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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에 수출마저 '흔들'…하반기 스태그플레이션 온다

최종수정 2022.08.09 11:29 기사입력 2022.08.09 11:29

물가상승률 24년만에 최고치
2분기 연속 0%대 성장률
과거 경제위기땐 수출로 타개
고환율 상황도 부담

추석을 앞두고 밥상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7월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물가지수는 113.12(2020년=100)로 1년 전보다 8.0% 올랐다. 식품 물가는 지난해 2월 이후 1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특히 식용 유지(34.7%) 등 가공식품과 채소·해조류(24.4%) 등 신선식품 물가가 크게 올랐다. 7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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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6.3%로 약 2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데다 우리경제가 2분기 연속 0%대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하반기 스태그플레이션(물가상승 속 경기침체)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물가가 고공행진 하는 가운데 우리 경제를 떠받치는 수출마저 흔들리면서 하반기 경기가 급격히 둔화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진단했다.


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6.3% 올라 1998년 11월(6.8%)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소비자물가가 두 달 연속 6%대 상승률을 이어간 것은 1998년 10월(7.2%)·11월(6.8%) 이후 23년8개월 만이다. 특히 지난달 농산물 물가 상승률이 8.5%로 전체 평균을 크게 웃돈 데다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 상승률도 각각 8.2%, 8.4%에 달해 당분간 고물가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물가 5%대 눈앞= 과거 두 번의 경제위기 때 물가를 살펴보면 환율 급등으로 외환위기 당시 1998년 2월 물가 상승률이 9.5%까지 치솟았다.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 7월에도 물가 상승률이 5.9%까지 뛰었지만 6%대를 기록한 현재보다는 낮은 수준이었다. 올해 1~7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9% 올랐는데, 9~10월 물가가 정점에 다다를 것으로 예측한다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정부 전망치인 4.7%를 상회해 5%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연간 물가 상승률이 5%를 넘은 건 외환위기였던 1998년(7.5%) 이후 없었다. 2008년에도 물가 상승률이 4.7%였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물가 상황은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물가가 외환위기 직후 고점 가까이 다다른 가운데 주요 경제지표는 꺾이면서 경기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보다 2.9% 늘었다. 지난 1~2분기 실질 GDP가 전기 대비 각각 0.6%, 0.7%(속보치) 성장하면서 3~4분기 역성장만 하지 않으면 올해 2% 중반대 성장률을 달성할 가능성이 커졌지만 최근 소비·수출에 먹구름이 끼면서 변수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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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완화로 되살아났던 소비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둔화할 여지가 있는 데다 주요 교역국인 미국·중국에서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는 1·2분기 역성장했고,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은 전 분기(4.8%)보다 크게 낮아진 0.4%에 그쳐 우리나라 수출에 비상등이 켜졌다. 외환위기 당시 GDP를 살펴보면 1997년 4분기(-0.5%), 1998년 1분기(-6.8%), 2분기(-0.8%)까지 3분기 연속 역성장을 기록했으며, 금융위기였던 2008년 4분기(-3.3%) 마이너스였다가 회복한 바 있다.

주요국 금리 인상도 경기 하방 압력을 키우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이은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에다 유럽중앙은행(ECB)도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았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달 빅스텝에 이어 이달 말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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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수출로 위기 타개, 올해는 어려워= 고환율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점도 경제에 부담이다. 외환위기 당시 원·달러 환율은 2000원에 육박할 정도로 치솟았는데 올해 환율 역시 1300원 선을 넘어서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수입단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과거 경제위기가 수요 측 요인, 금융시장 위기였던 반면 올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공급 요인이 큰 ‘복합위기’라는 것이 차이점"이라며 "이전에는 세계화 와중에 중국 등 수출로 위기를 탈출했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는 점에서 위기감이 크다"고 지적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실장은 "고물가가 계속되고 미·중 경제가 안 좋아지고 있으며, 금리 인상도 시차를 두고 경기에 반영돼 경제 하방 위험이 더 커졌다"고 진단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실장은 "우리 경제가 2분기 연속 역성장은 아니지만 이미 스태그플레이션 진입 단계에 돌입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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