경제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근저당권을 설정한 부동산이 현금화돼 저당채권자가 물상대위권을 행사한 경우 실제 배당이 이뤄질 때까지의 이자 혹은 지연손해금에 대해서도 우선변제권을 갖는다는 첫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실무상 저당권자가 물상대위권을 행사하며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 또는 전부명령을 신청할 때 이자나 지연손해금 같은 부대채권의 범위를 신청일 무렵까지의 확정금액으로 기재하지만, 그것은 변제 의무를 지게 된 제3채무자가 대략적인 채무 범위를 파악할 수 있도록 배려하기 위한 것일 뿐 실제 배당기일까지의 이자를 포기하겠다는 의사로 해석할 수는 없다는 취지의 판결이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중소기업은행이 농협은행 등을 상대로 낸 배당이의 신청 사건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6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가 우선적으로 배당받을 수 있는 채권금액에 배당기일까지의 부대채권이 포함된다는 취지의 원심 판단은 일부 적절하지 않은 부분이 있지만,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물상대위에 의한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 경매절차에서 청구금액 확장의 허용 여부나 시한, 배당이의의 소에서 원고적격과 소의 이익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고 상고를 기각한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중소기업은행에서 20011년 주택담보대출로 16억원을 빌리면서 자신이 소유한 서울 동작구 대지와 지상 건물에 1순위 근저당권을 설정해줬다. 이후 A씨는 2013년 9월 다시 중소기업은행에서 3100만원을 일반자금대출로 빌리면서 거래조건변경추가약정을 체결했다. 그런데 A씨는 2014년 10월부터 대출금에 대한 이자를 갚지 않았다.
또 A씨는 2012년 5월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 명의로 다시 중소기업은행에서 2억원의 중소기업자금대출을 받으며 같은 부동산에 2순위 근저당권을 설정해줬다. A씨는 해당 대출에 대해서는 2013년 9월까지만 이자를 지급했다.
한편 저당권의 목적이 된 해당 부동산들은 B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의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사업 지역에 포함돼 있었는데, 사업시행자가 분양공고를 냈는데도 A씨가 분양신청을 하지 않는 바람에 A씨는 분양권 대신 돈으로 정산받는 현금청산 대상자가 됐다.
중소기업은행은 2014년 12월 A씨 소유 부동산에 설정해둔 2순위 근저당권의 물상대위에 기해 A씨가 받게 될 부동산의 청산금과 수용보상금 청구채권 중 2억2500여만원에 대한, 또 1순위 근저당권의 물상대위에 기해 16억5500여만원에 대한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았다.
물상대위는 저당권의 목적물이 멸실, 훼손되거나 공용징수를 당했을 경우 등에 해당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한 채무자가 취득하게 될 금전 등 물건에 대신 담보권을 행사하는 것을 말한다.
이번 사건의 피고인 농협은행은 중소기업은행보다 후순위 저당권에 기해 8억4800만원에 대한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았다.
사업시행 조합은 압류 및 추심명령을 포함한 압류채권 총액이 채권액을 초과하자 청산금 전액인 28억8000여만원을 공탁, 2016년 배당이 이뤄졌다.
문제는 '이자'였다. 중소기업은행은 당초 압류명령을 신청할 때까지의 이자를 계산해 받아낼 돈을 특정했었는데 배당 절차가 2년 뒤 개시되는 바람에 그사이에 3000만원이 넘는 추가 이자가 발생한 것.
중소기업은행은 배당기일 전 집행법원에 이 같은 추가 이자 발생분까지 포함해 배당받아야 한다며 이자나 지연손해금 등 부대채권의 범위를 배당기일 전날까지로 산정한 채권계산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법원이 중소기업은행이 2년 전 채권압류신청을 할 당시 적어낸 이자액만 포함해 배당하고 나머지 돈을 후순위 채권자들에게 배당하자 중소기업은행은 배당표 경정과 함께 농협은행 등 후순위채권자들에게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하며 배당이의의 소를 제기했다.
1심은 "배당이 위법하다고 가정해도 중소기업은행이 물상대위권을 행사한 채권 전액을 배당받았고, 이를 초과해 배당받을 권리가 없는 이상 농협은행 등에 대한 배당이의 소송은 이익이 없다"라며 배당이의의 소를 각하했다.
또 "원고는 이 사건 압류 및 추심명령의 각 청구금액의 범위를 초과하는 부분의 채권에 관하여는 물상대위권의 행사에 나아가지 아니해 우선변제권을 상실했으므로, 피고들이 이 사건 공탁금으로부터 이득을 얻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피고들에게 부당이득으로 반환청구할 수 없다"라며 중소기업은행의 부당이득반환청구를 기각했다.
반면 2심은 "압류 및 추심명령상의 청구금액만을 기준으로 채권금액을 인정한다면 물상대위 사유의 발생이라는 우연한 사정만으로 그 우선변제권을 제약하는 결과가 돼 부당하다"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대법원은 이 같은 2심 재판부의 판결에 대해 일부 이유에 문제는 있지만 결론에 있어 타당하다며 피고들의 상고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저당권자가 물상대위권을 행사해 채권압류명령 등을 신청하면서 그 청구채권 중 이자·지연손해금 등 부대채권의 범위를 신청일 무렵까지의 확정금액으로 기재한 경우, 그 신청 취지와 원인 및 집행 실무 등에 비춰 저당권자가 부대채권에 관하여는 신청일까지의 액수만 배당받겠다는 의사를 명확하게 표시했다고 볼 수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배당절차에서는 채권계산서를 제출했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배당기일까지의 부대채권을 포함해 원래 우선변제권을 행사할 수 있는 범위에서 우선배당을 받을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물상대위권을 행사하는 저당권자가 민사집행 실무에서 요구하는 바에 따라 부대채권의 범위를 신청일 무렵까지의 확정금액으로 기재한 것은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제3채무자를 배려하기 위한 것일 뿐 나머지 부대채권에 관한 우선변제권을 확정적으로 포기하려는 의사에 기한 것이라고 추단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근저당권자가 물상대위에 의해 채권압류명령 등을 신청하면서 청구채권 중 이자·지연손해금 등 부대채권의 범위를 신청일 무렵까지의 확정금액으로 기재해도 이는 제3채무자 배려를 위한 집행실무의 요구에 따른 것에 불과하므로, 그 이후에 개시된 배당절차에서 근저당권자는 신청일 이후 배당기일까지 발생한 이자도 우선배당받을 수 있다는 점을 밝힌 최초의 대법원 판결이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대법원은 근저당권자가 물상대위권을 행사한 경우와 달리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를 신청한 경우에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신청채권자의 청구금액은 그 기재된 채권액을 한도로 확정되고, 그 후 신청채권자가 채권계산서에 청구금액을 확장해 제출하는 등의 방법으로 청구금액을 확장할 수 없다"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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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이 이처럼 저당권에 기한 경매 신청의 경우와 물상대위권 행사의 경우를 서로 다르게 보고 있는 것은, 채권압류 등을 신청할 때 집행실무에서 청구금액 중 부대채권을 신청일까지 발생한 금액까지만 특정하도록 요구하고 있지만, 부동산경매를 신청할 때에는 신청채권자가 신청 당시 청구금액으로 배당기일까지의 이자도 청구할 수 있다는 차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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