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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 가격 추가인상 추진…'시멘트 vs. 레미콘·건설' 대립각

최종수정 2022.08.07 09:00 기사입력 2022.08.07 09:00

레미콘·건설 "일부 러시아산 유연탄 사용, 원가상승 요인 공개" 요구
시멘트 "영업 비밀 공개하라는 것, 레미콘 시멘트 배합비도 공개" 맞불

한 시멘트 공장에서 킬른(소성로)을 가동, 클링커(잘게 부수면 시멘트가 되는 완제품 이전의 단계)를 생산하고 있다.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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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 시멘트업계가 올들어 두 번째 시멘트 가격인상을 추진하면서 시멘트업계와 레미콘·건설업계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레미콘·건설업계가 "원가 상승요인을 투명하게 공개하라"며 추가 가격인상에 반발하자, 시멘트업계가 "공사현장 시멘트 배합비도 공개하라"고 맞불을 놓았기 때문이다.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건자회)는 지난 4일 현대건설과 DL이앤씨 등 주요 건설사들과 시멘트계열사가 없는 레미콘사, 수도권과 부산 레미콘 대표단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시멘트사의 추가 가격인상 추진 관련 관계기관 합동 비상대책회의'를 갖고 시멘트 가격 추가 인상 추진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건자회 측은 "상반기 인상 때는 유연탄 가격 상승분이 워낙 커 시멘트사들의 인상안을 수용했지만, 4개월도 안돼 추가 인상을 일방 통보하는 행태는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시멘트업계의 실제 유연탄 구입 단가가 시세보다 낮고, 일부에선 가격이 낮은 러시아산 유연탄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시멘트업계를 압박했다.


건자회는 또 가격 인상에 앞서 유연탄 등 주요 원자재의 실제 구매가격, 해상 및 육상 운송비 등 각종 원가 인상 요인에 대한 상세하고 투명한 공개 등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원가상승 요인을 공개하라는 것은 영업비밀을 알려달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그렇다면 레미콘·건설업계도 공사현장의 시멘트 배합비와 각종 자재비용을 공개해야 맞지 않느냐"고 맞받았다.

그러면서도 양측은 논란 확산은 원치 않는 분위기다. 한 시멘트사 관계자는 "러시아산 유연탄만 사용했더라도 추가 가격인상은 불가피하다, 그 만큼 어려운 상황이다. 호주산만 사용했다면 추가 가격인상률은 30%를 넘어서게 된다"면서 "시멘트 업체들도 추가 인상 추진이 부담스러운 것은 마찬가지인 만큼 양해를 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형 레미콘사 관계자도 "시멘트 가격이 오르면 레미콘 가격도 올려야 하는데 주택 건축비와 분양가 상승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단가 인상을 요구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공동 대응한다는 말이 나오지만 현실성이 없는 것 아니냐. 결국 건설사에 단가를 올려달라고 요청해야 하는 입장이라 답답하다"고 털어놨다.


레미콘·건설사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9월 시멘트 가격 추가인상은 불가피해 보인다. 한일시멘트는 다음달 1일부터 시멘트 가격을 현재 t당 9만2200원에서 10만6000원으로 약 15% 인상하는 내용의 공문을 지난 3일 레미콘사 등에 전달했다. 앞서 삼표시멘트도 레미콘 업체들에 시멘트 가격을 기존 1t당 9만4000원에서 10만5000원으로 11.7% 인상하겠다고 통보했다. 쌍용C&E와 성신양회, 아세아·한라시멘트 등도 조만간 가격 인상을 통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멘트 업체들은 지난해 7월 시멘트 가격을 1t당 7만5000원에서 7만8800원으로 5.1% 인상한 뒤 올들어 2월에도 약 15% 가량 인상한 바 있다. 이번에 세 번째 인상되면 시멘트 가격은 t당 10만원을 넘기게 된다.


시멘트업계는 시멘트 생산원가의 40% 가량을 차지하는 유연탄 가격폭등으로 가격 추가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유연탄 가격은 지난해 평균 t당 137달러(호주산 뉴캐슬 6000㎉/t 기준)에서 지난 2일 414달러에 거래돼 3배 이상 치솟았다. 원달러 환율도 지난해 말 1190원에서 1일 현재 1304원까지 오르면서, 실제 시멘트사들이 체감하는 원가부담 압박은 더 크다는 것이다.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한 운송·물류비 상승과 전력비용·금리인상 등도 원가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시멘트 업계의 심각한 경영실적도 추가 가격인상을 부추긴 요인 중 하나다. 쌍용C&E의 상반기 매출액은 8625억56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24억9400만원으로 같은 기간 53.2% 감소했다. 2월 가격 인상분 등이 반영돼 매출은 늘었지만 중대재해 사고까지 겹치면서 실적은 악화된 것이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시멘트는 가격을 올려도 원가상승으로 죽을 맛이다. 이는 레미콘업계와 시멘트업계의 실적 비교만 해봐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추가로 가격을 올리지 못하면 실제로 생산을 중단하는 업체가 나올 수 있는 극단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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