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추황 에이에스엔 대표 인터뷰
철저한 본인인증 절차 거쳐 '헬퍼' 등록
"고객과 헬퍼는 평등" "해외 진출 추진"

"도와주세요" 한마디에 달려가는 '애니맨'…일상 속 고충 해결사
AD
원본보기 아이콘

"저희 집 싱크대 밑에 벌레가 있어요. 지금 바로 도와주실 수 있는 분!"


서울에 사는 30대 여성 양모씨는 며칠 전 새벽 2시께 물을 마시러 주방에 갔다가 손가락 두마디 만한 바퀴벌레를 보고 깜짝 놀라 소스라쳤다. 벌레공포증 탓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머릿 속에 떠오른 건 실시간 도움 요청 애플리케이션 '애니맨'. 스마트폰을 켜고 애니맨에서 도움을 청했다. 게시글을 올린 지 5분 만에 양씨의 집에서 3㎞ 떨어진 곳에 사는 헬퍼(닉네임 친절가이)에게서 답변이 왔다. 차를 타고 재빨리 미션을 수행한 '친절가이' 덕분에 사건 발생 20분만에 해프닝은 종료됐다. 양씨는 그날 편안하게 잠자리에 들 수 있었고 헬퍼는 짧은 시간에 2만5000원의 수익을 올렸다.

1인 가구가 늘고 대체인력 시장이 커지면서 심부름 서비스가 다시 뜨고 있다. 특히 요즘처럼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가 20만명을 넘어간 시점엔 더욱 그렇다. 자가 격리자가 늘고 이동에 제약이 생기면서 '나 대신 일할 수 있는 사람'을 찾는 이들이 많아진 것이다. 윤추황 에이에스엔 대표는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예전 같았다면 부모, 형제에게 부탁할 일이지만 이제는 애니맨 헬퍼에게 요청하면 된다"며 "헬퍼는 자신이 노력한 만큼 대가를 가져갈 수 있다"고 말했다.


애니맨에선 열이 펄펄 끓어 밖에 나가지 못할 때 약 배달을 요청하거나, 혼자선 옮기기 힘든 가구를 이동시켜달라는 미션을 제시하기도 한다. 단순 심부름부터 간병, 아이 돌봄, 명품 매장 오픈런, 벌레 잡기까지 미션은 무궁무진하다. 전국에 약 8만명의 헬퍼가 등록돼있고, 애니맨 사용자는 60만명에 달한다. 애니맨을 운영하는 에이에스엔은 2008년 오프라인 사업으로 시작해 2016년 온라인 플랫폼을 개설했다. 지난해 5억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애니맨을 운영하는 윤추황 에이에스엔 대표

애니맨을 운영하는 윤추황 에이에스엔 대표

원본보기 아이콘

애니맨 사용법은 이렇다. 먼저 사용자가 요청사항과 장소, 시간 등 미션 내용을 게시판에 올리면 주변 지역에 있는 헬퍼들에게 전송된다. 미션 수행이 가능한 헬퍼들이 견적금액을 제시하면 사용자가 그들의 정보, 이력, 후기를 비교한 후 선택하면 된다. 앱 내 메신저로 헬퍼와 소통할 수 있으며 미션이 완료되면 비용이 최종 결제된다. 실제로 윤 대표와 인터뷰를 하며 애니맨 관리 페이지를 살펴 보니 전국에서 실시간으로 미션 요청글이 올라왔다. 하루 1000여건에 달한다고 했다.

윤 대표는 '고객과 헬퍼는 평등한 관계'라고 강조했다. 그는 "헬퍼는 자신의 기록을 관리하고 '몸값'을 높일 수 있다"며 "자신의 서비스가 그만한 가치가 있다면 높은 가격을 제시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애니맨 관리자는 헬퍼들에게 '고객에게 친절하게 하라' '가격은 얼마를 받아라' 라는 등의 지시를 하지 않는다. 실제로 미션 수행 이력이 많고 평점이 좋은 헬퍼는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제시해도 입찰에 성공한다. 시장의 논리대로 움직이는 것이다. 애니맨 앱이 가져가는 수수료는 헬퍼 수익의 6% 정도로 낮은 편이다. 윤 대표는 "헬퍼들이 노동력을 착취당하는 구조가 아닌, 플랫폼을 통해 돈을 번다는 인식을 주고 싶다"면서 "궁극적으론 사회적 연대의식을 높이고 사람이 존중받는 플랫폼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도와주세요" 한마디에 달려가는 '애니맨'…일상 속 고충 해결사 원본보기 아이콘

헬퍼로 신규 등록하려는 인원은 하루 100명이 넘는다. 투잡을 뛰려는 직장인, 취업준비생, 주부, 학생 등 다양하다. 윤 대표는 "신분증과 금융계좌, 얼굴 등 본인인증 절차를 철저하게 거친다"며 "신뢰할 수 있는 헬퍼 300만명을 유입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고객과 헬퍼 간에는 신뢰가 필수적이다. 헬퍼의 사진과 그동안 수행한 미션 건수, 후기 등을 공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윤 대표는 "고객은 어떤 헬퍼가 오는지 예측가능하기 때문에 사전에 신뢰감을 가질 수 있다"고 했다. 불법·음성적인 내용의 미션 요청글이 올라올 경우 헬퍼 5명 이상이 신고하면 자동적으로 해당 게시물이 삭제되고 회원은 탈퇴 조치된다.

AD

윤 대표는 해외 진출을 위해 미국 법인 설립을 구상 중이다. 그는 "현재 미국 한인회들과 소통하며 애니맨을 알리고 있다"며 "코로나 때문에 한국에 들어오기 힘든 교민들의 고충을 해소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에는 한인회 교민들이 직접 해외에서 헬퍼로 뛸 수 있도록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그는 "헬퍼들의 활동 내역과 평점 등 데이터를 활용해 빅데이터 회사로 키우는 게 꿈"이라며 "향후에는 기업이 필요한 유능한 인재를 제공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