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업체 11곳 ‘담합’… 대법 "짬짜미 힘든 구조"
공정위, 대한사료 등 ‘부당공동행위’… 과징금 745억여원 부과
法 "농협, 사료 가격 조정 등 영향력 행사… 담합 어려운 구조"
[아시아경제 허경준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사료업체 11곳이 담합을 했다고 판단해 과징금을 부과한 것을 취소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업체들이 수년에 걸쳐 정보 등을 교환하면서 사료 판매 가격과 생산·판매량 등 정보를 공유해온 것은 맞지만, 담합을 하려는 목적과 의도에서 이뤄졌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와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대한사료와 하림홀딩스 등 4개 회사가 공정위의 시정·과징금 납부 명령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 상고심에서 업체들의 손을 들어준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15일 밝혔다.
공정위는 지난 2015년 가축 사료 시장에서의 부당공동행위를 적발했다며 10개 사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 도합 745억9800만원을 부과했다. 과징금 처분을 받은 업체는 카길애그리퓨리나(카길)를 비롯해 하림홀딩스, 팜스코, 제일홀딩스, CJ제일제당, 대한제당, 삼양홀딩스, 서울사료, 우성사료, 대한사료 등 10곳이었다. 두산생물자원은 가장 먼저 자진 신고해 과징금을 감면받았다.
공정위는 이들 기업이 2006년 10월부터 4년여에 걸쳐 모두 16차례 돼지와 닭, 소 등 가축 배합사료의 가격 인상·인하 폭과 적용 시기를 미리 조율했다고 판단했다. 이들 업체 대표이사나 부문장들은 수년 동안 골프장이나 식당 등지에서 주기적으로 만나 가격을 담합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 처분에 반발한 10개 업체는 소송을 냈다. 1심인 서울고법은 대한사료 등 업체 4곳의 소송을 먼저 심리, 공정위의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업체들이 수년에 걸쳐 사료 판매 가격과 인상 계획, 생산·판매량 등 정보를 공유했지만, 이들이 사료의 가격을 결정·변경하려는 명시적·묵시적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봤다.
또 사료 시장에서 점유율이 높은 농협이 가격 조정을 하는 등 영향력을 행사했기 때문에, 업체들이 담합을 하는 것은 어려웠다는 점도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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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도 1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업체들이 정보를 교환하는 자리에 다수의 중소업체 임직원들이나 사료 구매 수요자 협회가 참여했기 때문에 가격 인상 등을 합의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정보교환을 한 것 역시 담합을 하려는 목적이나 의도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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