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美 인플레 감축법 '협상'으로 대응
이달 중 산업부 1급 고위간부 美 급파
다만 연내 법안 개정 가능성은 낮아
'상소기능 정지' WTO 제소 실효성도 지적

'인플레 감축법' 서명하는 바이든 美 대통령
    (워싱턴DC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기후변화 대응과 의료보장 확충 등을 골자로 한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서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 맨친 상원의원, 척 슈머 상원의원, 제임스 클리번 하원의원, 프랭크 펄론 하원의원, 캐시 캐스터 하원의원. 2022.08.17
    ddy04002@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인플레 감축법' 서명하는 바이든 美 대통령 (워싱턴DC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기후변화 대응과 의료보장 확충 등을 골자로 한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서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 맨친 상원의원, 척 슈머 상원의원, 제임스 클리번 하원의원, 프랭크 펄론 하원의원, 캐시 캐스터 하원의원. 2022.08.17 ddy04002@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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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세종=이준형 기자]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한 우리 정부 대응방안은 ‘양자협상’으로 요약된다. 한국산 전기차를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미국 정부에 대해 “대화를 통해 해결하겠다”는 기본 방침을 세운 셈이다. 정부는 양자협상을 통해 미국이 구체화할 인플레이션 감축법 관련 세액공제 가이드라인에 국내 기업 입장을 최대한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달 중 1급 고위간부를 미국에 급파하기로 했다. 산업부는 미국 재무부와 무역대표부(USTR) 등 인플레이션 감축법 관계 부처와 회동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안덕근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도 다음달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장관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하며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대한 한국 측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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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압박할 장치 마땅치 않아"

문제는 실효성이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속전속결로 시행된 배경은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에 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지난달 말 구체적 내용이 처음 공개된 후 불과 한 달 만에 미국 상·하원 통과를 거쳐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으로 이어졌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시행된 정치적 배경이 확실한 만큼 미국 정부가 연내 법안을 개정할 여지도 적다는 의미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협의를 통해 우리가 원하는 쪽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은 낮다”면서 “하지만 정부가 미국을 압박할 수 있는 장치도 마땅히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이같은 점을 모르는 건 아니다. 산업부 고위관계자는 지난 24일 출입기자단 대상 백브리핑에서 “(IRA는) 미국 정치 일정상 전격적으로 처리된 법”이라며 “미국 정부가 목적을 가지고 있는 만큼 당장 개정이나 완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밝혔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은 25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관련 반도체·전기차 업계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장관은 "미국에 인플레이션 감축법의 통상 규범 위배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할 것"이라며 "유럽연합(EU), 일본 등 유사 입장국과 협력해 공동 대응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제공 = 산업통상자원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은 25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관련 반도체·전기차 업계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장관은 "미국에 인플레이션 감축법의 통상 규범 위배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할 것"이라며 "유럽연합(EU), 일본 등 유사 입장국과 협력해 공동 대응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제공 = 산업통상자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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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 제소' 실효성도 의문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카드까지 꺼내든 이유다. 산업부는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검토한 결과 WTO 규범은 물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도 위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도 지난 2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대한 우려가 크다”면서 “WTO에 제소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WTO 제소의 실효성 역시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WTO의 대법원격인 상소기구가 2019년부터 제 기능을 하지 못해서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WTO의 분쟁 해결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아 정부가 WTO 제소를 통해 미국을 압박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기본적으로 양자협의를 통해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해결하겠다는 방향성은 맞다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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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자동차 업계는 정부 협상과 별도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당초 내년 상반기로 계획한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 착공 시점을 올 하반기로 약 6개월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인플레이션 감축법 대응 차원에서 지난 23일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다음달 유럽자동차협회(ACEA)와 공동 입장문을 발표할 계획이다.


세종=이준형 기자 gil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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