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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째로' 中에 유출된 '韓 최초 개발' 반도체 장비 핵심 기술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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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아닌 이산화탄소로 기판 씻어내
미세 반도체 공정 불량률 줄인 핵심 설비

세메스의 초임계 세정장비 / 사진=세메스

세메스의 초임계 세정장비 / 사진=세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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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삼성전자 자회사 세메스 출신 직원들이 중국에 핵심 반도체 장비 기술을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 일당이 빼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기술은 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된 '초임계 세정장비'로, 미세 반도체 불량률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한국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지탱하는 기술인 셈이다. 정부도 그 중요성을 인정해 '국가 핵심기술'로 지정한 바 있다.


세정장비는 반도체 기판을 깨끗하게 세정하는 설비다. 통상 현대 반도체 산업은 머리카락 굵기 10만분의 1에 해당하는 나노미터(nm) 단위로 공정이 이뤄진다. 아주 작은 입자 수준의 먼지나 오염물만 묻어도 치명적인 불량을 일으킬 수 있다. 세정장비는 이런 변수를 제거함으로써 반도체의 불량률을 최소화하는 핵심 장비인 셈이다.

과거에는 극도로 정제한 물인 '초순수'를 이용해 세정작업을 했지만, 문제는 이 과정에서 물이 튀어 반도체 회로를 훼손한다는 데 있었다. 세정작업 중 오히려 반도체가 망가질 위험이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초임계 이산화탄소'를 이용한 세정장비가 고안됐다. '초임계'는 액체도 기체도 아닌 상태를 뜻하는 용어인데, 이 장비는 초임계 상태의 이산화탄소로 반도체 기판의 불순물을 제거해 회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다.


초임계 세정장비는 반도체 회로를 훼손하지 않고 기판을 씻어낼 수 있다. / 사진=연합뉴스

초임계 세정장비는 반도체 회로를 훼손하지 않고 기판을 씻어낼 수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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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초임계 세정장비는 삼성과 SK하이닉스(하이닉스)의 10nm대 DRAM(램), 위탁생산(파운드리) 반도체 공정에 투입되는 핵심 설비로 손꼽힌다.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는 초임계 세정장비의 설계를 '국가 핵심기술'로 지정했으며, 관련 법령에 따라 국가적 차원에서 보호하고 관리 중이다.

수사를 받고 있는 일당이 소속돼 있었던 세메스는 지난 1993년 설립된 반도체 장비 전문 기업으로, 램리서치·도쿄일렉트론 등 글로벌 경쟁업체들을 제치고 세계 최초로 초임계 세정장비를 상용화한 기업이다.


당초 삼성이 일본 다이니폰스크린(DNS)과 합작한 '한국DNS'로 시작했으나 지난 2005년 이후 사명을 세메스로 바꿨으며, 현재는 삼성이 DNS의 지분을 전량 사들여 계열사로 두고 있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연 매출 3조1280억원, 영업이익 3533억원을 기록해 국내 반도체 장비 회사 중 유일하게 매출 3조원대를 돌파했다.


한편 수원지검 방위사업 산업기술범죄형사부(부장검사 이춘)는 16일 '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세메스 전 연구원 2명, 부품 협력사 직원 2명 등 4명을 구속기소했다.


이들은 지난 2018년 삼성에만 납품해 온 세정 장비와 똑같은 설비를 만든 뒤 중국으로 넘긴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세메스의 협력사이자 삼성의 2차 협력사인 업체들도 일부 가담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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