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민의 식의약이야기] 플랫폼 과대광고에 대한 식약처의 무관심
건기식 광고, 신문서 온라인으로
플랫폼 기업 감시·감독 부족
중고거래 사이트, 과대광고 온상
제대로 된 규제 조속히 마련해야
2018년 헌법재판소로부터 건강기능식품 광고에 대한 심의가 헌법에서 금지하는 사전검열에 해당하기 때문에 위헌 결정을 받았다. 당시 원인이 된 사건은 한 영업자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심의받은 광고문구와 다르게 신문광고를 했다는 이유로 벌금 200만원을 통보받은 것이 시작이었다. 불과 수년 전 일이었지만 이제는 신문광고를 통한 식품 광고시장은 멸종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건기식 광고는 완전히 온라인으로 넘어왔고, 새로운 광고 형태가 계속 생기고 있지만 법률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인공지능(AI)으로 소비자의 취향이나 나이·성별 등에 따라 적절한 광고를 드러내는 시스템을 사용하는 매체는 언제 어떤 광고가 나오는지 알 수도 없고, 검색도 어려워 단속이 거의 불가능하다.
그런데 이보다 한 단계 더 진화한 중고거래 사이트나 크라우드펀딩 사이트가 최근에는 식품의 과대광고 온상이 됐지만 식약처는 전혀 관심이 없는 듯하다. 이런 사이트를 운영하는 회사를 흔히 플랫폼 기업이라고 한다. 플랫폼은 기차를 타고 내리는 정거장을 뜻하는 말인데, 정보통신기술이 발전하면서 공통의 활용 요소를 바탕으로 다양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개발·제조하는 기반을 뜻하게 됐다. 현재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교통카드 결제, 메신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대다수 서비스를 플랫폼 기업이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소비자에게는 접근의 편이성을 제공하고, 제품이나 서비스 공급자에게는 플랫폼을 통해 다수의 고객에게 직접 접촉할 수 있어 광고비를 절감하면서 자신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광고할 수 있어 필수가 된 지 오래다.
하지만 플랫폼 기업이 영업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과정에 대해 전통적인 산업을 감시·감독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률이 제 역할을 할 수 없게 됐고, 이런 틈을 알고 있는 플랫폼과 플랫폼을 이용하는 영업자의 위법행위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건기식을 판매하는 행위를 예로 들면 사이트의 취지대로 개인이 구매했지만 불필요해져 소량을 저렴한 가격으로 이웃에게 양도하는 것에 대해 사회적으로 암묵적인 합의에 따라 법의 잣대로 처벌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영업자가 이런 플랫폼의 속성을 활용해 다양한 아이디로 접속해 소량 판매를 전문적으로 하면서 제품에 대해 과대광고를 하는 것을 플랫폼 기업의 시스템으로 구분하는 것은 어렵고, 식약처 직원이 매일 진행되는 플랫폼 내 모든 식품 광고를 모니터링할 수도 없다.
방법은 오직 플랫폼 기업이 과대광고 방지 시스템을 갖추는 것밖에 없다. 아니 갖추도록 하는 방법이 최선이다. 현행 법률로 플랫폼 기업에 대해 서비스 공급자의 과대광고를 이유로 공범 내지 방조범으로 몰아 수사하는 것은 어렵고, 행정기관에 신고 또는 등록한 영업자가 아니라 플랫폼 기업에 대해 행정처분도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중고거래 사이트를 사용하는 소비자에게 과대광고를 구분할 수 있는 교육과 홍보를 하는 것도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없기 때문에 결국 장기적으로 플랫폼 기업을 신고 대상 업종에 포함하는 법률 개정이 필요하고, 구체적으로 처벌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해야 한다.
이런 문제는 라이브커머스·크라우드펀딩 사이트도 마찬가지다. 홈쇼핑 같이 방송통신위원회의 감시·감독이 없는 라이브커머스도 중고거래 사이트처럼 매시간 수많은 사이트에서 방송이 진행되기 때문에 관리가 불가능한 상황이고, 방송 녹화영상이 없기 때문에 사후관리도 안 된다. 다행스러운 것은 라이브커머스 시스템의 특성상 주요 포털서비스와 홈쇼핑, 대형 통신판매중개사이트에서만 운영하고 있어 관리대상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하지만 과대광고 문제가 제기된 지 오래됐지만 현실적 어려움을 이유로 현재 단속 무풍지대가 됐다. 현재 건기식이나 특수용도식품은 식약처가 지정한 단체에서 광고전에 자율심의를 받도록 식품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에서 규정하고 있으나 이런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는 광고가 버젓이 방송되고 있을 것이다. 게다가 일반식품은 명확한 가이드라인조차 없어 무분별한 과대광고가 널리 진행되고 있는 형편이다.
다행스럽게 이 가운데 크라우드펀딩 사이트는 일반 온라인 판매처럼 광고문구를 확인하기 쉽게 게재하고 있어 단속이 쉽다. 하지만 사이트의 특성상 크라우드펀딩이 실패하면 제품 판매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단속을 피해가고 있다. 광고는 판매를 목적으로 하고 실제로 제품이 소비자에게 전달돼야 하는데 광고하는 동안 이런 결정이 나지 않았기 때문에 위반이 아니라는 것이 해당 플랫폼 혹은 플랫폼 사용 영업자들의 항변이다. 하지만 식품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에선 광고를 다양한 매체를 통해 여러 방법으로 제품에 관한 정보를 나타내거나 알리는 행위로 정의하고 있고, 누구든 과대광고를 해선 안 된다고 명확하게 돼 있으므로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에서 판매됐는지는 위반과 별개의 문제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식약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이란 특별사법경찰조직은 식품에 대한 과대광고를 수사할 수가 없어 단순 행정조사 후 개별 영업자를 경찰서에 고발 조치하는 것이 전부라 식품 범죄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할까 우려된다.
과대광고는 일반 형법의 사기에 해당하는 죄질이 매우 나쁜 범죄행위고 이를 더욱 쉽게 처벌하기 위해서 행정법인 식품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에 포함했다는 이유를 고려하면 식약처나 경찰이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않을 수 없다. 과대광고는 산업발전을 저해하면서 소비자를 속이는 악질 범죄임을 잊지 말고, 온라인을 포함해 라이브커머스, 크라우딩펀딩 사이트를 운영하는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가 조속히 마련돼야 소비자의 피해를 방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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