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이래 첫 검사출신 이복현 신임 금감원장
라임 등 재수사 연관 관측
금융위와의 관계도 관심사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도 구조조정·부산 이전 문제 등 난제 산적
노조 저지에 첫날 출근길 막혀

'비금융 출신' 금융수장에 업계 우려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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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지연되던 금융감독원 원장, 산업은행 회장의 인선이 마무리된 가운데 업계에서는 비금융 출신 인사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8일 금감원에 따르면 전일 취임한 이복현 신임 금감원장은 이날 출근해 업무보고를 받고 금융위원회, 노동조합 등과 인사를 나눌 예정이다.

금감원 설립 이래 첫 검사 출신 금감원장인 이 원장은 검찰 내 대표적인 금융·조세 범죄 수사 전문가로 꼽힌다. 윤 대통령과 2006년 현대차 비자금,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을 비롯해 2013년 국정원 댓글 사건, 2016년 박영수 특검팀의 국정농단 수사 등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이 원장이 임명된 것은 문재인 정부에서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태 등 대규모 금융 사건의 재수사 등과도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게 금융업계의 시각이다.


금융이 어느 분야보다 전문성이 강조되다 보니 전통적인 금융관료나 금융전문가가 아닌 검찰 출신 금감원장이 복잡한 금융사안들을 무리없이 헤쳐나갈 수 있을지 우려가 나온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융은 다양한 분야가 있고 또 개별 분야도 모두 복잡하기 때문에 전문가가 아닌 이상 이를 완전히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금융사에 대한 감독과 제재도 금감원의 중요한 역할이지만 시장의 원리를 이해하고 건전성 등 시장 안정과 혁신을 이끄는 부분도 중요한데 검사 출신 금감원장이 이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실을 방문한 이 원장은 전문성 우려 해소와 관련해 "각 분야별 전문가들이 금감원에 많이 있고 금융위원회와 협조적인 관계를 계속 유지할 생각이어서 얘기를 많이 듣고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와의 관계도 어떻게 설정해 나갈지 관심이다. 전통 경제관료 출신인 김주현 금융위원장 후보자와 검찰 출신이자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 원장이 잘 호흡을 맞춰 나갈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과거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과 윤석헌 전 금감원장의 경우 여러 사안에서 입장차를 보이며 불협화음을 낸 바 있다. 학자 출신인 윤 전 원장은 금융소비자 보호에만 초점을 맞춰 금융사에 대한 검사·제재를 강화했으나 경제 관료 출신인 최 위원장은 금융혁신을 저해하는 과도한 금융감독 행태를 개선해야 한다고 맞섰다. 이 원장도 검찰 출신인 만큼 검사·제재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돼 과거와 같은 갈등이 재차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우려를 의식해서인지 이 원장은 전일 취임식 직후 소감을 묻는 기자들에게 "여러 가지 상황이 엄중한 만큼 금융위와 개별 사안별로 잘 협력해서 노력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석훈 신임 산업은행 회장도 기업 구조조정, 부산 이전 문제 등 난제가 산적해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강 회장은 출근 첫 날부터 노조의 저지 투쟁에 막혀 발길을 돌려야 했다. 산은 노조는 부산 이전 계획이 철회될 때까지 출근 저지 투쟁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산은 노조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정부의 이번 인사가 정책금융의 방향성이나 산은의 자율·책임경영에 대한 고민은 물론 금융인, 금융전문가인지 자체가 의심스럽다"면서 "본점 지방이전 미션을 부여받고 온 강 내정자의 산은 출입을 단 한 발짝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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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회장 역시 경제학과 교수지만 금융이나 구조조정 전문가가 아니라는 점에서 우려가 나온다. 산은은 앞서 매각이 불발된 KDB생명, 대우조선해양, 쌍용차 등 마무리되지 못한 기업 구조조정을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앞서 산은은 경제학과 교수로 ‘낙하산’ 인사였던 홍기택 전 산은 회장 때 경영상황이 악화됐고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부실과 분식회계 등의 문제가 불거지는 등 최악의 시기를 보낸 바 있다. 한 금융권 인사는 "홍 전 회장은 금융에 전문성이 없는 인사가 낙하산으로 금융권 중책을 맡은 경우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 여실히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면서 "강 신임 회장이 그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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