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 푸틴’ 러시아 음악가들, 세계 클래식 무대서 줄줄이 퇴출
'세계에서 가장 바쁜 지휘자' 게르기예프, 뮌헨 필하모닉서 해고
소프라노 네트렙코, 푸틴 지지 공개 철회 요구에 불응하며 공연 취소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항의하는 ‘러시아 보이콧’이 확산되는 가운데 세계적인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를 위시한 러시아 음악가들이 퇴출선상에 오르고 있다.
앞서 지난 1일 독일 뮌헨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상임 지휘자인 게르기예프를 해고했다고 발표했다. 디터 라이터 뮌헨 시장은 “러시아의 야만적 침공 헹위에 대해 의견 표명을 요청했으나 게르기예프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며 “(해고)조치는 즉시 실행되며 향후 게르기예프가 연주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이름을 딴 ‘게르기예프 페스티벌’ 역시 중단을 선언했다. 축제를 주관하는 네덜란드 로테르담 필하모닉은 1995년부터 13년 간 악단을 이끌었고 현재 명예 지휘자인 게르기예프를 직위에서 해임하고 페스티벌을 폐지하는 것으로 침묵으로 일관하는 그의 행동을 규탄했다.
미국 뉴욕 카네기홀과 이탈리아 밀라노 라스칼라 극장 역시 즉시 그의 출연 중단을 공표했다.
친 푸틴 성향 음악가로 알려진 러시아 피아니스트 데니스 마추예프 역시 공연에서 배제됐다. 지난달 24일 카네기홀과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지휘의 게르기예프와 협연주자인 마추예프를 나란히 공연명단에서 제외시켰다. 빈 필하모닉은 공석인 지휘에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음악감독 야닉 네제 세갱을, 피아노에는 조성진을 투입해 공연을 진행했다.
러시아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오른쪽)가 2008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부터 러시아 인민예술가상(PAR)을 받고 함께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AP/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러시아 출신 세계 정상급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 또한 뉴욕 메트로폴리탄 공연 출연이 취소됐다. 지난 3일 메트 오페라 총감독 피터 겔브는 “그녀는 메트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가수 중 한 명이지만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무고한 희생자를 살해하고 있는 한 다른 선택이 없었다”고 발표했다.
차이콥스키 청소년 콩쿠르 1위 출신의 알렉산드르 말로페예프 역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침공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캐나다 공연이 취소됐다.
입장표명에 대한 부담감에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난 음악가도 나온다. 러시아 볼쇼이 극장 음악감독이자 프랑스 툴루즈 시립관현악단의 지휘자인 투간 소키에프는 6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모든 직책에서 즉시 사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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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키에프는 “많은 사람들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나의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며 “사랑하는 러시아와 프랑스 음악가 사이에서 불가능한 선택을 강요받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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