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붕괴사고' 과학적 원인 규명…"신병처리 시기 협의 중"
직접적인 사고원인 '임의 구조 변경·연속 충격 하중'
[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박진형 기자]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를 조사 중인 경찰이 관련 입건자에 대한 신병 처리를 서두른다. 사고 원인을 규명할 과학적 근거와 분석이 하나씩 정리되면서다.
광주광역시 서구 신축아파트 붕괴사고 수사본부(광주경찰청)는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 보내온 '재해조사 의견서'를 제출받았다고 7일 밝혔다.
수사본부는 공식적인 기관에서 분석한 사고 원인 조사 결과를 토대로 과실 입증에 한발 다가가면서 구속영장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아직 시기와 규모 등을 두고서 검찰 측과 긴밀한 협의를 이어가는 중이다.
현재 관련 입건자는 원청인 HDC현대산업개발과 하청업체 관계자, 감리 등 총 19명이다. 이들은 업무상 주의 의무를 위반해 신축 공사장에서 작업 중인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붕괴의 직접 원인은 해당 보고서상 '임의 구조 변경'이 지목됐다.
하청업체는 원청인 현산과 협의를 통해 PIT(설비 공간) 층에 지지대 역할을 하는 수십t에 달하는 역보(수직벽) 7개를 만들어 특수거푸집인 데크플레이트를 올려 시공했다.
즉, 데크용 콘크리트 지지대를 설치하면서 바닥의 하중 지지 구조 등이 변화한 게 시발점이 됐다는 설명이다.
그 아래 3개 층에 동바리(지지대) 보강 작업 없이 콘크리트 상부 작용 하중이 이를 지지하고 있는 하부 바닥의 설계 하중을 초과하면서 견디지 못하고 처짐 등 발생 후 무너져 내렸다.
16개층이 한꺼번에 붕괴된 이유는 '연속 충격 하중' 때문이다.
예를 들어 1t에 달하는 콘크리트 잔해물이 0.2초 안으로 3m 아래로 떨어진다고 가정하면 하중은 3.8t으로 증가한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한국건설품질연구원 이성민 부원장 계산식에 의한 것으로 연속적인 충격 하중으로 23층까지 무너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벽식 구조 대신 기둥이나 벽을 최소화한 '무량판 구조'로 시공한 점도 큰 영향을 끼쳤다.
기둥식 무량판 구조에서는 내력벽(건물의 하중을 견디는 벽)이 적어 상부의 추가 하중을 충분히 분담할 수 없었다는 시각이다.
다른 원인으로는 '콘크리트 품질 불량'이 꼽힌다.
동절기 콘크리트 양생 등 품질 관리 부실로 인해 설계 기준 강도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소리다.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이 경찰이 현장 감식을 통해 확보한 시료를 전달해 강도 측정을 해달라고 의뢰한 결과, 붕괴된 23~39층 일부가 기준치인 24MPa(메가파스칼)에 미달하는 것으로 나왔다.
보통은 이 기준에서 75~85%는 나와야 한다.
국부적인(전체의 어느 한 부분) 품질 불량으로 인해 철근과의 교착 강도가 저하된 것도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콘크리트를 고층 건물 위로 쏘아 올리는 콘크리트 프레이싱 붐(CPB) 장비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유화제가 아닌, 비용을 절약하고자 물을 좀 더 탔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콘크리트가 굳어서 딱딱해지면 위로 못 올라가기 때문에 묽게 하려고 물을 넣었다는 것이다. 하청업체 관계자는 경찰 조사에서 "원청이 시켰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상장 첫날 70% 폭등 "엔비디아 독주 끝나나"…AI ...
수사본부 관계자는 "품질 관리 부실과 국보적인 품질 불량에 대해서 수사할 부분이 남아 있고, 건설사고조사위원회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분석 결과도 아직 받지 못했다"며 "엄정하게 수사해 책임에 따른 처벌을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