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검수완박’ 수정안도 짜깁기 법안”… 헌재 권한쟁의심판·가처분 검토
“검사 보완수사 범위 ‘경찰 송치 사건’ 외 ‘동일성’ 제한 여전”
대검, 헌재 권한쟁의심판 청구 및 가처분 신청 검토
정웅석 형소법학회장 “(OECD 서한) 우리가 세계 추세를 역행하고 있다는 것”
박성진 대검찰청 차장검사(가운데)가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기자실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관련 검찰의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김형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본회의 상정을 위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수정안을 마련했지만 검찰에서 ‘급조된 법안’, ‘짜깁기 법안’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수정안 역시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는 범죄를 부패·경제범죄 등 2개로 축소했고, 사건을 수사한 검사가 기소할 수 없도록 하는 등 큰 틀에서는 기존안과 똑같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거기에 더해 수정안이 개정안에 있던 검사의 보완수사 범위에 대한 '동일성' 제한을 경찰 송치 사건에 대해서만 삭제한 것이나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권자에서 고발인을 삭제한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보완수사 범위 ‘동일성’으로 제한 문제 여전
28일 검찰 관계자는 “수정안 역시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는 범죄를 부패·경제범죄 등 2개로 축소했고, 사건을 수사한 검사가 기소할 수 없도록 하는 등 큰 틀에서 개정안과 똑같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했다.
수정안은 검찰청법 개정안에 ‘부패범죄, 경제범죄 중’으로 돼 있던 검사 수사 대상 조항을 ‘부패범죄, 경제범죄 등’으로 고치고, 경찰이 송치한 사건에 대한 보완수사 범위를 ‘동일한 범죄사실의 범위 내’로 제한했던 조항을 삭제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수정된 부분 역시 납득이 안 가는 것이 검사의 보완수사권 관련해서 사경이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사건에 대해서만 예전으로 되돌렸는데, 사실 보완수사 필요성 면에서는 당사자가 이의신청 한 사건이나 검사가 시정조치를 요구한 사건, 위법한 체포·구속·감찰과 관련해 송치한 사건 등 이미 문제가 제기된 사건들이 보완수사 필요성이 훨씬 더 큰데도 여전히 ‘동일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로 제한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령 피해자가 100을 피해봤는데, 경찰이 30만 피해를 본 것으로 범죄사실을 축소해도 검사는 나머지 70에 대해서는 보완수사를 할 수 없고, 경찰이 인정한 30에 대해서만 보완수사를 하라는 건데 말이 안 된다”며 “왜 동일성 범위로 제한했는지, 납득할 만한 이유가 있는 건지 모르겠다”고 했다.
고발인 이의신청권 폐지, 명백한 위헌…헌재 권한쟁의심판 청구 검토
이 관계자는 “이의신청권자에서 고발인을 제외한 것도 문제”라며 “왜 합리적 차별 없이 고발인을 제외했는지 납득할 만한 설명이 없다”고 했다.
이어 “고발인의 항고권이나 재정신청권이 완전히 박탈되는데, 위헌 소지가 충분하다고 본다”며 “공정거래위원회나 선거관리위원회 등 기관 고발의 경우에도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이의신청을 할 수 없게 돼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는 “지난번 개정안이나 이번 수정안이나 정말 국민들에게 어떤 영향이 미치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시간에 쫓겨, 마지못해 야당 의견을 선별적으로 수용, 짜깁기한 급조된 법안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대검찰청은 법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며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민의힘은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 침해를 이유로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준비 중이지만, 이와 별개로 검사나 검찰총장 혹은 법무부장관 역시 헌법에 명시된 국가기관으로서 권한쟁의심판 청구의 당사자적격이 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헌법에 명시된 검사의 영장 청구권 침해와 근거 없는 수사권 제한 내지 입법 과정의 절차적 위법성 등 위헌 소지는 충분하다는 것.
OECD 서한의 요지 “세계 추세에 역행”
‘검수완박’ 논란의 파장은 국내외 각계로 확산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산하 뇌물방지작업반(WGB)의 드라고 코스 의장은 지난 22일 법무부에 "귀국의 검찰청법 및 형사소송법 개정을 위한 입법 움직임에 우려를 표한다"며 "중재안이 한국의 반부패와 해외 뇌물범죄 수사 및 기소 역량을 오히려 약화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는 밝혔다.
정웅석 한국형사소송법학회 회장(서경대 법대 교수)은 본지 통화에서 "(OECD의 서한) 요지는 우리가 세계 추세를 역행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의 시각은) 경찰을 행정부 소속으로 치안유지를 담당, 검찰은 사법부 소속으로 수사를 하는 기관으로 보는 것이 기본"이라며 "검찰의 수사를 보장해주면서 수사 인력이 부족할 때 사법경찰관들이 지원을 하는 구조"라고 했다.
3권 분립에 따라 직속이 다른 경찰과 검찰 간 역할을 엄격히 구분하는 것이 세계적인 분위기인데 우리의 검수완박은 이런 추세에도 어긋난다는 것이다.
정 회장에 따르면 OECD에 가입한 38개국 중 독일, 프랑스, 일본 등 29개국(2020년 가입한 콜롬비아·코스타리카 제외)의 검찰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갖고 있다. 범죄자를 재판에 넘길 수 있는 검찰의 수사 권한을 더욱 강화하고 있는 것이 현 추세다.
대검은 지난 19일 국제검사협회(IAP)에 검찰 수사권 폐지 법안에 대한 검토와 성명 발표 등 조치를 요청하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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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는 별개로 IAP는 다음달 사이버범죄 대응 등 수사 현안에 대한 웨비나(웹 세미나) 등 공식 행사들도 줄줄이 연다. 이 자리에서 우리 검수완박 법안 문제에 대한 해외 검사장들의 의견들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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