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구조적 성차별 없다' 동의 여부에 즉답 피해
하태경 '시한부 장관' 발언에는 "동의 안해"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여성가족부가 20년간 있었지만 세계성격차지수가 좋아졌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는 말에 동의하느냐고 질의하자 김 후보자는 "여가부가 있었는데 왜 나아지지 않고 세계성격차지수가 102위로 떨어졌는지 의원들과 토론하고 싶다"고 말했다.
구조적 성차별에 대한 대표적인 지표로 언급되는 것이 세계성격차지수와 성별임금격차다. 지난해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한국의 세계성격차지수는 156개국 중 102위였다. 성격차지수는 경제활동참가율과 장관·의원 비율 등에서 남성을 기본값으로 두고 여성의 지위를 상대적으로 측정하는 지표다. 한국의 성별임금격차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중 최하위권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는 발언에 동의하는지 단답형으로 대답하라는 요구에 김 후보자는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김 후보자는 "우리나라에서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고 (대통령이) 말씀하신 것은 세계 성격차지수를 보고 말씀하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라디오 방송에서 김 후보자에 대해 '시한부 장관'이며 여가부 폐지 로드맵을 발표한 후 사퇴해야한다고 발언한 부분에 대해 김 후보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김 후보자는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에는 동의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 후보자는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공약을 이행해서 국민과 약속을 지키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폐지하는 여가부에 장관을 임명한 것이 '역할과 책임이 애매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폐지 원칙은 분명하지만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지 각계 이야기 듣고 여야의견을 수렴해서 합의 가능하도록, 합리적으로 설계하라는 말씀으로 알아들었다"고 말했다.
후보 지명 당시 대통령이 어떤 당부를 했느냐는 질의에 김 후보자는 "(여가부에) 들어가서 기능을 자세히 보고 이 문제를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 국민 의견을 들으라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여성가족부 개편 방향과 향후 일정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은 제시하지 못했다.
김 후보자는 "여가부 업무가 분절적이고 법무부나 복지부, 고용부와 협업해야 할 부분이 많아서 여가부가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사업이 너무 없어 세컨더리 부처의 역할을 하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고 했다.
이어 "오히려 강화하고 주력할 수 있는 업무가 무엇인지 거꾸로 고민했다. 여가부가 해야할 일을 타 부처에 이관하는 것이 아니라 통합하고 정리해서 컨트롤 타워를 만들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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