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 모금] 일간지 前 편집국장의 농사기록 ‘농지는 부동산이 아니다’
그 자체로 책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독자의 마음에 가닿아 책과의 접점을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런 유의미한 문장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 편집자주
주요 종합 일간지 편집국장을 지낸 저자는 어느 날 펜을 내려놓고, 농사를 짓기 위한 땅을 밟기 시작했다. 그리고 공공기관의 기관장을 경험했다. 그렇게 10 여 년 동안 저자가 직접 땅을 밟으며 현장에서 겪은 생각들과 기관장을 경험하면서 느꼈던 고민들을 책에 담았다. 쌀값 직불금부터 농지값 임차료, 농민들의 기본소득, 공익형 직불제, 농민지원예산, 국가식량계획 등 저자가 언론인으로서, 귀농인으로서, 공공기관장으로서 현장에서 직접 보고 경험한 것들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다.
대장동 사건을 보며 필자가 주목한 건 각종 개발명목으로 해마다 사라지는 농지다. 대장동 택지는 고작 27만8,440평 이다. 2020년 한 해에만 농지 5,280만평이 사라졌다. 그 중에 724만7,760평이 주택용지로 전환됐다. 대장동의 26배 규모다. 전국에서 민간개발, 공공개발, 또는 민관공동개발 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그 많은 개발이익을 누가 다 먹었을까?
민간주도 개발사업은 시행사가 초기자본을 조달하고, 이를 바탕으로 금융회사로부터 개발대출을 받는다. 시행사는 초기 위험부담을 안는 대신 막대한 개발이익을 보장 받는다. 이러니 불가피하게 대규모 농지를 택지로 전환하려면 공공개발을 해야 한다. 그 중 일정 부분 토지는 국가가 소유하고 주택만 값싸게 분양하는 방식을 택해야 한다. 또는 국가가 개발이익으로 다른 지역에 농지를 매입해서 공공임대농지로 사용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가짜농민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농지법을 정비해야 한다.
국민의 생명줄인 농지를 대규모로 전용해서 생기는 이익을 소수 개발업자와 투자자, 가짜농민들이 차지하게 해서는 안 된다.
-〈1-1. 대규모 농지전용은 반드시 공공개발로〉 중에서
3억 원 대출은 턱없이 부족하다. 5억 원으로 늘려 달라. 대출이자 연 2%를 1%로 낮춰 달라. 5년 거치 10년 분할상환을 5년 거치 15년 분할상환으로 완화해달라. 2018년, 2019년 선정자는 3년 거치 7년 분할상환인데 사실상 상환하기 어렵다. 최소한 2020년 이후 선정자 기준으로 완화해달라. 농협 시군지부나 지역 농 축협을 찾아가면 청년후계농 지원제도를 잘 모른다. 전문 담당자를 지정해 달라. 대출금은 영농운용자금만이 아니라 일부는 생활자금으로 쓸 수 있게 해달라. 대출금을 본인이 생산하는 제품의 판매 가공 목적으로는 사용이 가능하지만 사업 확장 개념으로 판매 체험장 설치 등 6차 산업에도 쓸 수 있게 해달라. 담보가 없으면 대출을 받지 못한다. 청년후계농으로 선정이 되면 농신보 보증비율만큼은 담보 없이 대출을 해달라.
-〈2-1. 3억 원 신용대출은 꿈 같은 이야기〉 중에서
2018년 사업 첫 해에 벌어진 일이다. 농민 출신으로 농식품부 장관까지 지낸 야당 국회의원은 영농비로 쓰라고 줬더니 마트 편의점 식당에서 더 많이 썼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어느 신문은 커피숍에서 과다지출을 한 청년후계농이 있다고 비난을 했다. 사정을 알아보니 어느 청년농이 일과가 끝나면 매일 읍내 커피숍에서 2,000원짜리 아메리카노를 마셨다. 이 청년농은 커피 한 잔으로 하루 피로를 달랬다. 이게 그토록 비난받을 일인가? 농민이 막걸리는 되고 아메리카노는 안되나?
-〈2-2. 막걸리는 되고 아메리카노는 안되나〉 중에서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100조 날리게 생겼는데…"삼성 파업은 역대급 특수...
농지는 부동산이 아니다 | 신명식 지음 | 새빛 | 1만4500원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