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고위인사 핵위협 "핵전쟁 불가능하지 않아"
러·중 보유 핵무기, 미·나토 회원국들보다 많아져
독일·일본 등 2차대전 전범국가들도 재무장에 박차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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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고위 인사들이 서방을 향한 핵위협 발언을 서슴없이 제기하면서 전세계적인 핵안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의 기존 핵군축 체계가 무너진 사이 중국과 인도, 북한 등의 핵전력이 강화되면서 미국 동맹국들의 핵안보도 위협받고 있다. 안보불안이 커진 각국의 재무장 기조가 뚜렷해지면서 전세계 군사비용 지출 규모도 사상최대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우크라 침공 이후 지속되는 러 핵위협…사라진 ‘핵금기’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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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지난 1일부터 모스크바 인근 이바노보주 야르스 지역에서 핵무기 전력 기동훈련을 강도 높게 진행했다. 지난달 4일 핀란드와 스웨덴과 인접한 발트해 역외영토인 칼리닌그라드 일대에서 핵탄두 공격 모의훈련을 벌인데 이어 또다시 유럽국가들을 향한 핵전력 과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최근 핵전쟁 가능성을 직접 언급하며 논란을 키우기도 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지난 3일 알자지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핵전쟁이 절대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것은 오산"이라며 "러시아는 핵무기로 공격을 받거나 국가존립이 위태로울 수준의 재래식 공격을 받으면 핵무기로 보복할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 고위인사들의 핵전쟁 위협 발언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앞서 지난 4월20일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직접 러시아의 최신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르마트의 시험발사를 관람한 뒤 "러시아를 위협하려는 이들은 두 번 생각하게 될 것"이라며 핵전력을 과시하는 발언을 했다.


전문가들은 냉전시기 이후 국제사회에서 암묵적으로 이어져온 핵전쟁에 대한 금기를 러시아가 깨트리면서 전세계에 핵안보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 브라운대학의 국제정치학 전문가인 니나 타넨발트 교수는 최근 이코노미스트지에 기고한 글을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1945년 히로시마 원폭 투하 이후 국제사회에서 강화돼온 핵무기 사용에 대한 금기를 깨트린 것"이라며 "미국과 러시아간 군비통제 협정도 모두 파기된 상태고, 중국의 핵무기 능력은 급속히 강화되고 있어 전세계적인 핵확산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美·나토 동맹국들보다 中·러 핵무기 보유수 더 많아…위태로운 핵우산
[이미지출처=스톡홀름국제평화문제연구소(SIPRI)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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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최근 중국의 핵전력이 크게 강화되면서 러시아와 중국의 핵무기 보유수가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들의 보유수를 넘어서면서 핵안보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스톡홀름국제평화문제연구소(SIPRI)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해 1월 기준으로 핵무기를 6255기, 중국은 350기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양국의 핵무기 보유수는 6605기로 미국(5550기), 프랑스(290기), 영국(225기)의 보유수를 합친 것보다 540기가 더 많다.


중국이 2030년까지 핵무기 보유수를 3배 이상 늘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보유수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찰스 리처드 미국 전략사령부 사령관은 지난달 4일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중국이 2030년까지 최소 1000기의 핵무기를 제조할 계획"이라며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면밀하게 지켜보고 있으며 핵전력을 미래분쟁에 유리하게 활용하려고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미국과학자연맹(FAS)도 보고서를 통해 중국 정부가 신장위구르자치구 하미와 간쑤성 위먼, 네이멍구자치구의 오르도스 등 3곳에 최소 300기 이상의 핵미사일을 추가 보관할 수 있는 핵무기 격납고를 건설 중이라고 보고한 바 있다.


국경분쟁을 벌이면서 핵전력을 크게 늘리고 있는 인도(156기)와 파키스탄(165기)도 150기 이상의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고, 북한도 40~50기의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면서 아시아 전역의 핵안보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잠정 중단된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문제도 표류하면서 이란이 조만간 핵능력을 보유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독일·일본 2차대전 이후 최대규모 재무장…군축시대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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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2차세계대전 이후 군축기조를 유지하던 독일도 대대적인 재무장에 나섰다. 일본도 앞으로 5년 이내 국방비를 2배 이상 대폭 증액할 계획을 발표하며 재무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3일 독일 연방하원은 군대 재무장 및 군사장비 현대화 목적으로 특별국방기금 1000억유로(약 134조원)을 조성하기 위한 개헌안을 통과시켰다. 찬성 567표, 반대 96표, 기권 20표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특별국방기금 조성이 통과되면서 독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는 2%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은 냉전시기 이후 지난 20년동안 국방비 지출이 GDP 대비 1~1.4%선에 머물러왔다.


이번 특별방위기금 조성으로 독일은 미국, 중국에 이어 국방비 세계 3위 국가로 올라섰다. 독일 정부는 앞서 지난 3월 구매 계획을 밝힌 미국 F-35 전투기 35대와 시누크(CH-47F) 중형헬기 60대를 구매하는데 해당 기금을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역시 대규모 국방비 증액을 선포했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 7일 각의(국무회의)에서 "5년 이내에 방위력을 획기적으로 증강한다"고 명기한 '경제재정운영 및 개혁 기본방침'을 확정했다.


일본 정부가 방위비(국방예산)의 목표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국내총생산(GDP) 대비 2% 이상 확보할 계획이라고 닛케이는 전했다. GDP의 2% 수준은 현재(GDP 1% 수준)의 2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일본은 2013년 이후 방위비를 계속 늘려왔지만, 최근 몇 년간의 연간 증가율은 전년도 대비 1% 안팎이다. GDP 대비로는 1% 정도 규모를 유지해왔다. GDP 대비 2% 수준을 5년에 걸쳐 실현하려면 매년 1조엔(약 9조5000억원) 이상을 증대해야 한다. 앞서 아베 신조 전 총리도 2023년도 방위비가 6조엔대 후반에서 7조엔에 가까운 정도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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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과 일본 뿐만 아니라 각국 예산에서 군사비 지출은 급격히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IPRI의 집계에서 지난해 전세계 군사비용 지출액은 2조1130억달러(약 2683조원)을 기록해 사상처음으로 2조달러선을 넘어섰다. 코로나19 여파 속에도 군사비용 지출액은 7년 연속 증가세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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