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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축제 재개됐지만…'고액' 연예인 섭외 비용 문제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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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에 재개된 대학 축제에 대학가 '들뜬 분위기'
축제 흥행시키려 연예인 부르지만…문제는 '고액' 섭외비
일부 연예인은 20분 공연 가격이 5000만원에 달하기도
전문가 "대학 문화 실종…대학 축제'라는 정체성 약해져"

24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에서 열린 2022 고려대 대동제에서 학생들이 연예인 공연을 보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24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에서 열린 2022 고려대 대동제에서 학생들이 연예인 공연을 보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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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코로나19 이후 3년여 만에 재개된 대면 축제로 대학가는 들뜬 분위기다. 각 대학에서는 '역대급 라인업'을 선보이며 시선을 사로잡고 있지만, 유명 연예인을 섭외하기 위한 고액의 비용은 여전히 문제로 지적된다. 전문가는 대학 문화가 실종되면서 대학 축제라는 정체성 약해진 탓이라고 진단했다.


수도권 대학에 재학 중인 '코로나 학번' 대학생 A씨(21)는 다가온 대동제에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A씨는 "코로나가 터지고 대학생이 됐는데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되면서 축제도 없는 것 마냥 지나갔다"며 "이미 싸이 공연을 보러 계명대에 다녀왔다. 사람이 정말 많았는데, 축제라는 게 실감이 나서 신나더라"라고 전했다. 이어 "확실히 연예인이 오니까 축제 분위기가 사는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사실상 중단됐던 대학 축제가 다시 시작됐다. 3년 만에 돌아온 캠퍼스 이벤트인 만큼 이에 대한 기대감도 큰 상황이다. 고려대 축제 '입실렌티' 티케팅은 치열한 경쟁을 빚기도 했다. 대학생 김모씨(23)는 "티켓팅 광탈을 당했다"며 "원래 고려대 축제가 유명해서 기대되는 마음이었는데 아쉽게 놓쳤다"고 전했다.


대학가는 축제가 한창이다. 서울에 위치한 대학들의 축제 일정이 확정되면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2022 대학 축제 라인업 및 일정'이 공유되는 등 화제를 모으고 있다.


현재 서울에 위치한 고려대와 한양대, 중앙대는 축제가 진행 중인 상황이다. 한양대는 가수 싸이, 지코와 그룹 에스파와 다이나믹듀오, 잔나비 등이 출연한다. 고려대는 에스파, 악동뮤지션 등을 초청했고, 중앙대는 가수 헤이즈, 닐로가 출연할 예정이다.

지난 4월 오후 봄 축제 '봄을 담아주'가 열린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학교에서 학생들이 축제를 즐기고 있다.

지난 4월 오후 봄 축제 '봄을 담아주'가 열린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학교에서 학생들이 축제를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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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각 대학들이 이전처럼 연예인을 내세워 분위기를 띄우려는 모습이 나타나면서 고액의 연예인 섭외 비용 문제가 또다시 수면 위로 올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 대학교 관계자는 "한 팀당 2000만원씩은 잡는다"고 밝혔다. 축제에 5팀정도를 섭외하는 것을 고려할 때 연예인 섭외 비용만 1억원을 호가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대학 축제 수요가 급증하면서 유명한 연예인의 경우 20분 공연 가격이 5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무대 설치비 등을 포함하면 관련 비용은 더 커진다.


'연예인 공연'은 대학 축제의 흥행 여부를 가늠하는 척도가 된 지 오래다. 유명 연예인일수록 축제 활기를 띄우기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발성 행사에 대규모 예산을 소모한다는 점에서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 대학생 B씨(25)는 "축제 준비를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참여에도 적극적으로 나오는 사람도 있지만 나같은 경우에는 기말고사가 2주 앞으로 다가온 상황이라 부스에 가거나, 공연을 보러갈 생각은 없다"며 "축제를 축제답게 띄우려는 의도인 건 알겠지만 연예인 유명세에만 의존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B씨는 "재학기간 내내 오전에는 부스 열고, 오후에는 연예인 공연하는 모습이 반복됐다"며 "연예인을 부르는 비용이 만만치 않은 만큼, 즐거운 축제를 만들기 위한 다른 대안도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런가 하면 '대학 축제=연예인 공연'으로 인식되면서 부작용도 나타났다. 공연을 보기 위해 티켓이나 학생증을 구하는 '암표 거래'가 등장한 것이다. 고려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장당 1만5천원인 입실렌티 티켓을 10배 올린 가격인 15만원에 살 의향이 있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화려한 라인업으로 눈길을 끌고 있는 한양대 축제 역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돈을 받고 학생증을 양도하겠다는 일이 벌어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전문가는 연예인 공연에 치중된 대학 축제의 근본 원인은 대학 문화 약화에 있다고 진단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최근 3년간 코로나19로 인해 대학 축제가 중단됐다가 재개되다 보니 수요가 폭발적으로 몰리고 있다"며 "사실 대학 축제에서의 연예인 공연을 둘러싼 잡음은 늘 반복돼왔다. '대학 축제'라는 정체성이 약해진 탓"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 1980년대만 하더라도 대학생들이 당시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고 그런 과정에서 대학 문화가 많이 형성된 측면이 있는데, 1990년대 이후 차츰 그런 모습이 약화되면서 대학 문화와 대중 문화가 섞인 모습이다. 실질적으로 대학 문화라고 할 수 있는 게 많이 없어진 것"이라며 "대학 축제에 연예인 참여가 있을 수는 있지만, 대학 문화가 중심이 돼야 한다. 하지만 대학 축제가 연예인에게 집중되면서 연예인 공연장처럼 보이고 있다"이라고 설명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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