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EF 출범 이후 불 붙는 반도체 M&A [新 경제안보 지형도]
⑤한·미·일 반도체 동맹...약점 보완 위한 M&A에 불 붙인다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정현진 기자]반도체를 전략 산업으로 키우려는 국가들이 동맹 강화에 나서면서 반도체업계 인수·합병(M&A)에도 속도가 붙을 태세다.
7일 반도체업계에서는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출범 이후 반도체 동맹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각국의 반도체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M&A가 활발해질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현재 매물로 나온 곳 중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곳은 영국에 본사를 둔 반도체 설계기업(팹리스)ARM이다. 일본 소프트뱅크가 대주주인 ARM은 삼성전자, 애플, 퀄컴 등이 개발·판매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반도체 설계 핵심 기술을 다수 보유한 기업이다.
인텔, 퀄컴, SK하이닉스 등이 ARM 인수에 관심이 있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데 이어 시스템반도체 사업 확장을 위해 M&A가 필요한 삼성도 이재용 부회장이 이날부터 유럽 출장에 나서면서 인수 검토 가능성에 불이 지펴진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ARM 몸값이 천문학적 수준인 데다 한 기업이 인수할 경우 규제 당국의 반대가 거셀 수 있어 국가를 넘나드는 기업 간 컨소시엄 형태로 인수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ARM의 기술을 애플, 삼성전자, 아마존 등 여러 글로벌 기업들이 사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특정 기업에 인수될 경우 그 기업에만 유리한 방향으로 기술이 사용될 수 있는 점도 컨소시엄 가능성을 높이는 부분이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외신 인터뷰에서 "퀄컴은 ARM 지분 투자에 관심있는 당사자"라면서 "ARM은 매우 중요한 자산이며 우리 반도체 산업의 발전에 필수적인 자산"이라고 말했다. 아몬 CEO는 "ARM 지분에 투자하기 위한 컨소시엄의 크기가 충분히 커진다면 다른 칩 제조업체들과 힘을 합쳐 ARM을 완전 인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시스템반도체 사업을 거의 하지 않고 있는 SK하이닉스 역시 박정호 부회장이 지난 3월 "ARM은 한 회사가 인수할 수 있는 기업은 아니다"라며 "전략적 투자자들과 함께 컨소시엄으로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ARM 대주주와 인수 의향을 갖고 있는 기업들이 모두 IPEF 참여국 안에 있어 한·미·일 반도체 동맹 강화란 큰 틀에 부합하는 만큼 합종연횡이 더 쉬워지는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다. 한국의 경우 ARM 지분 참여로 전략적 파트너 관계가 강화될 경우 약점으로 꼽힌 반도체 설계 부문을 보완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된다.
미국을 중심으로 반도체 M&A 중국 견제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일 모두가 참여하는 반도체 M&A가 지니는 효과에도 관심이 쏠린다. 영국 정부는 최근 중국 윙텍 테크놀로지사가 네덜란드 자회사인 넥스페리아를 통해 영국 최대 마이크로칩 공장인 뉴포트 웨이퍼팹 인수 계약을 맺은 것과 관련해 국가안보 평가에 착수한 상태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중국계 사모펀드 와이즈로드캐피털이 매그나칩반도체를 인수하려 한 것을 두고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조사를 진행, 인수를 불허하기도 했다. 당시에도 미 정부는 ‘국가안전보장상 리스크’를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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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업계 관계자는 "한·미·일 간 반도체 동맹이 형성되고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견제하려는 움직임이 우리 기업에는 M&A를 통해 반도체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며 "컨소시엄 구성이나 지분 참여 규모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검토 초기 단계지만 IPEF 출범 이후 반도체 동맹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어 여건은 좋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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