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그룹에 무슨 일이…안갯속 접어든 후계 구도
창업주 장남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대표 퇴임 이어
동생 임주현 사장도 지주사 사내이사 사임
모친 송영숙 회장 단독 경영…경영권 강화, 경쟁구도 도모 풀이
경영권 분쟁 현실화 속 무대는 사업사 한미약품으로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한미약품그룹의 후계 구도가 안갯속에 빠졌다. 12년 동안 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한미사이언스 close 증권정보 008930 KOSPI 현재가 33,450 전일대비 700 등락률 -2.05% 거래량 113,604 전일가 34,150 2026.05.19 15:30 기준 관련기사 북경한미, 창립 첫 4000억 매출 달성…배당 누적 1380억 그룹 환원 한미사이언스, 1분기 영업이익 24% 증가한 336억 한미약품, 첫 외부 CEO 체제…황상연 대표 선임 대표를 역임하던 창업주 고(故) 임성기 전 회장의 장남 임종윤 대표가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나게 된 데 이어 장녀인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도 지주사 사내이사직에서 자진 사임하기로 했다. 임 전 회장의 배우자이자 임종윤 대표·임주현 사장의 모친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단독 경영 체제를 갖춤에 따라 후계 자리가 원점으로 돌아갔다는 평도 나온다.
15일 제약바이오업계 등에 따르면 한미약품그룹의 그간 후계 구도는 임종윤 대표로 굳혀지는 모습이었다. 임 대표는 미국 보스턴대에서 생화학을 전공하고 2005년 북경한미약품유한공사 동사장(이사회 의장)을 거쳐 2009년 한미약품 이사로 선임됐다. 이후 2010년 지주회사 체제 전환에 따라 한미홀딩스 대표이사를 맡았고, 2016년부터는 단독 대표를 맡았다. 업계 안팎에서는 임 대표로의 승계가 유력하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2020년 8월 임성기 전 회장이 타계한 뒤 임 대표 독주 구도가 급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임 전 회장이 보유하던 지분은 공익법인에 증여한 것을 제외하고 배우자인 송 회장과 임종윤·주현·종훈 삼 남매가 약 2:1:1:1 비율로 상속받았다. 송 회장은 가장 많은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로서 경영 주도권을 확보했다. 한미약품그룹 신임 회장에 추대된 데 이어 임 대표와 함께 한미사이언스의 각자 대표까지 맡으면서 지주사와 사업회사를 총괄 경영하게 된 것이다.
송 회장 선임과 함께 임 대표의 동생인 임주현 당시 한미약품 부사장이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에 합류했고, 지난해 초에는 임주현·임종훈 부사장이 나란히 한미약품 사장으로 승진했다. 삼 남매가 모두 한미약품 사장을 맡게 된 것이다. 현재 송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주식 11.65%를, 임 대표는 7.88%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임 대표의 동생인 임주현·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은 각각 8.82%·8.41%를 보유하고 있다. 삼 남매의 지분 차이가 크진 않으나 임 대표의 지분이 오히려 가장 적다. 결국 송 회장이 본인의 경영권을 강화하면서 후계자 경쟁 구도를 만들기 위해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 아니냐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달 24일 열릴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에는 임 대표의 재선임 안건이 부의되지 않았다. 15일 임기가 종료되는 임 대표가 이번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되지 않으면 이사회에서 빠지고, 대표이사 자리도 당연히 내려놔야 한다. 여기에 임주현 사장까지 사내이사 자리에서 사임하게 되면서 후계 구도는 사실상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한 모양새다. 임 대표 측에서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으나, 당장 주총을 얼마 앞두지 않은 상황에서 재선임 안건이 다시 부의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전망이다.
경영권 분쟁이 수면 위로 떠오름에 따라 차후 무대는 사업회사인 한미약품으로 옮겨질 것으로 관측된다. 삼 남매 모두 한미약품 사장 지위는 유지되는 만큼 어떤 역량을 발휘하는지가 향후 후계 구도의 가늠자가 될 수 있다. 한미약품 측은 임 대표의 향후 행보에 대해 "유럽한미의 현지화와 중국 사업을 기반으로 사회적 기업 모델을 구축하고,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글로벌 불평등 해소에 기여할 백신 등 해외 연구 개발에 주력해 한미약품그룹의 미래 먹거리 창출에 매진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거대 시장인 중국 시장에도 집중, 글로벌 한미의 혁신에 전념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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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송 회장의 단독 경영 체제를 갖춘 데 대해 한미사이언스는 "사외이사보다 사내이사가 더 많은 부분을 해소해 선진화된 ESG경영 체제를 갖추면서도 송 회장이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직위를 유지해 책임경영도 구현하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송 회장은 그룹의 주요 의사결정을 하고, 일상적 경영 현안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움직인다. 한미약품은 우종수·권세창 대표이사 사장이 전문경영인 체제로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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