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 이번엔 나란히 디지털 성범죄 대책
경찰 '성 착취물' 전담수사팀
檢 강화된 사건처리기준 적용
전세 사기 이어 또 경쟁 구도
8년에 걸쳐 남성 1천300여명의 알몸 사진·영상(일명 '몸캠') 등을 유포한 혐의로 구속된 김영준(29)이 6월 11일 서울 종로경찰서 유치장에서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나오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검찰과 경찰이 같은 날 디지털성범죄에 칼을 빼드는 계획을 발표했다. 협업보다는 아닌 각자도생과 경쟁의 모양새다. 이른바 ‘검수완박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 시행을 앞두고 검찰과 경찰은 전세사기 등 범죄에 대해 경쟁 구도를 이어왔다. 이번 디지털성범죄 사건에서도 이 같은 구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지난 1일 "‘n번방’ 사건과 유사한 미성년자 성 착취 영상물 범죄 사건 수사를 위해 전담수사팀(TF)을 구성했다"라고 발표했다. 수사팀을 기존 1개 팀에서 6개 팀으로 늘리고 수사 인력도 6명에서 35명으로 증원했다. 현재 경찰은 아동·청소년 성보호법 위반 등 혐의를 받고 있는 A씨 등을 수사 중이다. 일명 ‘엘’로 불리는 A씨는 미성년자를 협박해 성 착취 동영상을 촬영하게 하고, 해당 영상을 텔레그램 등에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A씨 범행 방식은 ‘n번방 사건’ 가해자들인 ‘박사’ 조주빈과 ‘갓갓’ 문형욱과 유사하다. A씨는 조주빈과 문형욱이 구속된 2020년 활동을 시작해 작년 5월까지 범행을 이어온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찰이 TF를 구성한 것은 신속한 수사로 최대한 빨리 A씨를 검거하기 위해서다. 현재까지 알려진 피해자는 여러 명이며, 관련 영상물도 수백 개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 뿐만 아니라 성 착취물 영상을 시청하고 소지한 자들도 적극 수사하는 등 엄정 대응을 예고했다.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와 협업해 피해자의 국선 변호인 선임을 지원하기로 하는 등 피해자 대책도 마련했다.
같은 날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대검찰청에 "과학수사를 활용해 범죄를 끝까지 추적하고 성 착취물 제작·배포 사범은 원칙적으로 구속 수사를 하는 등 강화된 사건처리 기준을 준수하라"라고 지시했다. 한 장관 지시는 경찰이 수사 중인 A씨 사건을 겨냥한 것이다.
지난달 법무부는 이른바 ‘검수완박법’으로 제한된 검찰 수사 권한을 복원하는 내용의 정부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1일 차관회의에서 의결된 시행령 개정안은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는 부패범죄와 경제범죄의 범위를 대폭 확대하고, 사법 질서 저해 범죄와 개별 법률이 검사에게 고발·수사 의뢰하도록 한 범죄는 검찰청법상 ‘중요범죄’로 묶어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게 한 내용을 담고 있다. ‘검수완복’ 논란을 낳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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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의 시행령 개정안 추진 움직임 속에서 검찰과 경찰은 공통된 수사 주제를 앞다퉈 다루고 있다. 지난달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엄정 대처를 주문한 전세 사기에 대해 검찰과 경찰이 나란히 수사 청사진을 발표했다. 이 밖에 전화금융사기 등에 대해서도 검찰과 경찰은 모두 전담팀 또는 수사단을 꾸려 대응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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