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보호법 위반 사건 2011년 98건→2021년 1072건
검거율은 역주행…10년 사이 90.8%→ 64.3%로 급락

뇌졸중으로 주인이 쓰러지자 크게 짖어 주인을 살린 개 복순이. 사진=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뇌졸중으로 주인이 쓰러지자 크게 짖어 주인을 살린 개 복순이. 사진=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지난 24일 오후, 코와 젖꼭지가 잘린 강아지가 전북 정읍시 연지동의 한 식당 앞에서 지나가던 행인에 의해 발견됐다. 강아지는 코와 젖꼭지가 잘려 많은 피를 흘린 상태였는데, 이 강아지의 이름은 ‘복순이’였다. 복순이는 견주가 뇌졸중으로 쓰러졌을 때 크게 짖어 목숨을 구해 동네의 마스코트로 불렸던 충견이었다. 견주는 병원을 다녀온 뒤 복순이가 죽자 도축업체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비글구조네트워크는 보신탕집까지 넘겨진 복순이의 사체를 찾아와 화장했다.


이틀 뒤인 26일 오전 제주시 한경면의 한 도로에서는 옆구리에 화살이 관통된 채 돌아다니던 개가 발견됐다. 통증 때문에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고 헐떡이며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본 주민이 경찰에 신고했다. 화살 길이는 70㎝에 달했지만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고, 개는 포획 직후 화살 제거 수술을 받았다.

반려동물 1500만 시대에 들어섰지만, 반려동물 유기, 유기견·묘에 대한 잔혹한 살해 등 동물학대는 끊이질 않고 있다.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지만, 동물학대 범죄에 대한 제대로 된 처벌은 여전히 요원한 상황이다.


29일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동물보호법 위반 사건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1년 98건에 불과했던 동물보호법 위반 사건은 2016년 303건으로 늘더니, 2017년 398건, 2018년 531건, 2019년 914건, 2020년 992건, 2021년 1072건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이에 따라 검거 인원도 늘었다. 2011년 113명에서 2016년 330명으로, 2021년에는 937명으로 발생 건수와 비슷한 비율로 증가했다.

그러나 사건 발생 대비 검거율은 갈수록 낮아지는 추세다. 2011년 90.8%였던 검거율은 2019년까지 80% 안팎을 기록했다. 그러다 2020년에 75.3%로 떨어진 검거율은 2021년 64.3%까지 급락했다.


검거를 하더라도 제대로 된 처벌이 이뤄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국회의원이 법무부와 법원행정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입건된 피의자 4221명 중 구속 기소된 피의자는 전체의 0.1%인 단 4명에 불과했다. 1965명(46.6%)은 기소조차되지 않았고 1372명(32.5%)은 약식명령 처분을 받았다. 정식재판에 넘겨진 사건은 2.9%인 122명에 그쳤다.


재판에 넘겨지더라도 처벌은 비교적 관대한 편이다. 동물보호법 위반 1심 처리 내역을 보면 최근 5년간 정식재판을 통해 실형을 받은 피고인은 5.5%에 불과했다. 절반 이상인 56.9%의 피고인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마저도 최근 5년간 최대 벌금액은 1800만원(2021년), 최소 20만원(2017년)으로 비교적 가벼운 선고로 끝이 났다. 현행법상 동물학대를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으나 대법원의 양형기준이 없어 판사의 재량에 의해 처벌 수위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AD

송기헌 의원은 "동물권과 생명 존중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높아지고 있으나 처벌은 변화를 여전히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라며 "사법부의 양형기준 마련과 엄중한 처벌을 통해 동물 학대 범죄가 중대한 범죄임을 알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