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인기에 '오픈런' 넘어 '직구'까지…酒 고픈 애호가들
'오픈런'에 품귀현상 빚는 위스키 직구 인기
수시로 해외 위스키 판매 정보 공유도
지난해 해외서 온 주류 부과 주세 전년 대비 2.5배↑
[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여기선 돈 주고도 못 구하니까 해외에서 찾아봐야죠."
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직장인 김인모씨(34·가명)는 얼마 전부터 위스키의 매력에 푹 빠졌다. 대형마트에 갈 때마다 할인하는 술을 한 병씩 집어오기 시작했는데 이젠 시간이 날 때마다 주류 시장을 방문하게 됐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요즘엔 ‘해외 직구’로 눈을 돌렸다. 국내보다 싼 값에 구매가 가능한 데다가 국내에서 구하기 어려운 술을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배송료 등 대행 비용을 포함하면 대략 1만~2만원 정도 싸게 사는 셈이지만 요즘 국내에서 품귀 현상이 잦은 위스키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어서 좋다"면서 "가끔 할인폭이 큰 것도 있어서 ‘득템’하는 기분도 든다"고 말했다.
‘홈술’이 주류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국내에서 인기 있는 위스키를 중심으로 품귀 현상까지 일어나자 ‘오픈런’을 넘어서 이제 해외 직구로 발길을 돌리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6일 아시아경제가 관세청으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관세청이 해외에서 국내로 들여온 주류에 부과한 주세는 59억원 수준으로 전년(22억원)에 비해 2.5배 이상 늘었다. 이는 개인과 수입 업체를 모두 합친 수치다. 이 중 배송을 통해 들여온 해외직구가 55억원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나머지는 여행자가 직접 세관에 주세를 납부한 경우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19억원)과 비교하면 3배가량으로 늘었다. 여행 수요 감소로 해외 직구가 전체적으로 증가한 탓도 있지만 구하기 어려운 술을 해외에서 직접 구매하게 된 이들도 그만큼 늘어난 것이다.
이를 방증하듯 위스키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나 대화방 등에서도 직구 관련 정보가 수시로 올라온다. 해외 직구 방법을 공유하기도 하고 가격대가 좋은 위스키나 구하기 어려운 위스키가 나오면 ‘좌표’까지 찍고 구매한다. 아예 이런 식의 해외 직구가 가능한 사이트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까지 생겨났다.
원래 위스키 구매는 대부분 대형마트에서 이뤄진다. 대형마트보다 더 싼 값에 위스키를 사려면 출입국시 면세점을 이용하거나 주류 시장을 찾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국내 위스키 품귀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면서 명품백을 사는 것처럼 오픈런 현상마저 생겨났고, 인기 있는 위스키가 입고되자 마자 동이 나는 것도 흔한 일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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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주류수입협회 관계자는 "우리나라 주류 시장은 코로나19 전과 후로 나눌 수 있을 정도로 변화가 많았는데, 이런 현상도 그 중 하나"라면서 "다양성을 추구하고 온라인 문화에 친숙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시장의 주류가 되면서 상대적으로 한 쪽으로 치우쳐 있던 위스키 유통 경로도 여러 갈래로 바뀌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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