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식량안보, 비상상황에도 대비하자
최근 물가 상승률이 심상치 않다. 한국산업분류코드의 대분류 21개 항목 대다수에서 물가 상승이 확인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산업분류코드의 제일 위에 있는 농림어업(농업, 임업 및 어업)의 상승률이 두드러진다.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문제, 우크라이나 전쟁 문제, 세계적인 물가 상승 등 매우 많은 원인이 있다. 전쟁의 영향도 컸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세계 밀 수출의 약 30%, 옥수수 수출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인도의 이상 기후변화 등으로 인해 밀 수출을 중단하면서 밀 가격은 코로나19 발생시기인 2020년 1월 말 t당 204달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생한 2022년 2월 말 341달러로 62% 상승했다. 이후 3월7일 524달러까지 152% 폭증한 후 최근 450달러대를 보이고 있다. 옥수수 가격도 2020년 1월 말 t당 150달러에서 2022년 2월 말 275달러로 83% 오른 후 4월29일 322달러로 115% 상승했다. 이 외에도 대두 등 여러 가지 곡물 가격이 상승하고 있으며 이는 곡물을 이용한 밀가루, 빵, 라면, 과자 등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사료 가격의 상승은 돼지고기 등의 육류 가격에도 영향을 준다. 이는 외식물가 등 우리의 생활 물가 전반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러한 생산자물가, 생활물가, 수입물가 등의 상승은 체감물가를 높이면서 물가 상승률과의 괴리를 발생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곡물가 상승에 따른 물가 불안이 심화하면서 식량자급률이 계속 하락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식량안보나 식량주권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1970년대 80%에 가까웠던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2020년 45.8%로 떨어졌다. 곡물자급률도 1980년대 56%에서 2000년 29.7%, 2020년 20.2%로 하락 추세다. 2020년 기준 쌀 자급률은 92.1%로 안정적이지만 밀(0.5%), 옥수수 (0.7%), 콩(7.5%) 등은 매우 낮다. 낮은 자급률을 나타내는 곡물들은 대부분 미국, 캐나다, 호주 등에서 수입한다. 이렇게 식량자급률이 하락하는 원인은 국내 생산의 비중이 낮은 사료용 곡물을 포함하거나 식생활 변화 때문이기도 하지만, 국내에서 생산하고 공급하는 여건이 취약해진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된다.
코로나19로 인해 인력이 없어서 생산을 못한 면도 있지만 식량안보에 대한 대책을 정부가 수립하고 주요 곡물 등을 비롯한 농축수산물에 대한 적정량을 국내에서 공급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스마트팜 등의 기술 발전의 시대에 이러한 장기적인 공급방안에 대한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기후 등으로 인해 우리나라에서 생산할 수 없는 경우에 해외 현지에서 곡물을 조달하는 시스템을 갖추어 장기적으로 안정적으로 곡물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전쟁 등의 가격급등, 비상상황에 대한 비축제도 등을 도입할 필요도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대면보다 비대면이 활성화되고 생활물가가 대폭 오르는 현상을 이미 2020년과 2021년에 겪었다. 수요는 거의 일정한데 공급이 모자라는 것이 대부분의 원인이며 수요를 막는 정책보다 장기적으로 공급을 맞추는 정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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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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