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사법체계 대변혁 D-1… ‘수사·기소 분리’ 헛점 투성이
검찰청법 수정안, 기소만 다른 검사… 수사검사 '직접 재판 참여' 가능
법조계 "누더기 법안 불과… 실효성 없고, 실무 불편만 가중될 것"
[아시아경제 허경준 기자] 이른바 ‘검수완박 법안’ 중 하나인 검찰청법 개정안이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다음달 3일 국회 본회의까지 검수완박 법안을 최종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30일 본회의에서 검찰청법 개정안을 표결하고, 다음 달 3일 형사소송법까지 표결해 같은 날 국무회의에서 통과시킨다는 계획이다.
29일 법조계 안팎에서는 현재 본회의에 상정된 검찰청법 개정안이 그대로 통과될 경우, 우리나라 형사사법체계의 대변혁이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형사사법체계 급변에 따른 보완 장치를 마련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포 후 4개월 뒤부터 개정법이 바로 시행되도록 한 것이어서 큰 혼란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검찰청법 개정안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부분은 수사검사와 기소검사를 분리하는 것이다. 수정안에 따르면 검사는 자신이 직접 수사한 사건을 기소할 수 없다. 이 경우 기소검사가 기록에만 의존해 사건을 판단하게 됨으로써 부실 기소를 초래할 수 있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검찰은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검사의 수사권은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전제로서 불가분의 관계에 있고, 기소 여부를 판단하는 검사에게서 수사는 본질적으로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수사검사의 범위를 검사장, 차장검사 등 검찰청 지휘부 중 어디까지로 해석할 수 있는지 명확하지 않아, 검찰청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수사에 참여하지 않은 검사에게 기소를 맡기기 위해 법 해석을 따로 해야 하는 난처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A 차장검사는 "수사권이 조정된 이후에 일선에서는 검찰에서 수사해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경찰로 보내야 하는 것인지를 따지느라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수사·기소검사를 분리하게 되면 더 혼란스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수사·기소 분리를 통해 ‘수사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사검사의 확증 편향을 막기 위해 수사검사가 기소를 할 수 없게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수사·기소 검사를 모두 지휘하는 기관장이나 중간간부가 동일한 상황에서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방법으로 수사 공정성을 확보하겠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아울러 특별검사나 공수처 검사에 대해서는 수사·기소검사를 분리한다는 내용이 없어 수사 공정성을 도모하기 위한 법률 개정인지 의문이 든다는 지적도 있다.
법조계에서는 해당 개정안이 사실상 ‘누더기 법안’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수사·기소검사만 분리해놓고 수사검사가 재판에도 직접 들어가지 못한다는 조항이 없어, 수사·기소검사의 분리가 실효성이 있느냐는 것이다. 일률적으로 수사·기소검사만 분리하면, 실무상 불편만 가중될 뿐이라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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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검사는 "수사검사가 기소만 다른 검사에게 맡기고, 재판에 참여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질 것"이라며 "수사·기소 검사를 분리해 얻을 수 있는 게 단 하나라도 있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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