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동 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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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노사합의로 급여나 근속포상금을 반납하기로 한 경우 반납 대상은 노사합의 이후에 지급기일이 도래하는 급여나 근속포상금 전액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노사합의에 따라 임금의 감액 또는 반납 약정을 했다고 해도 노사합의 당시 이미 구체적으로 발생한 임금은 노사합의만으로 감액·면책할 수 없고 근로자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해왔는데, 이때 이미 발생한 임금인지 여부의 판단은 임금 지급일이 기준이 된다는 취지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A씨 등 퇴직 노동자 113명이 자동차 부품업체 B사를 상대로 낸 임금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다시 심리하라며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2일 밝혔다.


B사는 2016년부터 계속된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2018년 3월 8일 노동조합과 급여·복리후생비·상여 등의 잠정 반납을 골자로 하는 노사합의를 체결했다.

사측은 합의 이후 전 직원을 상대로 '임금 반납 동의서'를 받으려 했는데 A씨 등 원고들은 이를 거부하고 퇴사한 뒤 미지급 급여와 우리사주 매각 대금, 퇴직금 이자 등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에서는 노사합의를 통해 반납 대상에 포함될 급여나 근속포상금의 범위가 쟁점이 됐다.


즉 B사는 '전월 21일부터 당월 20일까지'를 급여산정기간으로 해 매월 25일 급여를 지급했는데, 2018년 3월 8일 노사합의가 이뤄진 경우 같은 해 2월 21일부터 노사합의 체결일인 3월 8일까지의 임금도 반환해야 될 지의 문제였다.


또 B사가 입사 후 5년, 10년, 15년 등 매 5년마다 창립기념일에 지급하는 근속포상금의 경우 포상금 지급을 위한 근속연수가 도래한 날 구체적인 청구권이 발생했다고 볼지, 아니면 지급기일이 도래한 날 지급청구권이 발생한다고 볼지도 다퉈졌다.


1심은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하면서 근속포상 지급청구권은 노사합의 당시 아직 구체적으로 발생한 상태가 아니었다는 이유로 근로자가 회사에 반납해야 할 임금에 포함된다고 봤다.


반면 2심은 노사합의 당시 이미 포상금 지급을 위한 근속기준일이 경과했다면 노사합의에 의한 반납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1심 판단을 뒤집었다. 또 노사합의일인 2018년 3월 8일까지 발생한 급여도 반환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 같은 2심의 판단이 잘못됐다고 봤다.


노사합의가 이뤄진 2018년 3월 8일 이후에 지급기일이 도래하는 급여는 물론, 이미 근속기간이 경과했더라도 포상금 지급기일(2018년 5월 22일)이 도래하지 않은 근속포상금도 모두 반납 대상이라는 게 대법원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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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구체적으로 지급청구권이 발생해 단체협약만으로 포기 등을 할 수 없게 되는 임금인지 여부는 근로계약, 취업규칙 등에서 정한 지급기일이 도래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원심의 판단에는 노사합의에 의해 반납 가능한 수당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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