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싸움 등 자극적인 사연에 시청자 피로감
"방송에 가정사 알려지는 자녀들 인권도 고려해야"

30일 MBN, K-STAR 예능프로그램 '고딩엄빠2'에는 13살 차이 부부가 출연했다. 사진=방송분 캡처

30일 MBN, K-STAR 예능프로그램 '고딩엄빠2'에는 13살 차이 부부가 출연했다. 사진=방송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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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10대 부모들을 조명하는 예능프로그램 '고딩엄빠'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부부 간 욕설과 고성이 오가는 등 자극적인 모습이 연일 전파를 타면서 시청자들의 뭇매를 맞았다. 출연자 자녀들의 모습이 여과없이 방송에 나온다는 점에 대해서도 '아동인권 침해'라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고딩엄빠2' 방송분에서는 19세에 엄마가 된 A씨와 13세 연상 남편, 그리고 두 딸이 함께한 일상이 공개됐다. 아버지의 부고로 어른스러운 사람이 이상형이었던 A씨는 아르바이트를 하던 곳에서 현재의 남편을 만나 혼전 임신을 하게 됐다. 두 사람은 가족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했다.

시청자들은 미성년자와 성인이 만나 결혼, 출산했다는 점에 분노했다. 성인이 법적으로 보호받아야 할 미성년자를 만난 것이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다. 두 사람이 만났을 당시 A씨는 18살이었으며 남편의 적극적인 구애로 두 사람은 연인이 됐다. 방송에 출연한 패널들도 "미성년자와 성인은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A씨는 방송에서 "나이차 때문에 기본적으로 욕은 많이 먹었다. '무슨 아저씨가 애를 만나냐. 이건 성범죄다' 등의 말을 들은 적도 있다"며 주위 사람들이 따가운 시선을 보냈다고 털어놨다.


더불어 남편이 아내를 대하는 태도도 논란을 샀다. 남편은 아내 A씨에게 가사와 육아를 모조리 맡기고 막말을 내뱉었다. 또 그는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로 에어컨 대신 선풍기를 사준 뒤 선풍기 조립과 식사 준비를 아내에게 떠넘겼다. 그 후 차량을 청소하겠다며 혼자 자동차로 가 에어컨 아래에서 편히 쉬었다. 식탁에 앉아서는 국이 없다는 이유로 아내를 타박하거나 아내에게 얼음물을 가져오라고 시키기도 했다.

지난 16일 MBN, K-STAR 예능프로그램 '고딩엄빠2'에는 중학교 2학년 때 첫 아이를 가진 출연자가 나왔다. 사진=방송분 캡처

지난 16일 MBN, K-STAR 예능프로그램 '고딩엄빠2'에는 중학교 2학년 때 첫 아이를 가진 출연자가 나왔다. 사진=방송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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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딩엄빠가 다룬 사연이 도마 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당초 이 프로그램은 10대 부모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지우고 이들이 어엿한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하도록 응원한다는 취지로 제작됐지만, 매회 자극적인 사연이 송출되며 물의를 빚었다.


지난 16일 공개된 '중딩엄마' 사연도 논란이 됐다. 중학교 2학년 때 첫 아이를 임신한 출연자 B씨는 둘째 아이를 임신했다는 사실조차 몰라 결국 화장실에서 출산했다. 두 아이의 엄마가 된 B씨는 현재의 남편과 만나 혼인신고를 하고 가정을 이뤘다. 두 사람은 4남매를 키우며 사소한 일에도 다퉜고, 고성과 욕설까지 주고받았다.


이처럼 반복되는 논란에 프로그램에 대한 대중들의 피로도는 높아진 상황이다. 해당 프로그램의 시청자 게시판에는 프로그램 폐지를 요구하는 글이 다수 올라와 있다. 한 시청자는 30일 시청자 게시판에 글을 올려 "이 프로그램의 취지를 도저히 모르겠다.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메세지를 줄 수 있는 사례가 아닌데 왜 이걸 굳이 TV에 전시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성년자의 임신이라는 문제를 매우 무겁게 다루고 (그에 대한) 경각심을 세워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면 방영 찬성이지만, (이 프로그램은) 자극적이기만 하다"고 꼬집었다.


출연자 자녀의 인권 문제도 언급됐다. 또 다른 시청자는 지난 24일 시청자 게시판에 글을 올려 "부모가 동의하면 아이는 공개적으로 방송이 나와 부모의 치부를 고스란히 떠안고 살아야 하나"라며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떠나 한 아이가 너무 안쓰럽다. 이런 방송을 내보낼 땐 적어도 이 방송으로 인해 아이가 학교나 친구들 사이에서 어떻게 보여질지 생각 좀 하고 내보내라"고 일침했다. 가정사가 공개되는 방송에 어린 아이들의 신상이 그대로 공개되는 것이 우려스럽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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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방송된 고딩엄빠 13회는 전국 유료가구 기준 시청률 1.662%를 기록했다. 전주 방송분(2.03%)에 비해 시청률이 소폭 하락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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