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협 "한의사 검사 인정하고 수가 적용해야"
의협 "의사 외 직역 검사 타당하지 않아"
방역당국은 "한의원 허용 검토 안해"

코로나19 변이 유행이 정점 구간에 들어선 18일 서울광장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검사자의 신속항원검사 키트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이날 신규 확진자는 40만7천17명 늘어 누적 865만7천609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사망자도 301명이 발생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코로나19 변이 유행이 정점 구간에 들어선 18일 서울광장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검사자의 신속항원검사 키트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이날 신규 확진자는 40만7천17명 늘어 누적 865만7천609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사망자도 301명이 발생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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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코로나19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RAT)를 두고 의사와 한의사 간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대한한의사협회가 한의사의 신속항원검사 권한 부여를 요구하고 나선 가운데 대한의사협회는 "위험한 생각"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일단 한의사의 신속항원검사를 확진으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으나, 한의협은 신속항원검사를 계속 시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한의계 "신속항원검사 시행 선언"…정부 "허용 검토 안해"

본격적인 논쟁의 시작은 지난 21일 한의협이 코로나19에 대한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전면 시행을 선언하면서부터다. 한의협은 성명을 통해 "특정 직역의 눈치만 보고 있는 방역당국의 우유부단함을 강력히 규탄하며, 지금 이 시각부터 한의사의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RAT)’ 본격 시행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한의협은 코로나19 관련 모든 검사와 치료에 한의사의 적극적인 참여를 국가 차원에서 보장하고, 한의사의 신속항원검사에 대한 건강보험 수가 적용을 즉각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한의원의 코로나19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허용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공식 발표했다. 한의협의 성명 발표 다음 날인 22일 방역당국은 정례 브리핑에서 "코로나19 검사만 하는 기관을 확대하기보다는 검사와 치료를 동시에 제공하는 기관 중심으로 검사기관을 관리한다는 방침"이라며 "검사기관을 한의원으로 확대하는 것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정부 발표에 한의협은 재차 성명을 내며 거세게 반발했다. 한의협은 같은 날 "방역당국의 무책임한 결정에 분노를 금할 수 없으며, 국민의 건강과 편익 증진을 위해 신속항원검사를 시행할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미 공중보건한의사들이 코로나19 현장에서 PCR 검사를 시행하고 있는데 한의의료기관에서 신속항원검사를 시행하지 못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한의와 양의를 자유롭게 선택해 신속항원검사를 받고 한약과 양약으로 증세를 완화시킬 수 있는 의료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바로 방역당국이 지금 당장 실천해야 할 당면과제"라고 비판했다.

의료계 "의사 아닌 직역 신속항원검사 시행, 타당하지 않아"

그러자 이번에는 대한의사협회에서 입장을 내고 한의학계의 주장에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의료체계를 부정하는 위험한 생각이라는 이유에서다. 의협은 24일 입장을 내고 "코로나19는 검사로 그치지 않고 확진자들을 위한 전화 상담과 처방·치료 등 후속 과정들이 의사의 진료행위로 이어지기 때문에 진료의 연속성을 위해서라도 타 직역의 RAT 검사 시행은 전혀 타당하지 않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2만1328명 발생한 17일 서울 한 병의원을 찾은 내원객들이 신속항원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2만1328명 발생한 17일 서울 한 병의원을 찾은 내원객들이 신속항원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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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은 한의사·치과의사 등 의사 이외 직역의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가 불법적 의료행위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의료법상 의사는 의료와 보건지도를, 치과의사는 치과 의료와 구강 보건지도를, 한의사는 한방 의료와 한방 보건지도를 각각 임무로 한다"면서 "진찰, 검안, 처방, 투약 또는 외과적 시술을 시행해야 하는 질병의 예방·치료행위 등으로 열거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의사가 행하지 않으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까지 ‘의사의 의료행위’에 해당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의협은 이어 "만일 의사 외 타 직역들이 지식을 습득했다고 해서 의과 의료행위를 허용한다면, 의료인이 아닌 일반인이 특정 의료분야에 대해 상당한 지식을 습득했을 때도 동일하게 의료행위를 허용해야 한다는 논리로도 왜곡될 수 있다"면서 "그것이 과연 국민건강에 도움이 될 것인가를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우리 국민들은 의과 의료행위로 면허된 의사들에게 RAT 검사를 안전하게 받을 권리가 있다. 국민들에게 검사에 대한 불안을 심어줘서는 안 된다"며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계속해서 급증하는 상황에서 진단과 치료가 함께 이뤄질 수 있도록 진료의 연속성을 확보하는 등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총력을 다해야 하는 시점임을 모두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개원의협의회도 보도자료를 통해 "현장의 혼란을 가중하고 방역에 혼선을 야기할 한의학계의 신속항원검사 실시는 불법"이라며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는 간단해 보일 수 있지만, 비강과 구강을 통한 검사의 임상 경험을 요구하고 기초의학 교과서만으로 알 수 없는 여러 지식이 기반이 된다"고 지적했다.


한의계 "양의계 모습에 분노"…해묵은 직역 갈등 재현?

의협 등의 입장이 나오자 한의협은 재차 25일 입장을 내고 반발했다. 한의협은 "한의사는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감염병에 걸린 환자를 진단 및 신고, 치료해야할 의무가 법으로 정해져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속항원검사가 자신들만의 전유물인양 착각에 빠져있는 양의계의 모습에 분노를 느낀다"고 비판했다.


이어 "오히려 지금처럼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수 십만명씩 쏟아져 나오고 있는 긴박한 상황에서도 국민의 건강과 편익은 아랑곳 않고 ‘면허제도는 양의사들에게 주어진 독자적이고 배타적인 권리’ 운운하면서 자신들만의 독점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려는데만 혈안이 되어있는 양의계는 지금이라도 뼈를 깎는 깊은 자성의 시간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수위를 높였다.


신속항원검사를 둘러싼 이번 대립은 결국 해묵은 직역 갈등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의사가 신속항원검사를 하는 것이 의료법상 합법인지 불법인지는 유관 부처의 유권해석을 받든가 법정에서 따져봐야 할 문제다. 의료보험 수가 적용이 되지 않다 보니 한의계에서 본격적인 반발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현재로선 한의원에서 검사를 받을 경우 의료보험 급여 적용이 되지 않아 환자 개인의 부담이 크고, 양성이 나와도 확진으로 인정되지 않아 환자로선 불편을 더 감수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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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측의 논쟁을 떠나 당장 정부가 한의원에서의 신속항원검사를 정식 허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일반 동네 병·의원의 신속항원검사 시행 추가 신청도 중단한 상태여서 한의계로까지 대상을 넓힐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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