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여파' 우크라이나 유대인 상당수 이스라엘로 이주할듯
우크라이나에 유대인 수 십만 거주…소련 붕괴 뒤 1990년대 100만명 이상 이주하기도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 때문에 수 십년만에 가장 많은 유대인이 이스라엘로 이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요 외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과거 유대인들은 폴란드를 중심으로 동유럽에 많이 거주했고 우크라이나에도 상당히 많은 유대인이 거주하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이스라엘에 유입된 우크라이나 난민 수는 1만7000명에 육박하며 이 중 3분의 1 정도가 유대인이다.
우크라이나에는 수 십만 명의 유대인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뉴욕타임스는 세계 최대 유대인 단체 중 하나인 차바드를 인용해 우크라이나에 사는 유대인 숫자가 35만명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귀환법에 따르면 조부모와 외조부모 중 유대인이 한 명만 있으면 이스라엘 시민권을 신청할 수 있다.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는 향후 3개월 동안 러시아, 우크라이나, 벨라루스에서 난민이 최대 5만명 유입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또 연말까지 난민 숫자는 두 배인 10만 명에 달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1991년 소련 붕괴 뒤 대규모 유대인 이주가 이뤄진 1990년대 이후 가장 많은 유대인 이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990년대 당시 100만명이 넘는 유대인이 이스라엘로 이주했다.
1990년대 대규모 이주는 사회, 정치, 경제 등 다양한 면에서 이스라엘에 상당한 변화를 일으켰다. 베냐민 네타냐후 전 총리(1996~1999년, 2009~2021년 집권)의 보좌관을 지낸 알렉스 셀스키는 소련 붕괴 뒤 이주한 유대인들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이스라엘 정치를 좀더 보수화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프랑스인들이 미국으로 이주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유대인이 이주했다. 그들은 교육을 잘 받은 상태였고 특히 기계, 의학, 기술 부문에서 뛰어나 이스라엘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스라엘 정치는 우경화됐다. 소련에서 온 이주자 중 진보 정당에 투표하는 이들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의 시민들이 지난 20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이스라엘 의회 화상 연설을 보면서 전쟁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 EPA연합뉴스]
이번에는 이주가 예상되는 유대인 숫자가 1990년대보다 훨씬 적어 당시처럼 큰 영향을 주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유대인이 많이 거주했다는 역사적 유대감 때문인지 이스라엘 정치권은 좀더 적극적으로 우크라이나 난민을 수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난민 중 유대인과 비유대인을 차별한다는 이유 때문에 사회적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달 초 유대인이 아닌 우크라이나 난민들이 입국 제한 쿼터 때문에 이스라엘 공항에서 오랜 시간 오도가도 못 하는 신세가 돼 방치되고 난민 아이들이 수화물 컨베이어 벨트에 기대 잠자는 모습의 동영상이 공개된 뒤 이스라엘인들이 이에 격렬히 항의하기도 했다.
나흐만 샤이 디아스포라 담당 장관은 해당 동영상에 대해 "흑백 사진으로 본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모습이었다. 이들이 입국 제한 쿼터 때문에 제약을 받아야 하는가? 도덕적이지도, 유대인답지도 않다"고 말했다.
논란이 일자 내무부는 입국 제한 쿼터를 완화했다. 이스라엘에 친척이 있는 우크라이나인이라면 숫자에 제한을 두지 않고 무제한 수용키로 방침을 바꿨다. 다만 이스라엘에 어떠한 연고도 없는 우크라이나인의 경우 5000명 쿼터를 그대로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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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렛 샤케드 내무부 장관은 귀환법은 유대인에 초점을 맞춰 적용될 것이라며 이스라엘이 국경을 개방하지만 무제한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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