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명예훼손’ 유시민 판결문 살펴보니… 37페이지에 드러난 그의 ‘잘못’은?
일부 발언 무죄 판단하기도
9일 오후 2시 29분께 '한동훈 법무부 장관 명예훼손' 재판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오규민 기자 moh011@
[아시아경제 오규민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에게 벌금 500만원이 선고됐다. 지난 9일 서울서부지법 형사7단독(부장판사 정철민)은 37페이지에 달하는 판결문을 통해 문제가 된 발언들에 대한 유·무죄를 판단했다.
검찰이 문제 삼은 발언은 크게 3가지다. 2019년 9월 24일 유 전 이사장이 유튜브 ‘알릴레오’ 채널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추측되는 곳에서 노무현재단의 계좌를 들여다본 사실을 확인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후 그는 2020년 4월 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윤석열 사단에서 한 일이라 보며 한동훈 당시 반부패부장이 연루돼있다”고 발언했다. 검찰은 같은 해 7월 24일 두 발언을 바탕으로 유 전 이사장이 노무현재단 명의 계좌를 열람하고 입수한 주체를 한 장관으로 특정했고 ‘한 장관이 자신을 표적수사하기 위해 부정한 의도로 수사권을 남용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며 한 장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했다.
유 전 이사장 측은 해당 발언들에 대해 ▲검찰이 전체 취지를 왜곡해서 기소 ▲구체적 사실 밝힌 것이 아니라 ‘추측’과 ‘의견’을 밝힘 ▲유 전 이사장이 허위라고 생각해 발언한 것이 아님 ▲한 장관 개인에 대한 비방이 아닌 검찰 공무집행에 대한 비판 이라며 반박했다.
유 전 이사장의 혐의는 ‘라디오에 의한 명예훼손’이다. 해당 혐의는 형법 309조에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명예훼손죄와 따로 규정돼있다. 더불어 일반적인 명예훼손 구성요건을 충족하면서 유 전 이사장의 발언들이 한 장관을 비방할 목적을 가졌어야 하며 라디오를 이용해 발언했어야 유죄로 볼 수 있다.
정 부장판사는 각 발언들이 구성요건에 부합하는지 살펴 20년 7월 발언에 대해 유죄로 판단했다. 우선 그는 “시·공간적으로 구체적인 과거 사실관계에 관한 진술을 포함하고 있고 노무현재단 계좌 추적 이유가 조국 전 장관 검찰 수사 비판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진술했다”며 발언들 모두 추측과 의견이 아닌 구체적 사실을 밝힌 것으로 인정했다. 특히 20년 7월 발언은 허위사실이었으며 유 전 이사장이 허위라는 인식을 가지고 발언했고 한 장관을 비방할 목적이 있었다고 봤다.
다만 20년 4월 발언에 대해 정 부장판사는 유 전 이사장이 허위 인식 없었다고 봐 무죄로 판단했다. 그는 “검찰, 피해자의 해명이 충분치 않았고 유 전 이사장이 자신의 발언을 허위라고 인식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해당 발언의 표현들이 국가기관에 대한 감시와 비판을 벗어나 한 장관 개인에 대한 악의적이거나 경솔한 공격으로 보기 어렵다”고 봤다.
이에 유 전 이사장은 1심 선고 이후 “일부 무죄, 일부 유죄로 나왔는데 검찰도 항소할 것 같고 판결 취지 존중해 항소해서 무죄를 다퉈보려고 한다”며 항소의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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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정 부장판사는 양형 이유에서 “피해자(한 장관)가 법무부 장관으로 취임해 검사로서 명예를 어느 정도 회복한 점”을 고려해 논란이 예상된다. 익명을 요구한 형사전문 변호사는 “판사로서 (양형 사유로) 고려할 수 있으나 보통 들어가는 사유는 아니다”며 “거기에 해당 사유와 한 장관의 명예가 훼손된 것 사이에 상관관계가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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