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보이스피싱 범죄 뿌리뽑기 나섰다… 합수단 설치·신고체계 일원화(종합)
서울동부지검에 보이스피싱 정부 합동수사단 설치
올해 안에 '보이스피싱 통합 신고·대응센터' 설립… 전화·인터넷 신고창구 일원화
신고·상담부터 수사·기소까지 패스트트랙 마련
[아시아경제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허경준 기자] 정부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를 막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마련했다.
그동안 부처별로 분산됐던 전화·인터넷 신고창구가 경찰청을 중심으로 한 통합신고·대응센터로 일원화되고, 검찰에는 검경을 비롯한 유관기관이 협력하는 보이스피싱 범죄 정부합동수사단이 설치된다.
국무조정실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법무부, 방송통신위원회, 금융위원회, 대검찰청, 경찰청, 금융감독원, 국가정보원,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 유관기관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보이스피싱 등 사이버범죄 대응 범부처 대책회의를 개최하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23일 밝혔다.
보이스피싱 범죄는 2006년 첫 피해 사례가 국내에 신고된 이후 지난 16년간 정부·민간기관의 각종 대책 마련과 지속적인 단속에도 불구하고 그 피해가 계속 증가해왔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21년 연간 피해금액이 7744억원으로 전년(7000억원) 대비 약 11% 증가한 반면, 보이스피싱 관련 사범 검거인원은 2만6397명으로 전년 3만9713명 대비 오히려 33.5%나 감소했다.
범죄 유형을 살펴봐도 조직폭력배가 개입된 기업형 보이스피싱 조직이 적발되는가 하면 범행수법도 문서위조·악성프로그램 유포 등 점점 전문화, 지능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보이스피싱에 대한 국가적 수사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범정부적인 특단의 대책이 필요해진 상황이다.
먼저 정부는 올해 안에 범정부 합동 '보이스피싱 통합 신고·대응센터'를 설립할 예정이다.
센터는 경찰청을 중심으로 방통위·과기부·금감원·KISA 등 인력을 파견받아 현재 경찰과 KISA, 금감원 등에 분산돼 있는 전화 신고창구를 112로 통합하고, 각 부처별로 운영 중인 인터넷 사이트도 1개 사이트로 통합, 신고접수부터 처리까지의 절차를 완전히 일원화할 방침이다.
나아가 신고데이터 집적·분석을 통해 수사는 물론 범죄 피해금 환급, 범죄이용 전화번호 이용중지, 계좌 지급정지, 피해자 명의도용 구제 등 각종 행정처분 자료로 즉각 활용할 수 있도록 통합 분석·대응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 정부는 대검찰청·경찰청·관세청·국세청·금감원·방통위 등 정부 유관기관들로 구성된 '보이스피싱 정부 합동수사단'을 설치·운영하기로 했다.
합동수사단은 서울동부지검에 설치되며 검찰·경찰·금감위·금감원·방통위 등 모든 유관기관이 협력, 전정부적인 역량을 동원해 대대적인 합동단속을 전개할 방침이다.
합수단은 고검검사급 단장을 중심으로 5~6개 검사실로 구성되며 경찰수사팀, 금융수사협력팀 등을 운용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편성안과 운영 방안에 대해서는 유관기관과 실무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대검은 밝혔다.
현재 수사권 조정에 따라 검찰은 피해금액 5억원 이상인 보이스피싱 범죄나 경찰 송치사건과 직접 관련성 있는 사건에 대해서만 수사가 가능하다.
따라서 송치된 현금수거책 사건의 보이스피싱 총책, 간부급 조직원들의 여죄뿐만 아니라, 대포통장·대포폰 유통조직, 피해금 해외반출 조직 등의 경우 송치사건과의 직접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으면 직접 수사가 불가능해, 수사개시 범위 제한이 없는 경찰과 합동수사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검찰은 수사단계에서 경찰수사팀과 합동 혹은 직접수사, 강제수사 영장 신속처리, 송치사건 기소 및 공소유지, 국제공조수사 요청 등 역할을 수행하게 되며, 경찰은 검찰과 협력해 보이스피싱 조직 및 대포통장·대포폰 유통조직 수사 및 송치, 범죄수익 환수, 해외 보이스피싱 사범 강제송환 등을 담당하게 된다.
금감원과 방통위는 범행이용 계좌 및 통신기기 사용중지 등 필요조치, 피해회복, 통신사 등에 대한 행정처분 검토 등을 맡게 되며관세청과 국세청은 자금 추적 및 피해금 해외반출 사범 수사, 조세포탈 조사, 범죄수익 환수 지원 등 역할을 맡는다.
검찰은 최말단 현금수거책, 대포통장 제공자부터 최상위 조직 총책까지 철저히 수사해 사기뿐만 아니라 범죄단체 조직·활동으로도 적극 의율, 중형 선고를 이끌어 낼 계획이다. 또 피해금 해외반출, 조세포탈 등에 대한 수사나 범죄수익 환수에도 만전을 기하는 한편, 피해 회복과 통신사 등에 대한 행정처분, 유령법인 해산 등 관련 조치도 병행할 방침이다.
이날 이원석 검찰총장 직무대리는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작년 한 해 만해도 보이스피싱 범죄로 국민이 입은 피해가 7700억원을 넘었고, 16년간 해묵은 과제"라며 "검찰은 경찰, 금감원, 국세청, 관세청 등 관계기관과 모두 힘을 합치고 국제형사사법 공조, 해외네트워크를 동원해 보이스피싱 범죄를 발본색원하는데 모든 노력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기회에 최하부 말단에 있는 수거책부터 계좌 명의대여인, 계좌 관리인, 국내외 숨어있는 최상단 총책까지 뿌리뽑기 위해 가용한 모든 자원을 동원해 엄정히 대응할 것"이라며 "최종 목표는 국민께서 안심하고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상장 첫날 70% 폭등 "엔비디아 독주 끝나나"…AI ...
한편 경찰 등과 함께 수사단을 구성해 '검수완박법'으로 축소된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를 넓히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이 직무대리는 "수사범위를 넓히는 차원이라기보다는, 검찰에서 잘 할 수 있는 영역, 경찰에서 잘할 수 있는 영역 등 (각 기관이) 잘 할 수 있는 영역을 정부 합수단이라는 명칭에 걸맞게 서로 힘을 합치자는 취지"라며 "도둑 한 사람을 열 사람이 못 막는다고 하는데, 검·경이 서로 힘을 합쳐서 국민의 기본권과 재산을 보호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허경준 기자 kjun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