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겨울이 온다(Winter is coming)."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었던 미드(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 나오는 유명한 대사다. 왕국의 북부를 지키는 주인공 가문에서 항상 되뇌는 이 문장이 최근 증시에서도 회자되고 있다. 지난해 중반 사상 최고치를 찍은 이후 1년간 증시가 20% 이상 조정을 받는 동안 줄곧 저가 매수 기회를 외치던 시장 참여자들이 이젠 본격적인 하락장에 대한 두려움을 숨기지 않는다.
1년 7개월 만에 코스피 2500선이 무너진 14일,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바닥을 예측하는 게 무의미할 수 있다고까지 말했다. 미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수 있을까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시작된 공포 상황에서 지수 하단을 예측하는 게 부질없다는 말이다. 2400에선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센터장들도 섣불리 저가매수에 나서는 것은 위험하다고 입을 모았다. “현금보유가 최고의 전략이다”는 조언이다.
현금보유가 최고의 전략이란 얘기를 좀 더 직설적으로 하면 주식을 팔고 그냥 시장을 당분간 떠나란 얘기다. 지난 2년간 기록적인 상승장을 경험했던 투자자들 입장에선 쉽사리 수긍하기 힘든 조언이지만 시장을 둘러싼 환경을 보면 과격한 이 조언에 귀가 기울여질 수밖에 없다.
지난달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8.6%로 41년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을 도산 위기로 몰아넣은 외환위기가 25년 전, 미국의 신용등급이 강등될 정도로 선진국까지 휘청거렸던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과 14년 전이다. 41년 전은 2차 오일쇼크로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가 더블딥(double-dip) 형태로 나타나 세계 경제가 휘청거리던 때였다.
보통 물가는 경기가 활황일 때 오르고 침체될 때는 떨어진다. 경기 활황일 때는 돈이 많이 풀리다보니 물가도 오르고 금리도 오르는 반면 침체기에는 돈이 안 돌다보니 반대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예외적으로 물가가 오르는데 경기가 침체되는 현상, 즉 스태그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 시기의 끝자락이 41년 전이다. 세계 경제의 중심인 미국의 물가가 당시만큼 올랐다는 얘기다. 게다가 급격한 금리인상에 고유가 지속으로 경기침체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에서 공포에 질린 투자자들의 투매가 나온 배경이다.
현금보유가 최고의 전략이란 것처럼 폭풍한설에는 집 안에서 피하는 게 상책이긴 하다. 문제는 포트폴리오의 상당 부분을 주식으로 보유하고 있는 경우다. 눈보라는 몰아치는데 피할 집은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셈이니 바깥에서 생존을 모색해야 한다. 인플레이션, 나아가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에서도 견딜 수 있는 종목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짜는 게 유리하다. 시장지배력을 갖춘 B2B 기업, 금, 금융, 에너지 기업 등이 대안으로 흔히 거론된다.
당장 상승장으로 돌아서는 것은 요원해 보이지만 증시 자체에 대해 너무 비관적으로 볼 필요도 없다. 미국 물가상승률로 소환된 1981년, 미국은 기준금리를 무려 19%까지 인상했다. 1979년부터 10% 이상 물가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금리 덕에 1982년 이후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낮아지면서 당시 1000에 불과하던 다우존스지수는 2000년 1만까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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