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분야 인재영입…제약업계 빗장 풀렸다
"경영체제 혁신전환 필요"
삼성전자·한은 출신 등
관련업계 외 경력자 영입
신약개발 강화·신사업 맡을
외부 전문가 영입도 활발
왼쪽부터 배경태 한미사이언스 부회장, 송기석 SK바이오사이언스 가치혁신실장, 송수영 휴온스글로벌 총괄사장, 이한주 GC녹십자 디스커버리 유닛장, 강덕원 일동제약 생산본부장.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그동안 다른 산업계와 비교해 폐쇄적이라는 평가를 받던 국내 제약업계가 신약 개발 전문가는 물론 기업활동(IR)·재무 등 경영 분야까지 외부 인재 영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대두와 미래 성장 동력 확보 등을 위해 빗장을 풀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경영혁신 위해 "인재 모셔라"
24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 한미사이언스는 최근 삼성전자 부사장을 지낸 배경태 부회장(64)을 영입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배 부회장은 삼성전자에서 중국, 중동, 아프리카 등 총괄장으로 해외 영업을 책임졌고,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 총괄 인사팀장을 역임하며 효율적 인사와 교육혁신 등 조직 관리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이력을 갖고 있다. 제약업계 경력이 없음에도 다른 산업군에서의 경영 역량을 인정받아 영입된 사례다.
한미사이언스는 배 부회장의 영입과 함께 그룹사 전략 수립 등을 주도할 전략기획실을 신설하고, 배 부회장을 전략기획실장으로 임명했다. 한미약품그룹 관계자는 "국내 및 해외 영업과 경영, 조직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역량을 발휘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며 "그룹 내 협력과 소통·혁신을 강화할 적임자로,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달 1일 기존 IR실을 ‘가치혁신실’로 개편하고 한국은행, 메릴린치 출신인 송기석 실장을 영입했다. 지주회사 SK디스커버리의 가치혁신실장도 겸임하는 송 실장도 제약·바이오 기업 경력은 없다. 메릴린치에서 리서치 헤드, APAC(아시아태평양) 금융산업본부장 등을 역임한 금융 전문가로 평가된다. 송 실장은 가치혁신을 위한 업무를 총괄하는 중책을 맡았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에 앞서 6월에도 의·약학 전담조직인 ‘메디컬 어페어(Medical Affairs)실’을 신설하고, 한국화이자 출신의 김혜영 메디컬 디렉터를 영입했다. 이번 신규 영입은 모두 사업 경쟁력과 기업가치 제고를 목표로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한 휴온스그룹도 인재 영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주사 휴온스글로벌이 세계적 경영컨설팅 기업 ‘딜로이트컨설팅’의 한국과 일본 CEO를 역임한 송수영 총괄사장을 영입한 데 이어 삼일회계법인 회계사 출신의 강신원 전무를 최고재무관리자(CFO)로 선임했다. 휴온스그룹은 "새로운 대도약을 위해 과감한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통해 전문경영인 체제로 경영 체제를 전환하고, 경영 혁신을 이끌 전문가를 영입했다"고 밝혔다.
신약 개발·신사업 전문가 영입 활발
신약 개발을 강화하고 세부 사업 영역 확장을 위한 영입도 이어졌다. 일동제약은 올해만 3명의 외부 전문가를 맞아들였다. 삼성바이오에피스, GC녹십자 출신의 강덕원 생산본부장(부사장)을 비롯해 영진약품 대표를 지낸 이재준 글로벌본부장(부사장)을 영입했고,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는 헬스케어 분야를 담당할 이신영 CHC(컨슈머헬스케어) 부문장(전무)도 임명했다. 일동제약은 "생산과 품질 관리를 강화하고 파이프라인 기술 수출 활성화, 사업 영역 확장 등을 위한 영입"이라고 전했다.
GC녹십자도 연구개발(R&D) 부문 임원으로 이한주 디스커버리 유닛장을 영입했다. 이 유닛장은 SK바이오팜, 비보존 등에서 신약물질을 발굴하고 R&D 전략을 수립한 이력을 갖고 있다. 이 유닛장은 희귀질환을 포함한 다양한 질환의 신약 후보물질 발굴에 주도적 역할을 담당한다.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주력으로 하는 메디톡스도 신사업 강화를 위한 영입이 이어졌다. 최근 바이오뷰티사업부를 신설하고, 담당 임원으로 김미성 이사를 발탁했다. 김 이사는 제일기획, 에스티로더 출신의 코스메틱 전문가다. 또 LG생활건강기술원 출신 이헌식 이사를 건기식사업부 담당 임원으로 영입해 건강기능식품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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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새로운 먹거리 확보가 필수적인 만큼 사업 영역 확장 등에 따라 인재 영입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라며 "ESG 경영 기조가 확대하면서 경영 혁신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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